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EA를 대표해 신학위원장 토마스 슈마허 목사(사진 오른쪽)가 WCC 제10차 부산 총회에 참석했다. 토마스 목사는 11월 4일 오후 벡스코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EA는 WCC가 채택한 공식 문서를 지지하며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반대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홍재철 대표회장)가 가입해 있으며, 2014년 서울에서 총회를 개최할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이 WCC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밝혔다.

WEA 대표 자격으로 WCC 제10차 총회에 참가한 신학위원장 토마스 슈마허 목사는 11월 4일 오후 벡스코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EA는 WCC가 채택한 공식 문서를 지지하며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는 한기총의 WCC 반대 집회에 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슈마허 목사는 한기총의 WCC 총회 반대 집회에 대해 "한기총이 어떤 이유로 시위를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아직 확인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반대 집회 정보를 파악하는 중이며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슈마허 목사는 한기총이 반대 집회에 참여한 게 확인될 경우 내년 총회 개최와 관련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외신 기자는 '모든 사람을 기독교인으로 전도해야 한다'는 WCC 사명 선언서를 언급하며 WEA가 취하고 있는 복음 전도에 관한 입장을 물었다. 슈마허 목사는 "WCC의 사명 선언처럼 우리도 전도에 충실하자는 입장이다.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고 타 종교인을 그리스도인으로 만드는 게 선교의 핵심"이라고 했다. 그는 오전 선교 회의 축사에서 전도와 복음 전파를 강조하며 북한 주민에게도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도록 WCC가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토마스 목사는 11월 4일 오전 선교 회의 축사에서 전도와 복음 전파를 강조하며 북한 주민에게도 하나님의 말씀이 전해지도록 WCC가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자회견 후 <뉴스앤조이>는 슈마허 목사와 인터뷰했다. 그에 따르면 '종교다원주의, 공산주의, 동성애'는 WCC와 관련이 없으며, 오히려 이러한 한기총의 주장이 억지에 가깝다. WCC가 종교다원주의로 공격받는 이유는 WCC 총회 초기 무당 등 타 종교인을 주 연사로 불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례로 오늘 오전 유대인을 대표해 랍비가 왔지만, 축하 인사에 지나지 않았다"고 슈마허 목사는 말했다. 공산주의와 동성애 역시 WCC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고 했다.

WEA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성 소수자에게 목사 안수를 준 교회나 교단은 WEA에 가입할 수 없다고 슈마허 목사는 말했다. 그러나 WEA는 한기총처럼 동성애자나 성 소수자를 지지하는 이들을 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세계 복음주의 단체와 교회들의 연맹인 WEA는 1948년에 설립된 WCC 역사보다 100년 이상 앞선다. 1846년 종교 자유와 인권, 노예해방 등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해 현재 세계 150개국의 복음주의 교회와 100여 개의 국제단체가 가입돼 있다.

▲ WEA 토마스 신학위원장은 한기총의 WCC 반대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고 했다. WCC는 종교다원주의, 용공주의, 동성애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부산 총회 개막식이 열린 10월 30일, 벡스코 부근에서 한기총이 반대 시위하고 있는 모습. ⓒ뉴스앤조이 이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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