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회장 선거의 향방을 움켜쥔 총회특별재판위원회가 장정수호위원회의 감독회장 선거 중지 가처분을 논의하기 위해 6월 17일 한자리에 모였다. 총회특별재판위원회는 피고로 지목된 선거관리위원회 측에 각 후보 심사 자료 등을 넘길 것을 통보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김기택 임시감독회장) 제30회 감독회장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회특별재판위원회(총회특별재판위·현상규 위원장)에 선거 중지 가처분이 청구됐다.

장정수호위원회(장정수호위)는 6월 10일 총회특별재판위에 선관위를 상대로 후보 등록 결의 무효 행정소송을 청구했다. 이틀 뒤인 6월 12일에는 선거 중지 가처분을 추가로 청구했다. 행정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감독회장 선거가 완료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행정재판은 사회법에서도 다뤄진다. 김충식 목사를 상대로 후보자 효력 정지 가처분이 제기됐고, 6월 19일 1차 심리가 열린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감독회장 선거가 또 파행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지난 5년간 감독회장 파행을 겪은 감리회는 '직무 대행', '임시감독회장'의 이름을 가진 이들이 주로 이끌었다. 파행은 2008년 9월 감독회장 후보였던 김국도 목사(임마누엘교회)가 선거 하루 전날 법원으로부터 피선거권을 박탈당하며 불거졌다. 2001년 명예훼손 혐의로 1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게 문제였다. '교리와장정' 감독회장 선거법에 따르면 후보는 교회법과 사회법에 따라 처벌을 받지 않은 이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당시 투표 결과 김 목사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본부는 고수철 목사가 감독회장이라고 발표했다. 김 목사 측은 선거 무효 소송을 통해 고 목사를 감독회장직에서 끌어내렸다. 이후 이규학·강흥복 목사가 각각 직무대행과 임시감독회장, 감독회장에 올랐지만 법원으로부터 직무 집행 정지와 재선거 무효 소송을 거쳐 물러나야 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김기택 임시감독회장이 감리회를 이끌고 있고, 7월 9일 감독회장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번 감독회장 선거에는 강문호·전용재·함영환·김충식 목사 등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들은 전국을 돌며 정책 발표회를 하는 등 선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실 감독회장 선거는 지난해 9월 연회 감독 선거와 동시에 하려 했지만, 법원이 감독회장 선거를 중지하면서 따로 진행했다. 일부 후보에 대한 자격 논란이 법원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관련 기사 : 또 소송으로 얼룩진 감독회장 선거)

감독회장 후보 자격 문제는 지금도 논란이다. 장정수호위는 4명의 후보 모두 자격이 없다고 주장한다. 감리회 선거법 제13조(피선거권)에는 "감독회장은 정회원으로 25년 이상 계속하여 무흠하게 시무한 이(4항)", "교회 재판법이나 사회 재판법에 따라 처벌받은 사실이 없는 이(6항)"로 나와 있다. 장정수호위에 따르면 강문호·전용재 목사가 사회법에 의해 처벌받은 적이 있고, 최근 4년간 각종 부담금을 성실하게 완납하지 않았다고 했다. 함영환 목사는 부담금 납부 문제와 여론조사를 빙자한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충식 목사에 대해서는 1989~1990년 동안 미파송으로 처리됐기 때문에 25년 이상 계속 시무 조항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한두 명도 아닌 후보자 전원에게 결격 사유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지지자들은 상대 후보를 폄하하기도 했다. 김충식 목사를 지지하는 신기식 목사는 "강문호·전용재·함영환 목사 가운데 감독회장이 나오면 당선 무효 소송이 뒤따를 것이다. 김 목사만이 무흠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장병선 목사는 김 목사에 대한 가처분 심리가 6월 19일에 열린다면서 자격 없는 후보를 받아 준 선관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총회특별재판위는 6월 17일 모임을 열고 행정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검토했다. 피고 선관위 측에는 각 후보 심사 자료를 10일 이내에 제출하라고 했다. 후보자들에게는 제소 사실을 통보, 해명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다음 회의는 6월 21일에 하기로 했다. 총회특별재판위의 이 같은 결정을 놓고 감리회 본부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본부 측 한 관계자는 "총회특별재판위가 장정수호위의 주장대로 각 후보에게 결격 사유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선거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 제30회 감독회장 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중지 가처분이 청구됐다. 감리회 관계자들은 선거 중지 가처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감리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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