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종운·방인성·백종국)가 최근 새 건물에 입당한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 우려를 표명했다. 개혁연대는 11월 26일 성명서를 발표해, 사랑의교회가 새 예배당을 대하는 태도는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기려는 모습이며 교인들은 이를 깨닫고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와 기독교 단체들도 사랑의교회에 회개를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최근 초호화 건물에 입당한 사랑의교회를 비판했다.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기고 누릴 수 있다는 착각이 탐욕을 경건으로 포장하려는 자기기만을 낳고 말았다고 일침을 놨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개혁연대는 사랑의교회가 수천억 원을 들여 초호화 건물을 지어 놓고 이를 경건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랑의교회는 새 건물에 입당하면서 '하나님이 다 하셨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오 목사는 11월 17일 '새 예배당은 이런 교회가 되게 하소서'라는 제목의 기도문에서, 새 예배당이 사회적 약자와 복음을 모르는 사람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교회, 교회를 적대시하는 사람들도 감동받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했다. (관련 기사 : 사랑의교회 새 건물 바라보는 교인들의 두 표정) 사랑의교회의 이런 태도는 '자기기만'이라고 개혁연대는 꼬집었다.

사랑의교회가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기며 누릴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다고 개혁연대는 일침을 놓았다.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이 주는 권력과 혜택을 누리면서, 동시에 말구유에서 태어나고 머리 둘 곳 없이 살았던 예수의 사랑도 받으려 한다고 했다. 큰 건물을 짓는 데 드는 막대한 자금은 복음이 보장해 주는 게 아니라 맘몬이 약속하는 바라고 했다. 개혁연대는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초호화 예배당에 담아내려는 순간 복음의 본질이 왜곡된다며, 사랑의교회가 큰 예배당을 짓지 말고 교회를 분립시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자기기만에 빠진 교회에서, 교인들은 교회의 회개와 회복을 위해 영적인 싸움에 헌신해야 한다고 개혁연대는 말했다. 예언자적인 저항을 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최소한 교회의 부패를 결과적으로 옹호하는 자리에 더 이상 머무르지 말라고 했다. 눈물을 머금고라도 교회를 탈출해 새로운 길을 걸어가기를 독려했다.

교계의 흐름이 '이왕 건물이 완공됐으니 이제 과거는 잊고 사랑의교회가 새로운 미래를 잘 펼쳐 갈 수 있도록 격려하자'라는 점도 우려했다. 개혁연대는 사랑의교회를 앞장세워 하나님나라의 큰일을 도모해 보겠다는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했다. 하나님나라의 능력은 화려한 외적 규모가 아니라, 한없이 약한 십자가의 제자도에 있다는 것을 한국교회가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오는 12월 4일 3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사랑의교회 건축을 통해 본 한국교회 건축 문제'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연다. 기윤실은 사랑의교회 새 예배당이 △3000억 원에 달하는 건축비와 대출금 △적법하지 않은 내부 의사 결정 과정 의혹 △도로 지하 점용에 따른 실정법 위반 △공공성을 갖추지 못한 교회 디자인 등 한국교회 건축 문제의 축소판이라고 봤다. 권혁률 대기자(CBS), 정시춘 대표(정주건축연구소),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 종교사회학)가 패널로 참석한다. 문의 : 02-794-6200, cemk@hanmail.net

다음은 개혁연대 성명 전문. 

탐욕을 경건으로 포장하려는 사랑의교회를 슬퍼한다!

우리는 여러 차례 사랑의교회 건축이 안고 있는 심각한 신앙적·신학적·교회사적 문제를 제기하며 건축을 간곡히 만류한 바 있다. 교회와 사회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 왔던 사랑의교회마저 부패한 한국교회의 흐름에 결정적으로 합류하게 되는 것이 너무나 슬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랑의교회는 하나님과 교회를 진실로 사랑하는 수많은 이들의 충정 어린 호소를 외면하고 건축을 강행하여 마침내 11월 30일 입당 감사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애통하는 마음을 담아 우리의 입장을 천명하고자 한다.

첫째, 사랑의교회는 탐욕을 경건으로 포장하려는 자기기만에서 하루 속히 벗어나길 기도한다.

사랑의교회는 입당을 앞두고 경건하고 아름다운 말들을 쏟아 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새 예배당은 이런 교회가 되게 하소서'라는 오정현 목사의 기도문에 주목한다. 그는 새 예배당이 도시의 사회적 약자들과 산간벽촌의 교인들 그리고 복음을 모르는 이들이 편히 거할 수 있는 교회, 건축학적 아름다움보다 영성과 경건함 그리고 눈물의 기도에 매료되는 교회, 교회를 적대시하는 이들이 오히려 감동받는 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경건하고 아름답게 들리는 기도이다. 그러나 기도문의 제목 자체가 보여 주듯 새 예배당 즉 건물을 교회와 일치시키려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는 우발적이고 사소한 표현의 실수가 아니다. 사랑의교회가 새 예배당 건축에 헌신한 것은 결코 세속적 탐욕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나라의 복음에 충실한 교회를 세우고자 함이라는 점을 증명하려는 간절한 마음의 발로이다. 그러나 진실은 하나님나라의 복음에 충실한 교회를 웅장하고 화려한 예배당 안에 담아내려는 순간 그 본질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웅장하고 화려한 예배당을 짓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자금은 하나님나라의 복음이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 맘몬이 약속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막대한 자금을 모으는 과정에서 맘몬이 하나님나라의 복음 안으로 슬며시 들어오게 된다. 세상의 강함을 이기는 하나님의 약함 즉 십자가의 제자도는 언어의 유희로 전락한다.

사랑의교회는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이 가져다 주는 권력과 혜택을 다 누리면서 동시에 말구유에 탄생하시고 머리 둘 곳도 없이 사신 예수님의 사랑도 받으려 한다. 부와 경건을 동시에 누리려 했던 부자 청년을 꼭 닮았다(막 10:17~31).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기며 누릴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것이다. 착각은 탐욕을 경건으로 포장하려는 자기기만을 낳고 말았다.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에게 하신 말씀이 답이다. 은혜로 하루 속히 교회를 확실하게 분립시켜 나누어 주어야 한다. 나누어진 교회들이 사랑의교회뿐 아니라 다른 교회들과도 주 안에서 협력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오정현 목사의 기도는 응답될 것이다.

둘째, 교회가 자기기만의 길에 들어섰음을 인지한 사랑의교회 교인들은 교회의 회개와 회복을 위해 치열한 영적 싸움에 헌신하길 기도한다.

구약시대 예언자들의 인내는 저항하는 인내였으며, 예수님의 온유 역시 저항하는 온유였다. 인내와 온유란 불의에 유약하게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불의에 저항하다 겪게 되는 온갖 불이익과 고통을 기꺼이 견뎌 내며 사랑을 잃지 않는 힘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홀로 일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언제나 하나님은 깨어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예언자적 저항을 통해 교회를 부패의 늪에서 건져내길 간절히 원하신다. 만일 그러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면, 최소한 교회의 부패를 결과적으로 옹호하는 자리에 더 이상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눈물을 머금고 탈출해 새로운 길을 걸어갈 수 있길 간곡히 기도한다.

셋째, 모든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 그리고 각 그리스도인들은 사랑의교회를 두둔하기보다는 눈물로 회개를 촉구하는 진정한 사랑과 용기를 보여 주길 기도한다.

이왕 건물이 완공되었으니 이젠 사랑의교회가 과거는 잊고 새로운 미래를 잘 펼쳐갈 수 있도록 격려하자는 교계의 흐름에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이는 냉소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실용주의가 한국교회 안에 더욱 깊이 뿌리내리게 하는 슬픈 결과를 낳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행여 사랑의교회를 앞장세워 하나님나라의 큰일을 도모해 보겠다는 유혹에 빠지지 않게 되길 기도한다. 하나님나라의 능력은 화려한 외적 규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없이 약한 십자가의 제자도에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교회는 악하고 우리는 선하다는 이분법적 사고와 자기 의를 우리는 늘 경계한다. 사랑의교회 모습에서 실은 우리 자신 안에 깃들어 있는 어둠을 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만 같이 회개하는 마음으로 사랑의교회의 돌이킴을 호소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을 뿐이다. 그 부르짖음 속에서 우리는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느헤미야처럼 자기 백성이 범죄하여 하늘 끝으로 쫓겨난다 할지라도 회개하여 돌이키는 순간 온전히 회복시켜 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붙들고자 한다. 부디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긍휼히 여기셔서 우리 자신과 사랑의교회 그리고 한국교회 전체를 고쳐 주시길, 그 앞에 무릎을 꿇어 눈물로 간절히 기도한다.

2013년 11월 26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박종운·방인성·백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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