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도 광화문에서 홍대에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8월 7일 금요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폭염에 금세 이마에 땀이 맺힙니다. 광화문광장은 햇볕을 피할 곳이 없습니다. 파라솔이 그늘을 만들어 주기는 합니다만, 8월의 햇빛은 마치 파라솔 천을 뚫고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양쪽으로는 수많은 차가 굉음을 내며 지나가고, 뜨거운 매연의 냄새와 축축한 땀 냄새가 섞여 코를 찌릅니다.

이곳에서,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다윤이 아빠 허흥환 씨는 벌써 6달째 피켓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두 팔과 얼굴은 이미 새까맣게 타 버린 지 오랩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에는 다윤이 엄마와 함께 청와대 분수 앞에서 피켓을 듭니다. 점심을 먹은 후, 아빠는 광화문으로, 엄마는 홍대입구역으로 갑니다. 거기서 또 피켓을 듭니다. 아직 세월호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 또 참사의 진실 규명은 인양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관련 기사: 세월호 미수습자 다윤 엄마가 매일 가장 먼저 하는 일)

▲ 8월 7일, 광화문광장에는 (왼쪽부터) 장신대 하나님의선교 전이루 씨, 다윤 아빠, 김영명 목사, 한 시민이 함께 피켓을 들었습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다윤이 부모님을 돕는 기독교인들이 있습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동아리 '하나님의선교' 학생들입니다. 안산 합동 분향소 기독교 컨테이너에서 목요 기도회를 꾸려 온 이 학생들은, 방학을 맞아 세월호 인양 촉구에 힘을 보태야겠다고 마음먹고 7월 초부터 피켓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두세 명씩 팀을 짜서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다윤이 아빠·엄마와 함께합니다.

문제는 이제 여름방학이 끝나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선교 학생들은 개강을 하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이들은 요즘 목요 기도회에 함께하는 교회들에게 얘기합니다. 8월 말부터는 교회가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요.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이 돌아가면서 매일 두 시간만 낸다면 어렵지 않은 일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환영입니다. 지금 세월호 국면에서 할 수 있는 값진 일입니다. (문의: 김영명 목사 010-8522-2506, 김진수 학생 010-4756-9187)

벌써 8월 4일(월)과 5일(화)에 성문밖교회 교인들이 광화문에서 피켓 시위를 함께해 주었다고 합니다. 성문밖교회는 지난 7월 9일 목요 기도회를 주관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세월호 선체 인양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에 동참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합니다.

▲ 피켓 시위를 하면서 행인들에게 노란 리본을 나눠 줍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다윤 아빠는 하나님의선교 학생들과 기독교인을 비롯한 여러 시민의 참여가 큰 힘이 된다고 합니다. 방학이 되면 학생들이 나오지 못할 텐데 허전하실 것 같다고 말하니, "저희는 처음부터 외롭게 싸워 왔으니까요"라고 답하십니다. 덤덤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더 서글퍼졌습니다.

정부는 지난 4일에야 인양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중국 '상하이 샐비지'라는 업체는 내년 7월까지 세월호 인양을 완료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윤이 부모님의 소원은, 내년 2월 다윤이 친구들이 졸업할 때까지 다윤이를 찾는 것입니다. 친구들 졸업할 때 함께 있어야죠. 그래야 남은 자들도 한결 마음을 놓을 것 같습니다.

▲ 아직도 9명의 미수습자가 있습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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