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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 만나기로 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옥바라지 골목 마지막 건물 구본장여관, 17일 새벽 들이닥친 200명 용역에 전격 철거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6.05.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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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바라지 골목 주민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기로 예정된 17일, 새벽부터 집행관과 용역들이 들이닥쳤다. 주민들이 오늘은 안 된다며 막아서고 통사정했지만 철거는 결국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박원순 시장님이 우리 사정 알겠다고 해 놓고 왜 이런 일을 해! 아이고. 내가 조합 편 아니라고 이러는 거야 지금.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옥바라지 골목 마지막 건물 구본장여관이 5월 17일 새벽 전격 철거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6시 30분경, 용역을 대동한 집행관이 나타나 철거 시작을 알렸다. 용역들의 기습 철거에 대비해 감리교신학대학교·장로회신학대학교·한신대학교 신학생들과 활동가 50여 명이 구본장여관을 지키고 서 있었다. 이들이 용역들에게 "오늘은 그냥 돌아가 달라" 호소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끌어내!"라는 소리와 함께 지키려는 자와 들어가려는 자 사이에 실랑이가 시작됐다. 건장한 체격의 청년들이 앞장서 신학생들을 끌어냈다. 욕설과 고성이 난무했다. 저항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소화기 분말을 발사했다. 한 여성은 밀려 넘어지며 용역의 발에 머리를 차였다. 119 구조대가 출동했다.

한 시간 만에 여관을 지키던 학생들과 활동가들은 모두 밀려났고, 용역들은 유리창을 깨고 여관에 진입했다. 옥상에서 스피커로 인근 주민들에게 철거 상황을 알리던 학생들도 크레인에 타고 옥상으로 진입한 용역 손에 모두 끌려 나왔다. 옥바라지 골목의 마지막 주민 최은아, 이길자 씨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 제발 돌아가 달라"며 경찰과 집행관, 용역들을 붙잡고 울고불고 애원했지만 아무 답도 들을 수 없었다.

▲ 철거가 시작되자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났다. 용역들은 소화기를 뿌려 접근을 차단하고 힘으로 주민들을 끌어냈다.

현재 여관 주변에 설치된 크레인 두 대가 여관 안에 있는 냉장고 등 집기류를 꺼내고 있다. 9시 현재 구본장여관으로 통하는 두 골목길 입구에는 철제 펜스가 설치돼 외부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여관 안에서는 부서지는 소리가 계속 들려오고 있다. 여관이 공가(空家)화되면 완전히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철거가 진행된 17일은 박원순 시장이 옥바라지 골목 주민들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다. 주민들은 16일 오전 시청에 출근하는 박 시장에게 뛰어가 통사정하며 철거를 막아 달라고 애원했다. 박 시장은 이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며 17일 오후 5시 20분 주민과의 면담을 잡았다.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주민들의 꿈은 아침이 밝기도 전에 산산조각났다.

구본장여관 주인 이영범·이길자 부부는 길거리에 드러누워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종로구청 관계자가 이 씨 부부를 찾았다. 공무원들은 "죄송해서 왔다. 철거하는지 몰랐다"는 말로 오히려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재 활동가들의 항의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활동가들은 길 건너 재개발 구역 돈의문뉴타운 지역에서 철거민 한 명이 분신한 사실을 거론하며, 서울시가 시민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데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박 시장을 만나기로 예정된 오후까지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사람들은 구본장여관 바깥 도로변으로 밀려났다. 용역들은 외부 출입을 차단하기 위해 한 겹 더 펜스를 설치했다. 이길자 씨는 도로에 누워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시위하고 있다. 종로구청 관계자들이 이 씨를 찾았지만 "죄송해서 왔다", "몰랐다"는 말로 공분을 자아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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