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서 여교인 하체 촬영한 목사의 변"
"아동 성추행으로 징역살이한 목사 '그래도 억울해"
"재일 한인 선교사 성추행 70건 1억 7,000만 배상"
"돌보던 여아 6년간 상습 성추행, 인면수심 목사"
"10·20대 여교인 성추행, 강간 미수 68세 목사 구속."

▲ 목회자들의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누구보다 윤리적이어야 할 목회자들이 일탈하는 이유가 뭘까. <뉴스앤조이>는 20년 넘게 가정 사역을 해 온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최근 5개월간 <뉴스앤조이>가 목회자 성범죄를 다룬 기사 제목들이다. 제목만 놓고 봤을 때 목회자 성범죄만 전문으로 다루는 매체처럼 보일 소지도 있어 보인다. 사실 목회자 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 번 터졌다 하면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크지만, 문제는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경찰청 통계(2010~2015년)에 따르면,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전문직은 '성직자'다. 가장 윤리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할 성직자가 성 문제를 일으킨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이민규 교수(한국성서대)는 "한국교회 성범죄는 유독 가부장적 구조 안에 있는 권력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목회자 개인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속되는 목회자 성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 할까. 기자는 목회자 이혼 문제를 취재하던 중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로부터 "목회자 성 문제가 극에 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송 목사는 가정 사역 전문가로 20년 넘게 가정 상담과 강연 등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그는 "목사들이 불륜을 많이 저지르고 있다. 고통받는 사모가 한둘이 아니다"고 말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송길원 목사를 만났다. 인터뷰는 7월 26일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갤러리에서 진행됐다. 송 목사와 나눈 대화를 정리했다.

- 최근 들어 목회자 성 문제가 심각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상담 양상이 달라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담을 하면 목회자 성 문제는 10건 중 1건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담 10건 중 6~7건이 성 문제다. 상담을 신청한 사람은 대부분 사모다. 남편의 불륜을 알고 충격을 받지만, 곧바로 상담을 요청하지 않는다. 알음알음 앓다가 우울증에 걸리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때 상담을 받으러 온다.

-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상담을 요청해 온 적은 있는가.

전혀 없다. 오히려 사모나 교인들이 상담을 요청한다. 바꿔 말하면, 부정을 저지른 목사들은 회개할 의사도, 문제를 바로잡을 생각도 없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목회자 성 문제와 관련해 이렇게까지 상담을 해 본 적이 없다. 피해는 사모나 교인들에게 돌아가는데, 그게 안타까울 뿐이다.

▲ 송길원 목사는 최근 들어 목회자 불륜 상담 건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10건 중 6~7건이 목회자들의 성 문제이고, 대부분 목회자들의 아내가 상담을 요청해 온다고 했다. (사진 제공 송길원 목사)

- 목회자 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누구보다 도덕적이어야 할 목회자들이 일탈하는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원인은 다양하다. 작은 교회 목회자라면 가치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대형 교회 목회자에 비해 자괴감을 많이 느낀다. 심리적으로 보상받기 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잘못돼 이런 문제로 이어지는 것 같다. 대형교회 목사는 목사대로 정상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갱년기장애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거기에 학습되지 않은 부부 갈등으로 인해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리기도 하고.

- 교회에서 목사와 관련된 성 문제가 일어나면 두둔하는 교인들이 있다. 대개 "목사도 사람이라 실수할 수 있다", "여교인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식이다.

목사는 성 문제에 이르기까지 수천수만 번의 유혹을 경험했을 것이다. 옷을 벗고 침대에 눕기까지 선택의 연속을 경험했다. 이게 과연 실수일까. 잘못인 줄 알면서 저지른 실수는 실수가 아니다. 설령 여교인이 유혹했다 해도 뿌리치지 못한 목사에게 책임이 있다.

십계명은 "간음하지 말라", "네 이웃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고 말한다. 십계명에 성 문제와 관련된 내용이 두 개나 들어 있는 이유가 뭐겠는가. 그만큼 당시에도 성 문제가 심각했다는 반증 아니겠는가. 우리는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새를 붙잡을 수는 없다. 그러나 새가 머리 위에 집을 트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성 문제는 불가항력적인 게 아니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 목회자만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사회 전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하나님에게 따지고 싶은 게 한 가지 있다.(웃음) 왜 남자가 한 여자만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지 않았을까. 조강지처만 바라보지 않고, 다른 여자를 봤을 때 성적으로 이끌리고, 발기되게 했는지 말이다. 그러나 성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정답은 성경에 이미 나와 있다.

정욕을 이길 수 없다면 결혼하라고 하지 않는가. 결혼해서 정상적인 성관계를 하면 된다. 자손을 퍼뜨리기 위한 생물학적 이유만이 아닌 성적 친밀감을 위해서 부부관계를 규칙적으로 지키고 즐길 필요가 있다.

- 결혼만이 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출구일까. 그렇다면 배우자와 오랫동안 같이 살아 신비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불륜을 저지른 이들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신비감 때문에 불륜을 저지른다면 죽을 때까지 일탈을 반복해야 한다. 신비감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부정행위를 저지른 이들에게 부부관계에 최선을 다했냐고 묻고 싶다.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성적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하는데,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문제는 창조적 체위로 극복할 수 있다. 성관계 체위만 300가지다.

- 단순히 체위만으로 극복될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관계도 서로 뜻이 맞아야 하는데, 어느 한쪽이 원하지 않을 경우 진행되지 않는다. 결혼했지만 스스로 해결하는 기혼 남성들도 있다.

성관계는 어느 한쪽이 원할 경우 응해야 한다. 성경에 "분방하지 말라"고 나오지 않나. 더구나 "자기 몸을 자기가 주장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배우자가 원하면 응해 줘야 한다. 앞서 말했듯 성관계를 하는 이유는 자손 번성만을 위한 게 아니다. 서로 즐겁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자위행위도 그렇다. 자위는 성적 망상을 통해서 욕구를 배출하는 것이다. 머릿속으로 강간을 하는 것과 같다. 작은 죄도 죄다.

▲ 송 목사는 6년간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한 적 있다고 말했다. 당시 유혹을 많이 받았지만, 달리기와 시 쓰기로 극복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송길원 목사)

- 성 문제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도 둘째도 부부 관계가 만족스러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목회자라고 해서 유혹이 비껴가는 것은 아니다. 나는 TV나 인터넷을 할 때도 주의한다.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들은 피해야 한다.

오해를 살만한 상황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차를 운전할 때 조수석에 부인이나 어머니를 제외하고 누구도 태우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여교인과 상담할 때 목양실 문을 열어 놓고, 심방하러 갈 때 혼자 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누가 보더라도 오해할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목회자라면 피어 그룹(peer group·또래 집단)이나 멘토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고 옥한흠 목사님은 복음주의 4인방 그룹 모임에서 여교인 문제와 관련해 고민을 털어놓은 적 있다. 마음이 흔들린 적 있다고 말씀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 참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룹 안에서 고민을 나누고, 서로를 챙겨 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기러기 아빠 생활을 6년 정도 한 적 있다. 가정 상담자라고 성적 유혹을 못 느끼겠는가. 충동이 일어날 때면 운동화를 신고 뛰었다. 뛰고 또 뛰었다. 이를 계기로 마라톤까지 하게 됐다. 42.195km를 두 번이나 완주했다. 시를 쓰기도 했다.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나중에는 성취감과 뿌듯함이라는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 일반인에 비해 목회자 성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성 문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목회자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상담을 해 보니 성범죄에는 경중이 없더라. 성범죄는 인격에 대한 말살이다. 한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가정이 파탄 나고, 교회 공동체가 와해된다. 잘못된 선택으로 불행을 자초하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이라도 멈추고 돌아오길 바란다.

▲ 성 문제에 있어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까. 송 목사는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 유혹을 떨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진은 강연 중인 송 목사의 모습. (사진 제공 송길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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