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권 선거 의혹으로 당선이 무효가 된 전용재 감독회장이 판결에 불복하겠다고 선언했다. 전 감독회장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감독회장 자리를 두고 지난 5년간 혼란을 겪었던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가 이번에는 돈 선거 의혹으로 갈등을 겪게 됐다. 감독회장 선거를 치른 뒤 총회실행위원회와 장로회, 남선교회 등이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소송을 하지 말자는 결의를 쏟아 냈으나 소송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올해 7월 9일 당선된 전용재 감독회장이 금권 선거 의혹으로 당선이 무효가 된 탓이다. 전 감독회장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총회특별재판위원회(총특위·현상규 위원장)는 9월 24일 열린 재판에서 전용재 감독회장이 유권자에게 돈을 줬다며 당선을 취소했다. 전 감독회장이 6월 18일 청주의 한 호텔에서 유권자 열 명에게 30만 원씩 주었다는 진술서가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했다. 진술서는 9월 24일 오전 총특위에 제출됐고, 재판위원 13명 중 2/3 이상이 진술서를 사실로 인정해 당선을 없던 일로 했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선고가 나온 날 저녁 총회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권 선거 의혹을 부인하면서 판결에 불복하겠다고 선언했다. 제출된 자료는 거짓이며 자신이 6월 18일 청주에 가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재판 당일에 제출된 자료에 대해 자신에게 변론할 기회도 주지 않고 판결을 내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용재 감독회장의 당선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 과정에서는 유권자들이 금품을 요구한다는 증언이 나왔다.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강문호 목사는 자신이 올해 감독회장 후보로 출마했을 때, 유권자들이 형성한 각종 모임에서 적게는 4000만 원, 많게는 8억 원까지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강 목사에게는 개인적으로 아들 교육비나 가족의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달라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강문호 목사는 이런 요구가 자신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에게도 있었다며, 돈이 없으면 선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품을 요청한 명단과 준 명단을 정리한 증거가 있으니, 필요하다면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 당일에는 제출하지 않았다.

공석이 된 감독회장 자리는 총회실행위원회에서 임시감독회장이나 감독회장 직무 대행을 세워 채운다. 총회실행위원회는 10월 중순쯤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