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 홍재철 목사가 설립한 북한옥수수심기범국민운동본부(이하 북한옥수수심기)가 한기총 회원 단체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기총 회원 단체 가입은 법인 등록 5년 이상, 1만 명 이상의 회원을 갖춘 단체로 대외 활동 실적이 있어야 가능하다.

북한옥수수심기는 그러나 지난 2008년 9월에 통일부로부터 비영리법인 허가를 받은 신생 단체로 법인 등록 5년 이상 돼야 단체 가입이 가능한 한기총의 규정에 어긋난다. 북한옥수수심기 측은 또, 회원이 개인과 기관 등 1만여 명이 넘는다고 주장하면서도 대북 지원 내용은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 단체의 상임대표를 맡은 한 관계자는 사업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북한 사업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된 후에 정확한 내용은 나오지 않겠냐"며, "사업 내용은 통일부에다 다 보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일부의 이야기는 달랐다. 통일부에 확인 결과 북한옥수수심기운동본부는 지난 2008년 9월에 비영리법인 허가를 받은 사실은 있지만, 대북지원사업자 지정을 받지 않았고, 대북 지원 실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는 또, 북한에 옥수수 씨앗을 개발, 보급해 온 국제옥수수재단과 긴밀한 협조를 해 오고 있다고 밝혔지만, 국제옥수수재단 확인 결과 재단 측은 "단체 간 협약이나 협력 사업은 없다"고 말했다. 국제옥수수재단 측은 "북한 내 옥수수 종자를 연구하고 보급하는 일은 옥수수재단이 유일하게 하고 있어, 단독으로 북한에 옥수수 심기를 지원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의혹은 또 있다. 1만여 명의 회원 명부도 확인이 안될뿐더러 운영 인력도 경서교회 부목사와 전도사로 채워져 있어 한기총 회원 가입을 위해 급조된 것이란 의혹이 짙다. 북한옥수수심기의 한 관계자는 "관리 비용 일체를 경서교회가 담당하고 있고, 사업 기금도 마련돼 있다"고 밝혔지만, 기금 규모나 사용 계획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이 단체가 한기총 가입 자격이 안 될 경우 홍재철 목사는 한기총 공동회장 자격도 없을뿐더러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송주열 / C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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