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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교역자에게 4대 보험은 먼 나라 이야기?
교통사고당하고, 해고돼도 속앓이만…"목회자 세금 문제 먼저 해결해야"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6.08.2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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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 국세청이 세금을 부과하는 대원칙이다. 대한민국에서 돈을 벌면, 정확히 말해 대한민국에서 소득을 얻는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한다. 일용직 노동자부터 대통령까지. 다들 세금 내며 살아간다.

거의 유일하게 소득세를 내지 않는 직종이 있다. 목회자다. 아직까지 목회자는 세금 문제에서 자유롭다. 2018년 1월부터 종교인 과세가 시행되긴 하지만, 근로소득이 아닌 기타소득으로 분류됐다. 사실상 근로소득 1/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납부하는 수준이다.

그동안 기독교가 세금 문제를 요리조리 피해 갈 수 있었던 배경은, 목회자의 사회적 지위와 관련 있다. 한국교회는 목회자는 근로자가 아닌 성직자며, 교회에서 받는 돈은 월급이 아닌 사례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근로자가 아니기에 세금을 낼 수 없다는 논리가 나온 배경이다.

그 논리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대형 교회 담임목사는 몰라도, 적어도 부교역자들은 핸디캡을 떠안았다. 교회에 종속돼 정해진 시간 동안 일을 하지만 부교역자 대부분은 4대 보험(국민·의료·고용·산재) 혜택을 받지 못한다.

   
▲ 국가는 국민의 질병, 장애, 노령, 실업, 사망 등에 대비해 사회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목회자는 사회보험 제도 혜택 대상이 아니다. 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지만, 한국교회는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4대 사회보험 정보연계센터 홈페이지 갈무리)

이상형 전도사(가명)는 2009년 3월, 교회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 동승했던 사람은 숨지고 이 전도사는 3개월 동안 병원 신세를 졌다. 사고 전날 야간 당직을 서고, 바로 지방 출장을 다녀오다 봉변을 당했다. 불행 중 다행. 교회 차량이 보험에 가입돼 있었기에 수술비와 재활 치료비는 지원받았다.

만일 이 전도사가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었다면, 이보다 안정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치료 후 장애 판정을 받았으니 보상금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혜택은 이상형 전도사와 거리가 멀다. 이 전도사는 산재보험 미가입자이기 때문이다.

황여권 목사(가명)는 지난해 6월, 교회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임신 8개월째였다. 당회는 "출산휴가를 줄 수 없으니, 그만두라"고 종용했다. 당회는 "앞으로 젊은 여교역자는 뽑지 않겠다, 나이가 많은 사역자를 뽑겠다"고 선언했다.

임신했다는 이유로 교회를 그만둔 것도 상식 밖이지만, 교회는 떠나는 황 목사에게 이렇다 할 예우도 하지 않았다. 황 목사는 교회의 일방적인 통보에 속수무책이었다. 황 목사가 만일 일반 직장인이었다면, 고용보험법에 따라 실업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다른 직종으로 이전을 고려해 직업교육도 받을 수 있다.

4대 보험 모두 가입한 부교역자, 겨우 3.2%

지난해 5월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홍정길 이사장)은 한국교회 부교역자 94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4대 보험에 가입한 부교역자는 3.2%였다. 73.6%가 아무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나머지 23.2%는 부분적으로 가입했다. 부교역자 현실이 이렇다. 문제는 교회가 원해도 부교역자가 4대 보험에 무조건 가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8월 24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전도사나 목사는 근로자가 아닌 성직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이면 몰라도 고용 보험과 산재보험은 받아 주기 어렵다. 규정이 그렇다"고 답했다.

공단의 판단을 다른 말로 하자면, 세금 안 내는 직종에는 보험 혜택도 주기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법원 판단은 다르다. 매월 정기적·고정적 급여를 받는 부교역자를 근로자로 보고 산재보험 수혜 대상으로 분류했다.

"보험 안 된다면 보호 조치 강구해야"

   
▲ 법원은 근로복지공단과 달리 교회 전도사를 '근로자'로 규정했다. 교회에 종속돼 일정 시간 일을 하며 정해진 날짜에 봉급을 받기 때문이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2013년, 김수권(가명) 전도사는 교회 공사를 하던 중 사고로 숨졌다.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재보험법이 정한 유족 급여와 장의비 지급 등을 청구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전도사는 근로자가 아니라며 지급을 거부했고, 결국 행정소송으로 이어졌다.

법원은 결국 김 전도사 유족 손을 들어 줬다. 정기적으로 급여를 받고, 일정한 시간 일을 하는 전도사는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항소심도 유족의 손을 들어 줬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목회자의 사회적 지위와 관련돼 있다. 만일 목회자가 세금을 내는 근로자로 인정되면, 4대 보험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강문대 변호사(법률사무소 로그)는 "목회자가 근로자인가에 대한 문제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목회자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인식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았다. 세금을 내면 4대 보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교역자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인 4대 보험. 강 변호사는 올해 6월 10일 기윤실이 주최한 '부교역자 사역 계약서 모범안 언론 발표회'에서 "4대 보험이 안 된다면 교회가 부교역자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을 들어주는 등, 보호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교회가 정당하게 세금을 냈다면, 지금처럼 속앓이 하는 부교역자들이 많지 않았을지 모른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 최호윤 회계사는 "한국교회가 세금을 부담하지 않으려 하면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장기적으로 세금을 내면서, 4대 보험 혜택을 받는 분위기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 강문대 변호사는 "'목회자도 근로자인가'라는 인식부터 정립해야 한다. 근로자라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하고, 4대 보험도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야기가 길어졌다. 요약하면 이렇다. 세금 내면 혜택이 돌아온다. 그 혜택은 부교역자에게 더 크다. 부교역자인 당신이 겪는 부당한 대우, 성직자 옷을 버리고 노동자 옷을 입으면 대부분 해결된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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