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신학 마당 에르고니아' 제7기 정규 강좌를 소개합니다. 강좌는 총 8주 과정으로 매주 월, 화, 목, 금 네 개의 강좌를 마련했습니다. 2월 18일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강좌에 길동무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 편집자 주

<목요 강좌>

주제 : "성서와 고고학(1) 초기 이스라엘"
강사 : 박태순 목사(새들녘교회)

강의 소개

1838년, 미국 회중 교회 목사로 당시 하버드대학의 자유주의적 신학에 대항하기 위해 새로 설립된 엔도버신학교에서 가르치던 에드워드 로빈슨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여러 역사적 장소의 위치를 찾아내어 성경의 역사성을 의심하는 이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1852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광범위하게 탐사합니다.

1. 가나안 정복의 역사를 찾아

그 뒤에 수많은 학자들이 발굴 조사에 집중하면서 1940년대까지도 지리학과 고고학 자료들을 통해서 가나안 정복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학자들은 이스라엘 근방을 샅샅이 발굴하면서 가나안 정복을 뒷받침해 줄 단서와 증거물을 찾았고 많은 기독교인들이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환호 소리는 곧 잠잠해집니다. 발굴과 조사가 더 진행되면서 여호수아가 정복한 여리고와 아이 지역은 정복 당시에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음이 밝혀집니다. 성경은 이스라엘 백성이 기브온을 파괴했다고 기록했으나 실제 그곳은 파괴 흔적이 없었습니다. 실제 파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들의 연대 추정은 성서와 불일치했습니다.

사실 더 난감한 것은 성경 자체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호수아서를 보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5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수 10:40), 12지파가 이 땅을 분배받습니다. 하지만 사사기에서는 전혀 다릅니다. 사사기에서는 땅의 분배가 먼저이고 정복이 나중에 일어납니다. 또 가나안 땅 전체가 정복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사기 1장을 보면 정복하지 못한 20개의 도시 명칭이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여호수아서와 사사기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역사적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2. 출애굽은 실제인가

가나안 정복의 출발점인 출애굽으로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이야기는 출애굽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40년의 광야 생활 가운데 38년을 가데스바네아에서 야영생활을 했습니다(민 13, 14, 20장). 가데스바네아는 오늘날 이스라엘과 이집트 국경에 있는 에인 엘-쿠데이라트 오아시스 지역으로, 고고학자들은 그곳에서 기원전 10~7세기의 여러 개의 글귀들과 작은 요새를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38년 동안 수십만의 피난민들이 살았던 곳에서 출애굽의 추정연대인 기원전 13-12세기의 유물은 전혀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고고학자들은 발굴된 유물을 출애굽의 역사성을 증명하는 '증거물'로 사용하는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로운 조사와 연구가 거듭될수록 성서 본문과 역사적 유물과의 관계는 더 뒤틀려 버리고 그리스도인들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교회에서 듣고 배운 '믿음의 근거'와 '역사적 증거물' 사이에는 쉽게 건너갈 수 없는 넓고 깊은 틈새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몇 가지 대응방식이 있습니다. 고고학, 인류학, 사회학 등의 폭풍과 같은 역사적 증거물에 두 손 들어 항복하여 출애굽과 가나안 정복 등의 이야기를 오로지 믿음을 고양시키는 '설교 본문'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는 지금까지 해왔던 그대로 '축자영감설'과 ‘성서 무오설’을 부여잡고 이러한 사회과학의 결과물을 외면해버리는 것입니다.

3. 성서와 고고학 사이에 다리 놓기

그리고 다른 대응 방식 하나는, 고고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증거물과 연구 결과를 성경과 조화시키려는 노력입니다.

이것은 성경과 고고학의, 더 나아가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사회과학과의 '다리 놓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리 놓기의 첫 작업은 바로 출애굽과 관련된 성서 본문을 다시 읽어보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형성기라 불리는 기원전 1200년경부터 1000년, 다윗이 왕권을 확립하기 이전까지의 기간에 팔레스타인의 산간지대에 존재하였던 집단을 학계는 "초기 이스라엘"이라고 부릅니다. 아브라함이 살았던 족장시대, 모세의 출애굽,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 등이 포함되는 이 시기 이스라엘의 시작과 정착, 사회의 구조와 관습 등에 관한 성경 본문과 거기에 따르는 고고학 연구 결과를 비교분석하는 것은 구약성서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됩니다.

다리 놓기를 통해 초기 이스라엘 역사를 재구성함으로써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성서에 대한 깊은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의 많은 이들이 이 다리를 통해 성서와 하나님 앞으로 더 쉽게 건너올 수 있을 것입니다.

주교재 및 참고 도서

주교재
- <고대 이스라엘 : 개정증보판>, 허셜 생크스 엮음. 한국신학연구소, 2005.

참고 도서
- <고대이스라엘역사>, 밀러, 헤이스,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2001.
- <구약성서이해>, 버나드 앤더슨, 크리스챤 다이제스트, 1994.
- <성경 : 고고학인가 전설인가>, 이스라엘 핑컬스타인, 닐 애셔 실버먼, 까치, 2002.
- <고대 이스라엘의 기원>, 허셜 생크스 외 4인, 한국신학연구소, 2008.
- <성경은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 윌리엄 슈니더윈드, 에코리브리, 2006.
- <성경 역사, 지리학, 고고학 아틀라스>, 앤슨 레이니, 스티븐 나틀리, 이레출판, 2011.
- <새로운 예언서 개론>, 우택주, 침례신학대학교출판부, 2005.

강의 일정

1. 구약성서를 읽기에 앞서
2. 아브라함, 이삭, 야곱, 그리고 요셉
3. 출애굽은 역사적 사실인가
4. 가나안 정복 전쟁의 이론과 사실들
5. 거룩한 전쟁(헤렘법)은 하나님의 명령인가
6. '이스라엘' 민족과 '가나안' 민족
7. 야웨 신앙의 기원과 특징
8. 초기 이스라엘의 생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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