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검찰이 황형택 목사의 횡령 및 사기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했다. 고발인 하경호 집사는 "황 목사와 황 목사 측 증인들의 이야기만 듣고 무혐의를 판단했다. 검찰 항고를 통해 다시 판단 받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유영
지난 12일 검찰이 황형택 목사의 횡령 및 사기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했다. 검찰은 황 목사의 진술과 ㅂ 장로, ㅇ 씨의 증언이 일치하고, 혐의 사실을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다고 했다.

검찰 결정문에 따르면, 황 목사는 △6년간 사용한 목회 지원금 6억 원 △여선교회 바자회 및 카페 수익금 3억 3,600만 원 △3년간 사용한 해외 선교 기금 7,400만 원 △황 목사의 저서 매입 대금 1,000만 원 등 10억 원 이상을 선교와 목회 활동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황 목사는 이 항목들에 대해 횡령 혐의를 받아 왔다. 검찰은 이 항목들에 대해 "개인 목적으로 사용한 근거가 없어 피의 사실을 입증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했다.

황 목사는 해외 선교 기금에 대해서만 증거서류를 제출했다. 목회 지원금·여선교회 바자회 수익금·교회 카페 수익금 등 9억 원가량에 대해서는 영수증이 없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예장통합 총회 헌법 해석 사례집에 의하면 목사의 각종 선교 활동을 위해 포괄적으로 편성된 예산은 목사의 재량에 맡겨 처리하고 증빙 자료는 없어도 가하다'고 기재되어 있다"며, 황 목사의 횡령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검찰은 황 목사의 다른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했다. 황 목사는 교회에서 △돌침대 구입금 1,400만 원 △부친 암 치료비 2,000만 원 △부친 사망 위로금 3,000만 원 등을 받았다. 검찰은 "이 혐의들은 당회의 결정에 따라 지급됐기 때문에 피의 사실을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황 목사는 사기 혐의가 제기됐던 △자녀 유학 자금 1억 2,000만 원 △코스타 출장비 1,500만 원 등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강북제일교회는 황 목사의 자녀들에게 기숙사 비용을 포함한 유학 자금을 매년 지급해 왔다. 고발인 하경호 집사는 황 목사가 교회에 부임할 때 자녀들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황 목사는 부임 당시 이런 약속은 없었다고 했고, ㅂ 장로는 교회 직원과 부목사의 자녀 학자금도 교회에서 전액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황 목사가 교회 규정에 따라 자녀 학자금을 지원받아 왔기 때문에 무혐의라고 했다.

2009년 독일 코스타 출장비의 경우 황 목사가 만성피로 증후군으로 코스타에 가지 못했다는 것이 인정됐다. 황 목사는 지난 2009년 코스타를 다녀오겠다며 교회에서 출장비를 받았지만, 코스타를 가지 않았고 출장비를 교회에 돌려주지 않아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결정문에 따르면, 건강 문제로 코스타에 참석하지 못한 황 목사는 비서 ㅇ 씨에게 출장비를 돌려줬다. ㅇ 씨는 황 목사가 돌려준 돈이 어떤 용도인지 알지 못한 채 이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 ㅇ 씨는 황 목사가 선교 사역을 위해 필요하다고 할 때마다 이 돈을 황 목사에게 조금씩 건네주었다. 황 목사는 출장비가 반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교인들에게 문제가 드러난 지난 2011년 6월 교회에 전액 반납했다. 검찰은 "황 목사가 처음부터 유용할 목적으로 코스타 출장비를 지급받았다고 단정하기에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황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대해 당연한 결과가 나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황 목사 측 한 집사는 "황 목사는 원래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 진실이 드러난 것이다. 반대 교인들은 억지 부리지 말고 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황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검찰의 무혐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검찰 항고를 했다. 황형택 목사를 고발한 하경호 집사는 "검찰이 새롭게 제출한 증거들은 채택하지 않았다. 황 목사와 황 목사 측 증인들의 이야기만 듣고 무혐의를 판단했다. 검찰 항고를 통해 다시 판단 받겠다"고 했다.

검찰의 무혐의 처분 후 맞이한 18일, 강북제일교회에서는 양측 교인들이 다시 충돌했다. 양측 교인들은 교회 정문과 후문에서 두 시간가량 승강이를 벌였다. 황 목사 지지 교인들은 예배당에서 예배하기 위해 진입을 시도했고, 황 목사 반대 교인들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입구를 걸어 잠갔다. 양측의 물리적 마찰을 우려한 경찰이 80명가량 출동했지만, 예전처럼 입구에서 황 목사 지지 교인들을 막아서지는 않았다. 양측의 물리적 마찰은 없었고, 황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줄지어 교회를 7바퀴 돌고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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