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해 한국교회언론회가 8월 16일로 예정된 123위 시복식을 반대하는 논평을 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막대한 예산과 인력, 교통 체증 등의 이유를 들면서 시복식 장소를 서울 광화문 광장이 아닌 성당에서 치르라고 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야외 집회는 개신교만 가능하고, 가톨릭은 안 되느냐고 비판했다. (한국교회언론회 홈페이지 갈무리)

천주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교황의 방한은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4일 입국해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종교 지도자 만남, 시복식 등을 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 16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을 집전한다. 시복식은 교황청이 죽은 사람의 덕행과 신앙을 증거하여, 공경의 대상이 될 만하다고 공식적으로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984년 방한한 요한 바오로 2세는 103위의 시복식을 가졌다. 이번 시복식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며, 천주교인 20만 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언론은 시복식이 열리는 당일 50~100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복식이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교회언론회(언론회·김승동 대표)는 7월 10일 '시복식, 성스러운 예식이면 성당 안에서 하라'는 논평을 내고 반대했다. 막대한 국가 예산과 인력이 들고, 교통 혼잡을 초래해 시민의 불편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천주교 신자가 장시간 폭염에 노출되는 것도 우려했다.

시복식이 가톨릭 홍보 수단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도 했다. 언론회는 불교가 말하는 '종교 편향'의 나쁜 사례가 되고, 종교 간 불편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야외 시복식은 국민에게 불편을 강요하는 것이라면서 천주교 성당 안에서 조용히 치르는 게 옳다고 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과거 천주교가 종교의 이름으로 수많은 기독교인을 박해하고 살해했다면서 교황을 환영하는 일에 함부로 나서지 말라고 덧붙였다.

언론회의 논평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개신교도 야외 행사를 하면서 천주교의 행사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시복식 6일 전인 8월 10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대규모 개신교 집회가 열린다"면서 개신교는 되고 천주교는 안 되느냐고 꼬집었다. 당일 에는 수만 명의 청소년이 참여하는 라이즈업코리아 찬양 집회가 예정되어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개신교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논평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개신교나 실내에서 집회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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