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르고니아 강사와 수강생이 4월 26일 <뉴스앤조이> 세미나실에서 간담회를 했다. 수강생들은 소수 사람이 강의를 듣고 끝나는 것에 아쉬워하며 동영상이나 팟캐스트 제작을 요구했다. ⓒ뉴스앤조이 정재원
<뉴스앤조이> 신학마당 에르고니아 제4기 신학 강좌에 참여했던 강사와 수강생이 지난 4월 26일 <뉴스앤조이> 세미나실에 모여 간담회를 했다. '실천을 통한 믿음의 회복'이라는 의미를 담은 에르고니아는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지성과 영성을 고루 겸비하기 위한 항해를 8주간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그 항해의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기 위해 열렸다.

제4기 에르고니아는 △집단에서 개별 영성으로-마가복음 새롭게 읽기 △신·구약 성서 역사 비평 입문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 △버림받은 이스라엘의 절망과 희망 : 포로 시대의 이스라엘 등 총 4강좌를 진행했다. 강사는 각각 주원규 목사, 강병욱 전도사, 박성진 목사, 박태순 목사가 맡았다. 그리고 10여 명의 수강생이 참여했다.

수강생들은 에르고니아에서 배우고 공부했던 성경에 관한 내용이 새롭고 충격적이었다고 고백했다. 마가복음 강의를 들었던 원주상 씨(큰나무교회)는 첫 강의를 들었을 때, "이러다가 신앙을 버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모태신앙으로 보수 교단에서 자라오며 그는 성경책 위로 넘어 다니지도 못하게 했던 교회 풍토에서 살았다. 그런 원 씨에게 성경이 역사책이고 여러 문서의 편집본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말이었다. 그러나 8주간 열심히 강의를 듣고 스스로 공부하면서 그가 깨달은 점은 "지금까지 성경에서 진리이신 하나님을 본 게 아니라 성경책 자체를 우상화"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 박태순 목사가 수강생에게 수료증을 수여하는 장면. ⓒ뉴스앤조이 정재원
이문규 씨(수정교회)는 4과목 모두 수강했다. 처음에는 마가복음을 들으려고 했는데 와서 보니 다른 강좌 모두에 관심이 갔다. 부활, 교회론, 하나님나라 등 다뤄지는 내용이 모두 새롭기만 했다. 그는 기미독립선언문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새로운 세상이 내 앞에 전개됐다"고 했다. 늘 좋았던 것은 아니다. 충격적이고 힘이 빠지는 부분도 있었다.

"역사 비평을 들으면서 좀 놀랐다. 동정녀 설화에 관한 이야기는 내가 알고 있던 것과 달랐다. 강의를 들으면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성경 지식과 달라 감당하기 어려운 적도 있었다."

▲ 마가복음을 강의했던 주원규 목사는 "건강한 교회를 세워 가기 위해서는 성도 각자가 성경에 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정재원
에르고니아 강사들은 교회와 사회라는 맥락에서 성경을 정직하게 읽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전도사는 "역사 비평은 정직성을 바탕으로 연구되고 있다"며 "기존에 알고 있던 내용과 다르더라도 학자가 내놓은 학문적 성과에 정직하게 대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목사는 우리 상식으로 꿰맞추어 성경을 읽을 게 아니라, 모순적 내용이 담겨있는 성경과 깊이 있게 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 목사는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기 위해서는 성도 각자가 성경을 자유롭게 읽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소수만이 한 번 수강하고 강좌가 끝나는 것에 아쉬워했다. 원 씨는 일흔넷의 노모와 함께 듣고 싶었지만 모시고 올 수 없었다며, 온라인에서 들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다. 주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요즘 유행하는 팟캐스트로 강의를 만들어달라는 제안까지 나왔다.

박 목사는 "오프라인 강의와 온라인 동영상을 같이 올리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이를 위해 기술적으로 보완하고 그에 맞는 강좌 준비를 하겠다"고 답했다.

제5기 에르고니아 신학 강좌는 5월 29일부터 8주간 <뉴스앤조이> 세미나실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강의는 △주술에서 복음으로-로마서 새롭게 읽기 △십자가로 더 가까이-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 △건강한 교회 만들기 △메시아를 갈망하다 : 그리스-로마시대의 이스라엘 등 총 4강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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