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지난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25년 만이다. 역대 교황 중 대중들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그의 활발한 해외 사목 활동의 일부다. 최근 그는 이탈리아 복음주의 교회를 방문하며 또 한 차례 이목을 끌었다.

7월 28일 월요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주의 종파인 오순절 교회를 방문했다. 교황이 오순절 교회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탈리아 남부 카세르타에 있는 복음화해교회를 방문한 교황은 350명의 성도 앞에서 설교를 하고 그의 오랜 친구인 지오반니 트라에티노(Giovanni Traettino) 목사를 만났다.

"오순절파를 박해하고 부인한 사람들 대부분은 인종을 말살하려던 사람들이다. 그중에는 가톨릭 교인들도 있었다." 오순절파를 믿는 것 자체가 금지되던 1920년대 이탈리아 파시즘 정권을 가리키며 한 말이다. 교황은 "자신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었는지 몰랐을 가톨릭의 형제자매들을 대신해 가톨릭의 목사로서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내가 복음주의자들을 방문했다고 크게 놀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저 형제들을 만나러 온 것이다. 나는 복음주의자들을 '형제'라고 생각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들과 조금 다르다. 그는 남미 출신이며, 예수회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교황에 선출되었다. 그는 교인들의 사회참여를 강조하기도 하고, 그를 보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온 환자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의 SNS 계정에는 세계 곳곳을 방문하며 신자들과 찍은 사진들이 이따금 올라온다. 지난 7월 28일, 역대 교황 중 처음으로 이탈리아에 있는 복음주의 교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사진 제공 freeimages)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교황의 오순절 교회 방문이 복음주의 리더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교황이 오순절 교회를 박해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 것을 환영했다.

2005년 5월부터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을 이끌고 있는 제프 터니클리프(Geoff Tunnicliffe) 목사는 교황의 이 행동이 특히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갈등이 높은 나라들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고 꼭 언급해야 하는 것은 복음주의자를 포함한 개신교인들이 가톨릭 크리스천에 의해 차별을 받은 역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행동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우리가 신학적으로 다를 수는 있지만, 그것이 차별이나 박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과오를 인정하고 서로 용서를 구해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런 면에서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그는 가톨릭과 복음주의자 사이의 믿음과 우정이 신학적인 교류를 더 깊어지게 할 것이라 믿는다. "요한복음 17장에 보면 예수님은 우리를 하나로 부르신다. 기독교 교파들 사이에 신학적 차이점이 분명 존재하지만, 중심부에는 공통점이 훨씬 많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 점을 이해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교황의 이런 이례적인 행보에 일부 목사들은 전혀 달갑지 않다는 의견을 보인다. 특히 한국의 몇몇 목사들은 '기독교와 가톨릭 일치 반대 전국 목사 집회'를 열어 교황의 한국 방문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교황 방한 이틀 전인 12일 일산에 모여 또 한 번 대규모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제6차 아시아 청년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는 교황은 그 후 꽃동네, 해미순교성지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16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를 집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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