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합동(예장합동·총회장 이기창) 서경노회(노회장 박규갑)가 신년 하례회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었다. 이날 팔레스호텔에서 제일성도교회 수석 장로 겸 청빙위원장 김승기 장로를 만나 진 목사를 청빙하게 된 경위를 들었다. 김 장로는 진 목사 청빙을 주도했으며, 반발하는 안수집사들을 설득하는 일에도 최전선에 나섰다. 다음은 김 장로와 인터뷰한 내용이다. (관련 기사 : 제일성도교회, 세습 준비 완료)

황진수 목사의 사위 진웅희 목사를 특채로 청빙했다. 청빙을 공채가 아닌 특채로 한 이유가 있는가.

청빙위원회 내에서 후임 청빙을 공채와 특채 중 무엇으로 할지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공채는 좋은 방법이지만 단점이 있다. 주로 서류로 평가하고, 인터뷰도 짧게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성품과 인간관계 등 됨됨이를 충분히 따져 보기가 어렵다. 청빙위는 이런 면에서 공채보다 특채가 좋은 방법이라고 합의했다. 청빙 방법을 특채로 결정한 후, 주변에서 4명가량을 추천받았고 청빙위는 후보자들을 찾아가 만났다. 진 목사도 이때 후보로 추천된 것이다.

진 목사는 젊지만, 실력과 인격을 겸비한 인물이다.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고 진 목사에게 알리자 극구 사양하면서 다른 목사를 추천했다. 끝까지 자신은 부족하다고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진 목사가 정말 겸손하다고 느꼈다. 다른 목사들은 어떻게 해서든 대형 교회 담임으로 오려고 하지 않는가. 진 목사는 설교도 잘한다. 많은 교인이 진 목사의 설교에 은혜를 받았다. 장로들까지 눈물을 흘리며 들었다.

특채 청빙이 결과적으로 교회 세습이 됐다. 세습 때문에 교회 안팎에서 지적받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재목이 아닌 사람에게 억지로 세습하려고 하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적법에 따라서 적합한 인물이 온다면 문제가 안 된다고 본다. 적합한 인물이 담임으로 청빙됐는데, 아들이나 사위라서 문제라고 하는 것도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공동의회에서 90% 이상의 지지를 받았을 정도로 진 목사의 신뢰도는 높다.

기업은 유능한 인재를 스카우트하기도 한다. 국제화 시대에 교단이 편을 갈라서 목사 자격을 따지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 교단의 전통과 분위기를 생각하는 것이라면, 교회에 와서 배우고 익히면 된다. 교회와 총회 발전을 위해 조금 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보는 교인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진 목사를 청빙하기로 내정한 뒤 청빙위원장으로서 교인들에게 경위를 보고하고, 진 목사가 청빙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권사회와 안수집사회에 설명회를 열고 토론도 했다.

몇몇 안수집사들이 반대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황 목사와 함께 물러가야 할 세대의 사람이다. 차기 담임목사와 사역하고 교회를 위해 헌신할 사람들은 안수집사들이기 때문에 진 목사는 안수집사들을 위해 청빙한 것"이라고 했다. 진 목사는 안수집사들과 소통하고, 호흡을 맞추기에 적합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진 목사는 다른 교단 소속이다. 편목 과정도 마치지 않아서 총회에도 가입하지 못했다. 교회법에 저촉되는데, 서둘러 청빙한 이유가 무엇인가.

청빙이 급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진 목사 청빙이 늦게 결정됐기 때문이다. 황진수 목사가 진 목사 청빙을 두고 1년가량 고민했다. 청빙위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황 목사에게 보고했기 때문에 황 목사의 고민도 깊었던 것 같다. 교회를 위해 빠르게 결정해 달라고 했지만, 황 목사는 계속 묵묵부답이었다.

황 목사는 서경노회에서 덕장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교인들에게 교회 재정 사용에 의문이 있다면 언제든 재정부에서 장부를 열람해 확인하라고 한다. 그런 황 목사이기에 후임 청빙을 두고 그만큼 심사숙고한 것이다.

나는 교회법에 대해서 잘 모른다. 진 목사가 노회에 가입된 것으로 알았다. 편목 과정은 노회 추천을 받아야만 시작할 수 있는데, 진 목사가 노회 추천으로 지난해부터 편목 과정을 밟고 있다(기자가 진 목사는 아직 노회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하자, 김 장로는 이 부분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진 목사가 제일성도교회로 언제 오는가. 지금 청빙되어도 교회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에 교회에서 제대로 된 호칭과 위치가 없을 것 같다.

진 목사는 1월 마지막 주에 올 것 같다. 동역목사나 동사목사로 우선 사역하게 된다. 교회법상 황 목사는 5월에 은퇴한다. 만 71세가 되기 때문이다. 당회장권도 진 목사에게 차츰 이양할 것이다. 원로목사 취임과 담임목사 이임은 11월 정도에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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