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1년 이전 기사를 검색하기 원하시면 + 버튼을 눌러 주세요.
"예수의 고민은 불평등이었다"
종교개혁 의미 놓친 교회, 저항 정신 회복해야…개혁연대 정기총회 특별 대담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7.02.05 17:42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박종운·방인성·백종국·윤경아)가 2월 4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었다. 개혁연대는 이날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우리 시대의 종교개혁을 말한다'를 주제로 대담을 마련했다.

박득훈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았고, 가톨릭 신학자 김근수 소장(해방신학연구소)과 주원규 목사(동서말씀교회)가 패널로 나섰다. 참석자들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500년 전 종교개혁 정신을 제대로 계승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종교개혁 신조
악용하는 한국교회
유명무실해진
만인제사장설

주원규 목사는 한국교회가 프로테스탄트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종교개혁 당시, 사람들은 부당한 종교 권력에 저항했다고 해서 개신교인을 프로테스탄트(Protestant, 저항하는 사람)라고 불렀다. 주 목사는 "500년 전에는 종교 권력이 정치·경제를 모두 지배하고 있었다. 이들의 부당함에 저항한 것이 종교개혁의 시발점이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프로테스탄트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근수 소장은 예수가 최초의 저항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수야말로 최초의 저항인, 최초의 개신교인이었다. 종교개혁 당시 저항 대상은 부패한 종교 권력이었다. 오늘날 저항 대상은 불의한 경제 권력, 저항 정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가톨릭·개신교 지도자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에게도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주원규 목사는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의 저항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두 대담자는 종교개혁 당시 루터가 강조한 세 신조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성경'이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신조를 악용하는 한국교회 모습을 지적하며, 오늘날 관점에서 새롭게 확장하고 재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근수 소장은 '오직 믿음'이 행동 없는 믿음을 양산하고, '오직 은혜'가 은혜를 값싼 은혜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했다. '오직 성서'는 성서근본주의, 성서문자주의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했다. 개신교가 오늘날 성서신학이 이룬 성과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직 성서'가 오히려 개신교 앞길을 가로막을 수 있다며, 세 신조를 21세기에 맞춰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원규 목사도 오늘날 한국교회가 강조하는 '오직 믿음'이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루터가 '오직 믿음'을 내세운 건, 사유화·교권화한 종교 권력에 맞서기 위해서라고 했다. 오직 믿음이라는 말 안에 실천적 성격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은혜도 값싼 은혜로 전락했고, 문자 중심적이고 사유화·교권화한 성서 해석이 신학적 성찰 없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근수 소장은 예수의 고민은 불평등이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이 고민을 이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두 대담자는 루터의 만인제사장설도 유명무실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가 소수에게 권력을 집중하고, 계급화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주원규 목사는 "루터의 만인제사장설이 제대로 구현됐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까지 목회자의 카리스마에 의존해 교회가 성장해 왔고, 만인제사장설은 가톨릭과 차별성을 두는 하나의 장신구처럼 이용됐다"고 말했다.

김근수 소장은 "만인제사장설은 성서의 정신과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인제사장설을 제시한 개신교가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 같다. 교인들 안에 계급이 존재한다. 장로·집사 같은 제도가 대표적이다. 교회 안에 평등 정신이 제대로 실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가 예수가 했던 고민을 계승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예수의 고민은 불평등이었다.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어떻게 위로할지 고민했다. 한국교회도 이 고민으로 돌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나라가 무엇인지,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를 위해 교회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가 대담을 듣고 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종교개혁 연합 기도회
교회 분쟁 대응 매뉴얼,
성범죄 대응 지침서 발간

개혁연대는 이날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임원진을 선출했다. 박종운 변호사(법무법인 하민), 김동민 PD(CBS), 박종만 이사(게임스프링), 윤선주 상담사(심리치유센터 심심)가 신임 집행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박 변호사는 집행위원에 이어 신임 공동대표가 되었다.

올해 개혁연대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사업 △교회 상담 △이슈 파이팅 △교회 내 성 평등 운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2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연합 기도회를 열고, 관련 포럼도 진행할 예정이다.

'교회 분쟁 대응 매뉴얼'도 올해 발간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상담했던 분쟁 사례를 소개하며, 분쟁을 막고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교회 안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성범죄 대응 지침서'도 제작할 계획이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올해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사업, 교회 상담, 이슈 파이팅, 교회 내 성 평등 운동에 전념한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제작됩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http://www.newsnjoy.or.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요셉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line 월터 브루그만 "값싼 은혜가 미국 교회 지배하고 있어" 월터 브루그만
line [연재 소설] 나쁜 하나님 - 1 [연재 소설] 나쁜 하나님 - 1
line 종교개혁은 소통 혁명이다 종교개혁은 소통 혁명이다
line 강단의 위기는 어디서 오나 강단의 위기는 어디서 오나
line 시작은 다시 희망입니다 시작은 다시 희망입니다
line 루터의 직업소명론 루터의 직업소명론

추천기사

line "나는 절대 동성애를 죄라고 말하지 않겠다"…반동성애에 목숨 건 한국교회, '존재에 대한 앎' 없어
line 불상 복구 비용 모금하다 쫓겨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 2심도 승소 '파면 무효' 불상 복구 비용 모금하다 쫓겨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 2심도 승소 '파면 무효'
line 명성교회 이어 예장통합 밀알교회도 부자 세습 시도 "세습금지법은 이미 사문화" 명성교회 이어 예장통합 밀알교회도 부자 세습 시도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