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6일 쌍용차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부활절 희망 예배가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열렸다. 예배에는 50명이 넘는 학생들과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최유진
3월 31일, 22번째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죽음이 발생했다. 4년 동안 이어진 파업은 해고 노동자들에게는 외로움 싸움이었다. '쌍용차 노조' 출신이라는 꼬리표에 이력서 한 번 제대로 낼 수 없었고, 그나마 괜찮으면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일이었다. 고 이윤형 씨도 그랬다.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기 며칠 전, 그는 희망텐트 동료들을 찾아왔다. 충남 당진에 면접을 보러 간다면서 "잘 되면 평택으로 거주지를 옮기겠다"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동료의 죽음 이후 드리는 예배라 엄숙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2시간 넘게 이어진 예배 시간은 웃음꽃이 가득했다. 4월 6일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한기연) 주최로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열린 희망 예배는 50명 넘는 학생들과 조합원들로 북적였다. 작년 12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30일 추모 기도회로 인연을 맺은 한기연과 쌍용차 조합원들은 오랜만의 만남에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함께 부활절 달걀을 나누었다.

▲ 박승렬 목사는 "22명의 노동자들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그들이 우리 삶에서 부활하는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유진
박승렬 목사(한우리교회)는 '죽음에서 생명으로'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부활'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박 목사는 "부활의 소식을 제일 먼저 들은 사람은 예수님의 죽음을 가장 안타까워하며 예수님 곁을 지켰던 여인들이었다. 부활은 거창한 곳이 아니라 예수님을 기억하고 슬퍼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난다"고 했다. 박 목사는 "비록 22명의 노동자들이 죽음을 맞이했지만,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그들이 우리의 삶에서 부활하는 것"이라고 했다.

설교 후 박보름 간사의 인도로 기도회가 이어졌다. 박 간사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우리에게도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22명의 조합원의 죽음을 추모하는 기도를 하자"고 했다. 그는 "아픔과 눈물이 없는 곳에서 그들이 평안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기도가 끝나고 전경호 무급휴직자의 신청으로 '광야에서'라는 노래를 불렀다. "오늘 배달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예배에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불러 줬으면 한다." 신하나 간사가 전 씨의 이야기를 대신 전했다. "우리 어찌 가난하리오, 우리 어찌 주저하리오. 다시 서는 저 들판에서, 움켜쥔 뜨거운 흙이여." 전 씨의 마음을 담아 참석자들은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한편, 같은 시간 부활절 희망 예배와 함께 덕수궁 대한문에서는 쌍용차 희생자를 위한 추모 기도회가 열렸다. 대한문에 다녀 온 조합원은 "경찰이 깔판과 침낭도 반입하지 못하게 했다. 분향소에는 겨우 돗자리에 영정사진만 얹어놓았다"고 했다. 비록 장소는 다르지만 참석자들은 추모제를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 김혜정 학생의 인도로 조합원들과 학생들이 '아름다운 마음들이 모여서' 찬양과 함께 율동을 배우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유진
▲ (왼쪽부터) 이지은, 김혜정, 위지원, 양효진 학생이 'over the rainbow'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특송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최유진
▲ 예배 후 부활절을 기념하는 달걀과 떡을 나누었다. ⓒ뉴스앤조이 최유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