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천지 교인들이 3월 24일 종로구 혜화동 흥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BS가 방영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 조작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2부에 출연했던 유다혜 씨(가명·왼쪽 끝), 장주영 대표(강제개종피해자연대·가운데)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오히려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기자회견은 강제 개종 교육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발언으로 꾸려졌다. 발언은 강제개종피해자연대 장주영 대표, 임 아무개 씨,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2부에 출연했던 유다혜 씨(가명), 주 아무개 씨, 정 아무개 씨(주 아무개 씨 어머니) 순으로 이어졌다. 사회는 <한국문화예술신문> 편집국장 국용호 씨가 맡았다. 

▲ 강제개종피해자연대 장주영 대표는 "이단 상담가 목사들이 '감금, 폭행, 납치'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종을 강요했다며 이들을 규탄했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강제개종피해자연대 장주영 대표는 진 아무개 목사(안산 상록교회)와 신 아무개 목사(구리초대교회)가 '감금, 폭행, 납치'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피해자들에게 개종 교육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진 목사와 신 목사가 목회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불법으로 자행하는 강제 개종 교육을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

임 아무개 씨와 주 아무개 씨는 개종 교육 과정에서 신 목사와 진 목사에게 협박과 감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두 목사가 자신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원룸에 감금했고, 개종 교육에 응하겠다는 각서를 강제로 쓰게 했다고 말했다. 이에 저항하면 폭행과 폭언 등에 시달렸다고 했다. 

이들은 이단 상담가들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개종 교육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주 씨의 어머니 정 아무개 씨는 아들을 개종시킬 마음이 없었지만, 진 목사의 교회에서 계속 연락이 왔다고 했다. 교회 측으로부터 아들을 개종시켜야 한다는 강요를 받았고, 교회는 정 아무개 씨에게 상담비 50만 원을 받아 갔다고 했다.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2부에 출연했던 유다혜(가명) 씨도 발언했다. 유 씨는 자신이 출연했던 CBS 다큐멘터리 내용이 앞뒤 맥락을 잘라낸 왜곡 보도라고 했다. 남자 집사 2명과 아버지에게 강제로 끌려갔던 상황이 편집된 채 방영됐다는 것이다. 방송에서 유 씨는 이단 상담을 권하는 어머니에게 "왜 이러세요, 아줌마"라며 거부하고 상담소를 나갔다. 이에 대해 유 씨는 신변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차라리 가족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에서 말한 것이라고 했다. 

유 씨는 CBS가 사기 방송을 중단하고 피해자와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주문했다. 또 CBS와 이단 상담가 목사들과의 관계, 촬영 과정에 대한 의혹, 교회로부터 받은 후원금 등이 어떻게 쓰이는지 명확히 밝히라고 말했다. 

유 씨가 제기한 의혹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신천지는 CBS에 대한 항의를 계속해 왔다. 이들은 CBS 노조 성명서를 이용해 CBS가 돈을 받고 이단 의혹이 있는 설교자의 설교를 방영했다고 비난했다. CBS가 신천지 관련 다큐를 제작한 것도 후원금을 노린 것이라고 했다. (관련 기사: CBS 다큐에 '발끈'한 신천지)

신천지는 '강제 개종 교육'이라는 키워드를, <천지일보>의 기사와 온라인 키워드 검색으로 지속적으로 이슈화해 왔다. '강제 개종 교육'이라는 키워드가 이슈화되면, CBS 다큐멘터리가 공정성을 잃은 사기 보도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실제로 이 키워드는 지난 18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하기도 했다.

이날 발언자 5명 중 방송에 출연했던 유다혜 씨만이 CBS 방영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사람이었다. 유 씨를 제외한 4명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 역시 진 아무개 목사와 신 아무개 목사에게 강제 개종 교육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CBS의 공정성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신천지 교인들의 발언 후에는 질의응답 순서가 이어졌다. <뉴스앤조이>는 "신천지는 최근 SNS에 올렸던 영상에 '교회를 다 먹어 버리겠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그간 일반 교회 교인들을 빼 가는 노력을 해 왔지 않느냐"고 질문을 했다.

이에 장 대표는 "(우리와 달리) 이단 상담가 목사들은 감금, 폭행, 납치 등으로 강제 개종을 한다. 이처럼 방법에서 엄연한 차이가 있다. 신천지의 (전도 방식과) 강제 개종 교육은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CBS 기자도 왔다. 현장 관계자는 CBS가 명단에 없다며 출입을 거부했다. <뉴스앤조이>도 명단에 없었으나 현장 관계자는 회사명과 기자 이름을 적게 한 뒤 들여보냈다. 신천지 교인 120여 명도 장내를 가득 채웠다. 

▲ CBS 기자는 출입 거부당했다. 신천지 교인 120여 명이 장내를 가득 채웠다. ⓒ뉴스앤조이 이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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