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평양노회가 열린 광성교회에 분당중앙교회 교인들 30여 명이 나타났다. 교인들은 최종천 목사 사임이 억울하다고 노회원들에게 하소연했다. 노회는 최 목사 사임을 보류하고 정치부가 조사하도록 결정했다. 담임목사가 자진 사임함으로써 갈등이 끝난 줄 알았던 교회에서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한 순간이다.

최 목사 거취 문제가 정치부로 넘어갔지만, 정치부는 지난 한 달간 한 번도 모이지 않았다. 정치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교인들 간의 갈등은 심각해졌다. 최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일부 교인이 악의적으로 목사를 끌어내린다고 생각한다. 사임을 요구하는 교인들은 최 목사가 사임을 번복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갈등은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다. 일부 교인이 교회를 상대로 4월 13일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했고, 4월 21일에는 최 목사와 재정 위원 2명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를 주도한 교인들은 인터넷 카페 '분당중앙교회 새 출발을 위하여(분새출)' 회원들이다. 이들은 최 목사 복귀를 막으려면 고소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사임이 보류되면서 최 목사가 교회로 돌아오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이들이 사임 보류 전부터 이미 소송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노회가 열리기 전에 소송 비용 모금을 독려하는 휴대폰 문자를 돌렸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이 때문에 노회 장소까지 찾아가 항의하게 되었다고 했다.

사임 과정에 대한 견해도 엇갈린다. 인터넷 카페 '최종천 목사님을 사랑합니다(최사모)'는 <진실과 회복>이란 자료집을 노회 회원과 교인들에게 배포했다. 최사모는 이 자료집에서, 최 목사가 협박과 술수 때문에 사임했으며, 성추행과 횡령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과 생각이 같은 시무장로 몇 명이 최 목사 복귀 요청 탄원서를 최근 노회에 제출했다.

분새출은 반발했다. 교인이 사과문을 감수한 일은 있으나, 사과와 사임은 최 목사 본인 의지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재정 횡령과 성추행이란 표현도 사용하지 않았고, 협박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들은 사임 요구 탄원서를 노회에 전달했다.

갈등은 인터넷 공간에서 격화되고 있다. 분새출과 최사모에는 공격적인 글이 올라오곤 한다. 글 몇 개 때문에 감정이 상한 교인들은 상대를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인다. 그런 글들이 상대를 매도하는 데 이용되면서 오해와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교회가 다시 시끄러워지자 침묵하던 최 목사가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5월 13일 <뉴스앤조이> 기자를 만났다. 최 목사는 애당초 사과문 작성과 사임이 본인 생각은 아니었다고 했다. 교회가 시끄러운 상황을 염려하여, 일부 교인이 사과를 요구하자 그대로 따랐고, 이어 안식년을 요구할 때도 역시 그대로 따랐다고 했다. 그럼에도 교인들이 사임하라고 했고 사태 수습을 위해 사임까지 받아들였다고 했다. 요구를 다 따랐는데도 불구하고 법정 소송까지 벌이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사임이든 복귀든 노회 결정을 따를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회가 사임을 받아들이면 교회를 떠나고, 사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복귀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정치부가 모이지 않은 이유를 듣기 위해 정치부 부장 고영기 목사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통화하지 못했다. 정치부 서기 강재식 목사는 양측이 제출한 탄원서가 접수된 사실은 확인해 주었다. 강 목사는 "조만간 정치부 모임이 열릴 것이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