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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지키려 대형 십자가 멘 목사
예장연합회 이사장 조성훈 목사…손수 제작, 합판 재료비만 200만 원 들어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7.01.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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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군소 교단 목회자들은 합판으로 만든 나무 십자가를 들고 행진했다. 검정 가운에 빨간 스톨을 두른 조성훈 목사가 십자가를 만들었다. 뉴스앤조이 현선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1월 14일 집회를 앞두고 대형 십자가 퍼포먼스를 예고했다. 길이 50미터 십자가가 탄핵 반대 행진 맨 앞에 설 것이라고 알렸다. 실제 당일 검정 가운을 입은 목회자 수십 명은 십자가를 붙들고 서울 혜화역에서 시청역까지 행진하며, '마귀들과 싸울지라'를 불렀다. 예고한 것과 달리 십자가는 길이 10미터 정도였다.

탄핵 반대 집회에 등장한 대형 십자가를 본 사람들은 공분했다. "신성모독이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한 처사"라는 비판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대형 십자가 행진은 누가 무슨 목적으로 기획했을까. <뉴스앤조이>는 수소문 끝에 십자가를 만든 조성훈 목사를 1월 18일 서울 종로에서 만났다. 그는 현재 군소 교단 연합체인 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이사장으로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현 예장대신) 출신이며, 현재 예장합동진리 소속이다.

조성훈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십자가를 만들고, 멨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현선

십자가 행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4월, 조용기·길자연·최성규 목사 등이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며 바퀴 달린 십자가를 졌던 그 자리에 조성훈 목사도 있었다. 비슷한 시기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며 십자가를 메기도 했다. 조 목사는 "지금까지 4~5번 정도 대형 십자가를 들었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즉 '사회 구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탄기국 십자가 행진도 이런 맥락에서 진행됐다. 조성훈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피해자이며, 역대 대통령보다 깨끗한 지도자로 생각했다. 1월 7일 탄기국 집회에서 조 목사는 "외롭게 청와대에서 눈물 흘리는 박근혜 대통령 머리 위에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 있을지어다"라고 축도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당시 최순실을 알고 지내 왔으며 관계를 끊지 못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그런데 역대 대통령들은 문제가 있을 때 어떻게 답변했는가.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그분들은 큰 사건이 있을 적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그랬다고 (변명)했다. 여자 대통령은 (그들과) 다르게 시인했다. 내가 보기에 진실성이 있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박 대통령보다 나와 같은 목사들이 문제가 더 많다고 본다. 잘못 없는 분에게 내려오라고 해서 되겠는가."

광장의 촛불이 커질 때마다 조 목사의 신경은 날카로워졌다. "이석기 의원, 한상균 노조위원장 석방하라"는 외침을 들었을 때는 폭발했다. 조 목사는 "촛불 시위를 폄하할 생각이 없는데, 그 속에 빨갱이와 종북 세력이 침투·선동하고 있다.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나부터 회개하고, 자복하는 심정으로 십자가를 져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십자가는 손수 제작했다. 합판과 각목 등 나무 재료로 만들었다. 못으로 박고 합판 쪼가리를 하나하나씩 이었다. 조 목사는 "재료비만 200만 원이 들었다. 하루를 꼬박 새서 만들었다. 원래 50미터가 넘었는데 들 수 없어서 반으로 쪼갰다. 그래도 200킬로그램이 넘었다"고 말했다. 합판으로 만든 대형 십자가는 집회가 끝난 뒤 한 목사에게 기증했다.

십자가 기둥은 예상과 달리 무거웠다. 뉴스앤조이 현선

조성훈 목사는 대형 십자가를 만든 다음 잘라 낸 십자가 기둥을 보여 줬다. 기둥 길이는 약 8미터. 손을 대자 합판 특유의 보드라운 촉감이 느껴졌다. 직접 기둥을 들어 오른쪽 어깨에 메 보았다. 가벼울 거란 생각과 달리 묵직했다. 어깨가 짓눌렸다. 1분도 못 버티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조 목사는 "이거 들고 몇 킬로미터 걸으면 몸 상한다. 오른쪽 발목을 다쳐 이틀간 병원 신세를 졌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행진 이후 어깨에 피멍이 들었다. 오른쪽 발목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다.

조 목사는 자기 자신을 개혁주의 생명 신학자로 소개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생명을 전하기 위해 십자가를 앞세웠다. 조 목사는 "십자가를 만들 때 수백 개가 넘는 못을 박았듯이, 목회자로서 세상과 사람들의 죄를 십자가에 박고 싶었다"고 했다.

나라 발전을 위해 대통령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 목사는 "안 그래도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탄핵으로 대한민국 신뢰도는 말할 수 없을 만큼 떨어졌다"고 걱정했다.

조 목사는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한다고 자부했다. 일제 독립군의 후손이며, 해군 UDT 출신으로 임무를 위해 북한도 몇 번 오갔다고 했다. 20년 전에는 일본 도쿄타워에 올라 "독도는 우리 땅"을 외쳤다고 한다. 조 목사는 "일본 놈과 공산당 때문에 우리 가족은 멸족을 당했다. 다행히 그리스도를 만나 살 수 있었다. 대한민국이 살 길은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성훈 목사가 집무하는 사무실에는 십자가 문양이 들어간 항아리가 가득했다. 바로 옆에는 군복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박정희 대통령 사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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