[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감신대·이환진 총장직무대행) 학생들이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을 비롯한 이사회 총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1년 가까이 총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학내를 파행으로 몰아넣었다는 이유에서다.

감신대 대학원 총학생회, 기독교교육전공학생회, 종교철학전공학생회 등은 학내정상화를위한학생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5월 2일 감신대 종합관에서 이사회 총사퇴와 총장 직선제를 요구하는 기도회를 열었다.

비상대책위는 2년 만에 이사장직무대행으로 복귀한 이규학 목사와 이사회의 총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막말 논란으로 고공 농성과 수업 거부까지 불러온 이규학 이사장직무대행을 다시 자리에 앉힌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막지 않고, 학교 현안을 방치한 이사들도 마땅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는 학내 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학사 파행이 일어났다고 보고 총장 직선제를 요구했다. 차기 총장 선출 과정에서 이사회가 원하는 후보를 뽑으려 양분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득권자들의 이권 다툼을 막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에게 더 큰 권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상대책위는 이 주장에 동의하는 학생 270명에게 서명을 받아 이사회와 교단에 서명부를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이사회 관계자를 만나지 못해 학교에 대리 접수했고, 교단은 다음 주 방문해 학생들 뜻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전 이사장은 2015년 이사장 재임 당시 "여자 목사들은요. 남자들한테 치여 가지고 올라가지 못해서 원한이 꽉 차 가지고 불도그같이 생겼다"는 발언이 공개되며 비판받았다. 학생들이 수업 거부에 돌입하자 5월 15일 사표를 제출했다. 2015년 5월 4일에는 이은재 총여학생회장이 웨슬리채플 종탑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아래는 비상대책위 성명서 전문.

결국 학생 주권이다

2015년 학내 사태의 장본인으로 지목되어 학생들에게 퇴출당했던 이규학 전 이사장이 이사장직무대행이라는 면피를 쓰고 또다시 자리를 꿰찼다. 권력에 눈이 멀어 학교의 정관을 멋대로 개정하는 등 갖가지 논란을 일으켰던 그는 이번에도 교묘한 술수를 이용하여 직무대행의 자리에 앉고 말았다. 학생 대표들을 무차별적으로 고소하고 여성 목사를 비하하며 정관 개정으로 학내 권력을 독점하려 하였던 그가 창피를 모른 채 다시 돌아온 것이다. 학생들의 노력을 비웃는 그의 후안무치함과, 그의 재등장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이사회 파행만을 일삼은 이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우리는 크게 분노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규학 전 이사장이 학교 행정에 관여하는 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이미 2015년 사태로 인해 학교의 행정을 책임질 수 없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기 때문이다. 학내 행정이 급하다 하여 폐단의 장본인에게 모든 행정을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식의 해결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보다 근원적인 시각으로 사안을 분석해야 하며, 15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된 갈등의 중심을 파헤쳐 새로운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그 모든 작업은 그를 용인한 이사회와 학교, 그리고 안일했던 우리 학생들로 인해 또다시 이규학 퇴진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또다시 이규학 퇴진이다. 약 2년 만에 돌아온 이규학이라고 하여 이전의 이규학과 다르지 않다. 학교에서 학생의 자리를 걷어치우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교수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했던 그는 이사장직을 내려놓고도 이사 직분을 유지하였다. 2015년의 사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본인이 재기할 기회를 노렸던 것임에 틀림없다. 그게 아니고서는 직무대행직에 앉기 위해 얕은 속임수를 이용하고, 직무대행에게는 허락되지도 않은 권한들을 행사하는 지금의 작태를 해석할 길이 없다.

그런 그의 재개를 이사회는 최선을 다해 막지 않았다. 적어도 우리 학생들의 눈에는 그랬다. 사회법에 기대어 법정 판결을 오매불망 기다리고, 그가 개회하는 이사회를 보이콧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이사로서의 책임을 다하였다고 말할 수 없다. 이사회가 학생과 학교의 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기구라면 학생들의 뜻을 따르고, 사태를 정리하기 위해 주어진 권한을 십분 행사하는 것이 마땅하다. 교육부 관선이사 파견의 위기, 예산 비집행, 총장 부재, 교수 충원 미달 등 현재 학교와 학생들 앞에 닥친 모든 문제들은 이사회가 제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한 데 에서 비롯되었음을 명백히 밝한다. 이에 우리는 이규학 퇴진과 함께 이사회 총사퇴를 요구한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학내를 안정화시키지 못한 이사회는 이규학 전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자격 미달이다. 이사회는 지금 당장 이규학 이사장 직무대행을 몰아내고, 책임을 다하여 교육부의 관선이사 파견만큼은 막아 내길 바란다.

학교의 상황이 처참하다. 교육부 관선이사 파견의 위기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말이다. 학교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수많은 이유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 모든 것들의 중심에는 학생 주권의 부재와 비정상적으로 거대한 이사회의 권한이 구조적인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상화란 곧 학내 구조의 민주화를 의미하며 이는 지금껏 약자였던 학생들에게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강자였던 이사회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학내 정상화의 일환으로 총장 직선제를 제시한다. 민주사회의 기초는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뽑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학내 민주화는 학내 최고 권력인 총장을 학생의 손으로 선출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말하지만, 학생들은 머리를 기달 권리조차 부여받은 적이 없다. 학생 주권이 무엇인지 그것을 쥐어보지 못한 우리는 알 길이 없다. 그저 총장 직선제라는 당면한 목적을 통해 작게나마 그려볼 뿐이다. 확실한 것은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켜켜이 쌓인 적폐들은 기득권자들의 이권 다툼으로 인한 결과라는 사실이며, 이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학생의 주권이 바로 서야 한다는 우리의 선명한 당위정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목소리로 힘껏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1. 이규학 이사장 직무대행은 즉각 사퇴하라!
2. 현 이사회는 총사퇴하라!
3. 총장 직선제 실시하여 학생 주권 쟁취하자!

2017년 4월 27일
학내정상화를 위한 학생비상대책위원회

대학원 총학생회, 기독교교육학전공 학생회, 종교철학전공 학생회
묵상원, 암하레츠, 동료, 합창단, 모탕, 방송국, 예수더하기, 도시빈민선교회, 사람됨의신학연구회, BFC, 감신종교철학회, 한반도예수운동회, 여성신학회 WOM, 반다, 도레미, 카이로스, 느낌표, 한예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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