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천지 교인 2,000여 명은 지난 11월 7일 부평구청 앞에서 교회 건축 허가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부평구가 편파적으로 건축 허가를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 <부평신문>)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총회장 이만희) 소속 인천교회의 재건축을 두고 신천지와 지역사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신천지 12지파 중 '마태 지파'로 알려진 인천교회는 2010년 초 인천 창천동 옛 쌍용자동차 부평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교회 재건축을 추진했다. 인천교회 측은 현재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있는 교회가 1,500여 명이 넘는 교인을 수용할 수 없고, 주택 재개발 정비 사업 구역에 포함돼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하지만 부평구 건축과는 인천교회가 건축되면 주변 지역의 교통이 혼잡해진다는 등의 이유로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담당 공무원은 "인천교회가 건축하게 되면 해당 지역에 차량이 많아져 주정차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고 했다. 또 "교회 출입구가 좁은데다가 인도 앞에 있어 한꺼번에 교인이 이동할 때 다른 시민의 보행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축과는 2010년 4월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 인천교회 측이 신청한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신천지 소속 교인 2,000여 명은 지난 11월 7일 부평구청 앞에서 인천교회 건축 허가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부평구청이 편파적인 건축 행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인천교회 재건축 승인을 통과시키라고 요구했다. 이날 신천지 교인 김 아무개(46·여)씨는 <부평신문> 인터뷰에서 "신천지 교회에 대한 건축 허가만 내주지 않는 것은 종교 차별이다"며 부평구청을 비판했다. 또 인천교회 관계자는 "해당 대지는 준공업지역으로 인천시 도시계획조례 제43조 4호에 의거하여 건축할 수 있다. 부평구청은 우리 교회가 해당 대지에 건축하는 것을 반대할 만한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담당 공무원은 "구청은 행정관청으로 종교 간 차별은 없다"며, "건축위원회에서 적법성 여부를 따져 법적 요건을 충족했다면 허가가 나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허가를 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신천지 인천교회 재건축 소식이 알려지자 인천 지역 기독교계가 들고 일어났다. 2010년 6월 7일 인천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신천지 대책 인천시 범시민연대(대책연대)'는 부평구청 앞에서 신천지 건물 신축 반대 시위를 벌이고 2만여 명이 서명한 명부를 구청에 전달했다.

대책연대는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는 자신이 '보혜사'라는 논리로 정상적인 교인들과 젊은이들을 현혹해 선량한 가족들에게 피해를 줬고, 과거 다른 지역에서 신천지 때문에 가출·이혼·자퇴 등 가정과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현상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역사회를 혼란에 빠트리는 신천지의 건물 신축 반대 운동을 인천시 기독교총연합회·부평구 기독교연합회 등과 연대해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책연대 관계자는 "부평구의 건축 심의 과정 등을 지켜보고 추가 대응할 계획이며, 원주와 익산에서 신천지 교회 건축을 막아냈듯이 인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 신천지 본부 건설? 원주시엔 어림없어!)

지난 11월 21일 부평구청은 인천교회 재건축 부지 인근 공장 대표와 건축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의견 조정 회의를 개최했다. 이는 인천교회 측에서 제출한 건축 허가 신청에 대한 행정절차 중 하나인 '건축 허가 사전 예고제'에 따른 것이다. 회의에서 공장 측은 "교회 재건축 공사로 인해 발생되는 분진과 진동 등이 기계 가동에 피해를 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부평구청 건축과는 11월 25일까지 현장을 답사한 후 다시 조정 회의를 열기로 했다. 12월 6일 열린 2차 조정 회의는 인천교회 측과 공장 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났다. 추후 조정 회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인천교회 측은 건축과가 지적했던 사항을 수정한 건축 계획안을 부평구청에 제출한 상황이다. 담당 공무원은 "인천교회가 건축 허가 요건을 충족하면, 위원회 심의를 거쳐 건축 허가를 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의위원들이 인천교회 측의 건축 계획안을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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