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가 탄핵을 기각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고, 예정대로 12월에 대선을 치르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잘못한 게 있다면 임기가 끝난 후 법에 따라 처벌하면 된다. 그게 바로 헌법 정신이다."

구국 기도회 설교자로 나선 문창극 장로는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식민 사관 논란으로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했던 문창극 장로(온누리교회)가 박근혜 대통령을 두둔하고 나섰다. 국회가 100만 촛불을 빌미로 잘못 없는 대통령을 탄핵하고, 민주주의 근간인 '법치'를 무시했다고 말했다. 또 '촛불 집회'가 아닌 '태극기 집회'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부합한다고 했다.

문창극 장로는 (재)기독교선교횃불재단이 주최한 2017 횃불 구국 금식 기도 대성회 '내게로 돌아오라' 5번째 설교자로 나섰다. 그는 2월 3일 서울 양재동 횃불선교센터에서 '민주 시민과 크리스천'(역대하 7:14)이란 주제로 설교했다. 설교에 앞서 참석자 500여 명은 애국가를 1~4절 완창했다. 문 장로는 애국가 4절을 부르면서 단상으로 걸어 나왔다.

단상에 선 그는 대한한국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촛불'과 '태극기'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으며, 누가 이길지 모른다고 했다.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위기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모든 일의 원인을 국회로 돌렸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수결과 법치인데, 다수에 의해 '법'이 무시됐다고 했다.

"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다수결을 하되 반드시 법치가 함께 따라가야 한다. 그런데 국회 다수가 법을 무시하고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대통령을 무조건 변호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통령의) 죄가 있다면 임기가 끝난 후에 (시비를) 가려도 문제 될 게 없다.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든다고 다수당이 탄핵을 하면 나라는 혼란에 빠진다.

왜 이렇게 됐는가. 국회가 촛불 집회에 100만 명이 모인 걸 보고, 민심은 이미 판결이 났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건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대중 집회를 통해 유죄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로 인민재판이다. 이것이 바로 민중주의이자 포퓰리즘이다. 우리 국회는 촛불을 빌미 삼아 법치를 유린했다. 법을 만드는 기관이 스스로 법을 어긴 셈이다."

문창극 장로는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앞으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 장로는 "만일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민주주의 역사에 큰 잘못된 선례를 남기게 된다. 촛불을 들게 만들어서 대통령 갈아 치우는 사태가 얼마나 자주 벌어질지"라고 했다.

문 장로는 "태극기 집회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다"고 말했다. 반면 촛불 집회에는 불순 세력이 끼어 있다고 봤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촛불 집회에 불순 세력이 섞여 있다고도 했다. 반면, 태극기 집회는 치켜세우면서 하나님을 믿는 크리스천이 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탄핵을 찬성하는 모두가 그렇지 않겠지만, 그들의 구호를 보면 친북 용공 세력들이 분명히 있다. 선의로 촛불을 든 사람들이 그들에게 이용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래서 (내가) 경고의 태극기를 든 것이다. 태극기 집회야말로 민주 시민으로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태극기 집회에 도덕적 정당성이 있다고 믿는다. (문 장로는 1월 21일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시집 와 식구를 위해 일하던 며느리다. 국회가 여소 야대가 되자 야당이 시어머니가 돼 시누이인 새누리당과 합세해 며느리를 쫓아내려 한다"고 말했다. –기자 주)

우리는 대한민국 시민인 동시에 하나님의 자녀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민주 시민으로, 책임과 의무를 져야 한다. 일반 시민보다 한 차원 더 높게 무엇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지 생각할 의무가 있다. 우리 하나님은 다수를 보지 않고, 남아 있는 한 사람을 본다. 100만 명을 보는 게 아니다. 그중 살아 있는 한 사람을 본다. 우리가 남은 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그럴 용기가 있는가. 하나님은 바로 남은 한 사람을 사용한다."

문 장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재는 몇 개월이 걸리든 사실과 증거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 정치적 고려를 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법에 따라 증거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하길 기다린다. 우리는 그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리도록 기도하면 된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독립운동·해방
경제 부흥 "모두 하나님 섭리"

과거 문제시됐던 역사관에는 변함이 없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예배가 열린 장소는 문창극 장로와 인연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6월, 문 장로를 국무총리에 내정했지만 여론의 반대에 부딪쳤다. 과거 문 장로가 한 발언과 함께 친일 사관 논란이 일었다. 문 장로는 2011년 온누리교회 특강에서 "(하나님이) 남북 분단을 만들어 주셨다. 지금 와서 보면 그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중략)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 장로는 이번 설교에서, 당시 상황을 의식한 듯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는 하나님 섭리에 의해서 이끌어진다고 이 자리에서 말씀드렸다. 그런데 그것이 흘러 나가서 총리에 내정됐을 때 정치인과 일부 언론이 나의 역사관이 잘못됐다고 비난했다. 그래서 내가 물러났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역사가 흘러간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일본에서 해방된 것도,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은 것도,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이 된 것도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다. 그 나라를 찾게 해 주신 분이 누군가. 하나님이다. 그건 분명히 우리가 알아야 한다. 우리가 나라를 찾은 게 아니다. 나라 독립을 위해 애쓴 분들은 대부분 크리스천이다."

"1945년 8월 15일 독립될 줄 누가 알았는가. 아무도 없었다. 독립은 하나님이 주셨다. 최남선·이광수·윤치호 선생이 왜 끝에 가서 나라를 배신했는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 일본이 너무 강한 나라니까, 독립이 멀었다고 사람의 판단을 한 거다. 우리는 하나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하나님이 미국을 우리에게 붙여 줘서, 우리가 공산화되지 않고 그나마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세계 10번째 나라가 됐다. 세계 사람은 모두 진짜로 대한민국이 기적을 이뤘다고 했다. 기적은 뭔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하는 이야기다. 하나님이 하셨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은 이해 못 할 거다."

문창극 장로는 이처럼 하나님이 만들어 준 번영 국가를 크리스천이 지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것이 하나님이 준 사명이라고 말했다.

문 장로는 설교를 마친 뒤 두 손을 들고 찬양을 불렀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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