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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에 고영태 얼굴이…은혜와진리교회를 가다
[현장] 조용목 목사 설교, 40여 지교회 생중계 "종북 세력이 국가 안보, 교회 존립 위협"
  • 최유리 (cker333@newsnjoy.or.kr)
  • 승인 2017.03.0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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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에 주목받는 교회, 은혜와진리교회에 방문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탄핵 정국에 주목받는 교회가 있다. 조용목 목사의 은혜와진리교회다. 조 목사는 1월 23일, 주일 설교에서 노골적으로 탄핵 기각 촉구 시위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라고 교인들을 독려했다. 2월 24일에는 교회에서 '현 시국 바로 알기' 세미나를 열었다.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는 거짓이며, 종북 좌파들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는 내용의 세미나였다.

3·1절 구국 기도회 이후 이어진 태극기 집회에 교인들을 동원했다는 사실도 뉴스타파 보도로 드러났다. 은혜와진리교회는 목사부터 교인까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에 가장 앞장서는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교인이 수만 명에 이르는 대형 교회가 국정 농단 세력을 적극 옹호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은혜와진리교회는 조용목 목사가 1982년 개척한 안양 은혜와진리교회를 비롯해 전국에 40여 개 지교회를 가지고 있다. 서울, 경기를 포함해 대전·대구·원주·경주 등지에 퍼져 있으며, 중국·싱가포르·영국 등에 해외 지교회도 있다. 조 목사 설교는 매주 지교회들에 생중계된다.

행사 안내판에 붙어 있는
극우 신문사 탄핵 반대 기사
'드러나는 탄핵 농단의 배후'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정이 이번 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자는 3월 5일 일요일 은혜와진리교회를 찾았다.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설교를 듣고 예배하기에 교회 차원에서 탄핵 반대에 열을 올릴 수 있는 걸까.

예배 시간이 가까워지자 수천 명이 예배당으로 몰려들었다. 로비에 들어서자 더블루케이 전 이사 고영태 씨 얼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행사 안내판'에 극우 매체들 기사가 붙어 있었다. 고 씨 얼굴이 실린 기사 제목은 '드러나는 탄핵 농단의 배후'였다. 탄핵은 일부 사람이 기획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 옆에는 '김진태와 나라를 구하자', '에이즈 치료비 국민 부담 100%, 수조 원 달해' 등의 기사가 붙어 있었다. 삼일절 구국 기도회 기사도 있었다. 교인들은 안내판에 붙어 있는 다른 내용보다 기사들을 유심히 봤다.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교인부터 50대로 보이는 교인도 가던 길을 멈추고 기사를 읽었다.

교인들은 안내판에 붙은 다른 소식보다 극우 신문이 낸 뉴스에 더 관심이 많았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이날 예배 설교는 생중계로 진행됐다. 빈 강대상 뒤편 대형 스크린에 조용목 목사 얼굴이 나왔다. 조 목사가 수원 지교회에서 11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 교인이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40여 지교회에서 똑같이 조 목사 설교를 생중계로 보고 있는 것이다. 스크린 속 조 목사가 설교하면 교인들은 "아멘"으로 답했다. 조 목사가 찬송가를 부르면 교인들도 따라 불렀다.

조 목사는 마태복음 5장 3절을 본문으로 '심령이 가난한 자'라는 제목의 설교를 했다. 조 목사가 전달한 설교 내용은 이랬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자신의 의가 아닌 예수의 의를 철저하게 의지한다 △자신이 죄인임을 철저하게 깨닫고 예수 앞에 회개한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예수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믿고 감사한다 △소유의 유무와 관계없이 늘 기뻐한다.

심령이 가난한 자의 특징을 한참 설명하던 조용목 목사는 한국교회 안에 신앙의 본질과 정체성을 잃어버린 교회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수 그리스도만을 의지하는 삶이 아니라 인본주의적인 신앙을 따르는 교회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이런 현상이 곧 한국 사회 상황과도 유사하다고 했다.

"오늘 우리나라가 당면한 현실 상황도 이와 유사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와 한미 동맹을 왜곡해 가르치고 대한민국 건국과 경제 발전에 공헌한 대통령을 폄훼합니다. 공산주의와 북한 지도자들의 만행에 침묵하고 6·25 전쟁을 왜곡하는 교사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가르침을 받은 학생들이 교사가 되고 그 숫자가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중략) 이들의 특징은 이미 왜곡되어 주입된 기준으로 진실을 거부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연로한 분들이 일생의 경험에서 비롯한 산지식으로 교훈하는데도 이를 고루하고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판단해 무조건 거부합니다. 이를 진보적인 태도로 여깁니다. 그러나 이는 극도의 자만입니다."

조용목 목사는 이런 사회 흐름이 신앙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이제는 이런 영향이 신앙에까지 미쳐 북한의 공산 독재 체제, 핵폭탄과 탄도미사일 개발, 종북주의자들의 실체, 거짓과 날조로 국민을 속이고 선동하여 권력 찬탈을 도모하는 자들의 진상을 밝히고, 이런 것들이 국가 안보와 교회 존립을 위협하는 실상이 된다고 언급하면 반발심이 생겨서 견디지 못하는 교인들이 있습니다. 이런 교회들은 오히려 종교다원주의, 세속화를 아무리 말해도 관심이 없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진보가 아니라 퇴보입니다. 신앙의 본질과 정체성이 상실된 것입니다."

교인 수천 명이 이날 은혜와진리교회(안양) 예배에 참석했다. 예배는 생중계로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조용목 목사 "타 교인들도 
이런 설교해 줘 고맙다 하더라"
지교회 하나씩 호명하며 마무리

조용목 목사는 다행히 모든 기독교인이 그런 건 아니라고 했다. 국가 안보나 교회 존립을 위협하는 것들의 진실을 알려고 애쓰고,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고 하는 교인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기도만 해야 할지 그 이상의 것을 해야 할지 성령님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하면 정중한 태도로 경청하고 아멘으로 응답한다고 말했다. 조 목사의 발언이 끝나자 교인들은 크게 "아멘"으로 화답했다.

조 목사는 "제가 이런 설교를 하면 우리 교인은 물론 타 교인으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씀을 많이 듣는다. 심령이 가난한 사람은 인본주의적인 사상과 가치관을 판단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심령이 가난한 사람은 교회와 주님의 나라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조 목사의 발언에 반발하는 교인은 보이지 않았다. 청년부터 백발노인까지 대부분 조용히 그의 설교를 듣고 있었다. 고개를 끄덕이고 아멘으로 답했다.

영상 속 조 목사는 예배를 마무리하며 "각 성전을 호명할 때 '할렐루야'로 답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중국·영국·안양·수원·안산·시흥·광명·부평·부곡·판교·영등포·평택·산본·인천·부천·일산·시화·영통·구리·포일·전원·김포·안중·천안·전주·양주·원주·강남·장유·용인·영종도·대전·광주·남양·대구·서산·율전·동탄·당진·세종 등 41개 지교회 이름을 불렀다. 대형 스크린에는 각 지교회 교인들이 손을 높게 올리며 "할렐루야"를 외치는 장면이 번갈아 나왔다.

조용목 목사는 예배를 마무리하며 지교회 41개의 이름을 부른다. 그러면 각 지교회 교인들이 "할렐루야"를 외치며 손을 든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권사 셋이 나누는 대화 소리가 들렸다. 이들은 사드 배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그들은 북한 때문에라도 한국에 사드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시민들은 천지도 모르고 반대하고 난리고, 모두 뒈지고 싶어서 그렇지." 

셋 중 하나가 이렇게 말하자, 나머지 두 권사는 소리 내 웃었다. 대화에서는 간간이 "빨갱이"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은혜와진리교회는 극우 매체 기사를 교회 게시판에 붙이고 이런 내용으로 세미나를 하는 등, 일부 극우 세력이 만들어 낸 왜곡된 정보를 교인들에게 유통했다. 조용목 목사는 교인들에게 탄핵 반대 집회 참석을 독려했으며, 이렇게 하는 것이 종북 좌파 세력에 침탈당하고 있는 한국 사회와 교회에 주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이라고 설교했다. 이런 것들을 비판 없이 받아들인 교인들은 탄핵 음모론을 더욱 확신하며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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