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목이 쓴 한국 근대화 100년>(반양장) / 손정목 지음 / 한울 펴냄 / 248쪽 / 1만 5,500원

2016년 연말부터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국민들은 다양한 뉴스와 영상을 통해 헌법과 현대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있다. 역사교육에서는 현대사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현대라는 좌표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과거 역사는 절대 이해할 수 없다. 과거 좌표를 확립해서 현재를 알 수 있다고 상상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우리 역사교육은 그러한 설정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초등학교, 중등학교 시절 우리는 현대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지역에 대한 역사교육도 받지 못했다. 이제 민주화가 진행되어 현대사에 대한 다양한 연구물이 쏟아지고 있다.

<손정목이 쓴 한국 근대화 100년>은 저자가 직접 경험한 현장을 중심으로  제시한 것이다. 저자 손정목은 우리 현대사 전체를 겪은, 1928년 경북 경주에서 태어난 역사의 증인이다. 역사의 대격변을 모두 겪은 세대는 "묻지 마라 갑자생(1924년생)"이다.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 미군정기, 정부 구성기,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묻지 마라 갑자생"이라는 말이 생겼다. 그 뒤 발생한 현대사도 격변의 시절이었다. 저자가 경험한 일상에서 한국 현대사를 소소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독자가 큰 부담 없이 에세이처럼 읽을 수 있다. '58년 개띠' 세대가 저물고, '386세대', 2017년 대선에 다시 '50대 기수론'이 등장하고 있다.

저자는 우여곡절을 지내면서 교수 사역을 했고, 자기가 겪은 것을 근거로 한국 현대사를 제시했다. 에세이지만 한국 현대사를 담고 있다. 저자는 전 일생에서 연구한 역사 사료 등을 근거해 소소하게 역사를 제시했다. 저자는 역사 연구, 서울 도시계획 등을 수십 년 동안 연구했다. 그 모든 연구의 총체를 집약했지만, 에세이 형식으로 일상 언어로 제시했다.

저자는 '풍속의 형성', '도시의 탄생', '정치의 작동'으로 크게 구별해서 제시했다. 1부 '풍속의 형성'에서는 담배, 다방, 불륜 - 자유 부인, 통행금지 등의 시대적 현실을 통해 시간의 진행에 따라 변화되어 온 한국의 모습을 제시했다. 2부 '도시의 탄생'에서는 전기와 전차, 지하철 1호선, 서울 거대도시의 탄생, 가족계획 인구정책에 대해 제시했다. 3부 '정치의 작동'에서는 3·15 부정선거, 미군정의 한국 통치, 이 나라의 진짜 주인에 대한 소고 등을 다루고 있다.

역사가의 관점이 절대적이지 않다. 우리 사회가 성숙되면서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자유가 대두되고 있다. 우리 현대사에는 표현의자유가 엄격하게 통제되던 독재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 익숙한 세대도 있다. 표현의자유에서 동반해야 할 능력은 자료(표현) 분석과 통합 능력이다.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기 때문에 수용자가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역사가가 자기 양심을 걸고 학문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풍토가 잘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손정목 선생의 글은 거대한 역사 프레임에 대한 제언이라기보다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느낄 수 있고 거대 역사 프레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 시대 지성인들은 자기 프레임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자기 프레임을 구성할 수 있는 유익한 자료와 방향을 주는 좋은 연구 산물이다.

*이 글은 <크리스찬북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고경태 / <크리스찬북뉴스> 운영위원, 주님의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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