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대통령 이승만 영화가 곧 개봉합니다. 다 찍었고 편집만 하면 됩니다. 대박 날 겁니다. 박정희 대통령 영화도 올해 안에 찍을 겁니다."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1월 10일 주일 설교에서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이승만 영화 제작에 대해 짧게 언급했다. 교인들은 아멘을 외치며 박수 쳤다. 전 목사는 현재 건국대통령이승만영화제작추진위원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4년 2월부터 이승만 영화 제작과 홍보 활동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 건국대통령이승만영화제작추진위원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CJE&M에 이승만 영화 제작을 위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CJE&M 측은 시나리오만 검토했을 뿐 영화 제작은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전 목사는 1월 14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영화 개봉 날짜를 8월 15일로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정치·경제계에서 활동하는 유력자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전 목사는 지난해 10월 경 CJE&M 측에 영화 제작을 위임했고 감독, 배우, 상영 시간 등은 알려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예상 관객 수를 3,000만 명으로 잡았다. 재향군인회 회원만 1,000만 명이고 여기에 가족까지 더하면 3,000만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 목사는 "계약서를 썼다. 재향군인회 1,000만 명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한국교회연합(한교연)·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등 교계 단체와도 이승만 영화표를 사 준다는 MOU(양해 각서)를 체결했다고 했다. 전 목사는 앞으로 CJ가 영화를 전담할 예정이라 자신이 특별히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일대기를 다루는 영화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외부 업체에 시나리오를 맡겼고 70~80% 완성됐다고 말했다. 기독교와 관련 없는 인물이지 않냐고 묻자 "애국자라서 다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영화표 사 주기로 한 적 없다"

전광훈 목사가 언급한 단체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영화 투자와 배급을 맡고 있는 CJE&M는 이승만 영화 제작을 하고 있지 않다. CJE&M 홍보팀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승만 영화) 시나리오를 검토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온 적은 있다. 1년에 1,000편 시나리오가 들어오는데 그중 한 편일 뿐이다. 듣기로는 지금도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있다고 하더라. 캐스팅과 제작도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OU를 맺은 단체들은 영화표를 사 주기로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재향군인회 신동규 홍보부장은 "5,000만이 (이승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자는 게 양해 각서 골자다. 재정을 지원하거나 표를 사 주기로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오는 9월까지 영화가 개봉되지 않으면 계약에 따라 양해 각서는 파기된다. 재향군인회 회원 수는 130만 명에 불과했다.

한기총·한교연·한장총이 맺은 양해 각서 내용도 재향군인회가 맺은 것과 같았다.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자는 내용만 있고, 미리 표를 구매한다는 내용은 없었다.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전 목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기자가 CJE&M, 재향군인회 등에 확인한 결과 내용에 차이가 있다고 말하자 전 목사는 "왜 그런 것까지 물어 봤냐"고 소리쳤다. 전 목사는 "CJE&M 건은 아주 민감한 문제다. 투자·배급 형태로 가기로 했는데, 그것을 곧 '제작'으로 알면 된다"고 말했다. 초대 대통령 영화이고 정치적 문제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 보니 CJE&M 측이 소극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재향군인회 회원 수는 1,000만 명이 맞다면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전 목사는 단체들과 맺은 양해 각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면서 영화표를 꼭 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는 지난 2014년 2월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건국 대통령 이승만' 영화 제작 발표회를 열었다. 국민이 대한민국 존재 근원인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 정신을 잊고 너무 큰 범죄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영화를 제작하기로 한 서세원 목사는 "빨갱이들로부터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15일, 한기총이 주최한 '해방 70년·건국 67주년 감사 예배' 축사자로 나선 전광훈 목사는 "내년 8월 15일 (이승만)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를 보기 위해 MOU를 맺은 단체 회원만 2,800만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없었으면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홍보했다.

▲ 전광훈 목사는 영화 개봉 날짜를 8월 15일로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CJE&M 측 관계자는 "시나리오 수정 단계라고 들었다. 캐스팅, 촬영 일정도 안 잡혀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공식 블로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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