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도시공동체연구소(성석환 소장)가 제4회 교회와 공동선 컨퍼런스(CCG·Church for thr Common Good conference)를 연다. '도시의 복음, 공동체로 말하다'를 주제로, 지역사회 안에서 공공성 회복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 온 네 개 공동체를 소개할 예정이다.

첫 번째 주인공은 성남에서 연합 공동체를 세우고 있는 하모니포씨티다. 행사는 2월 15일 오후 2시 성음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김상덕 박사(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가 하모니포씨티와 성음교회 사례를 발표하고, 김승환 박사(도시공동체연구소)와 주상락 박사(선교적상상연구소)가 각각 공공신학과 선교적 교회 관점으로 논찬할 계획이다. 종합 토의 시간에는 성석환 소장과 주종훈 교수(총신대), 김상덕 박사, 김승환 박사,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허대광 목사(성음교회) 등이 참여한다.

도시공동체연구소는 네 번에 걸쳐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3월에는 공동 거주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하.나.의.공동체를, 4월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선교회 교회 세미나를, 6월에는 마을 공동체를 일군 대구 사회적협동조합 와룡의 사례를 살펴볼 예정이다.

'교회와 공동선 컨퍼런스'의 목적과 의미는 무엇일까. 아래는 성석환 소장과의 일문일답. 

- 도시공동체연구소가 올해 4회 '교회와 공동선 컨퍼런스'를 연다. '교회와 공동선 컨퍼런스'에서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주제가 무엇이며, 어떤 목적을 두고 있는지 궁금하다.

'교회와 공동선 컨퍼런스'는 도시공동체연구소가 교회와 사회의 공론장을 연결하고, 우리 사회의 공론장에서 주목받는 여러 의제를 전문가들과 함께 나누는 장을 제공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첫 컨퍼런스는 2017년 '교회와 공동선: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사회적 기업가, 시민운동가 중 기독 신앙을 가진 이들과 협력해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공동의 선을 위해 어떻게 헌신해야 할지 논의해 왔다.

올해 컨퍼런스 주제는 '도시의 복음, 공동체로 말하다'이다. 이전과 달리 하루에 끝내지 않고, 4회 연속으로 진행한다. 하루에 여러 의제를 다루다 보니 토론이나 논의가 미진한 상황에서 컨퍼런스를 마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주제는, 코로나19와 싸워 온 한국교회의 사정을 고려했다. 팬데믹 가운데, 교회는 생존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내부의 동질성을 강조하는 방향의 선교 정책을 강화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와 시민사회를 향한 선교적 동력을 대부분 상실해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다시 우리 주위에 모범적으로 지역을 섬기고 다양한 형식으로 지역과 연대하는 교회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2월 15일 소개할 '하모니포씨티'와 '판교 성음교회' 사례는 교회가 법인을 설립해 비영리 단체 및 지역 교회들과 협력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을 섬기고 변화시킨 이야기다. 이후에 다룰 교회들도 모두 독특한 존재 양식을 가진 지역 교회들이다. 이런 교회들이 지역사회에서 공동의 선을 위해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성석환 소장. 뉴스앤조이 박요셉
성석환 소장. 뉴스앤조이 박요셉

- '교회와 공동선 컨퍼런스' 매년 새로운 주제와 패널로 구성된다. 이번에는 ’도시의 복음, 공동체로 말하다‘를 주제로 내세웠는데, 어떤 의미인가.

CCG에서는 그동안 목회자가 아닌 전문 활동가나 전문가들이 강사와 패널로 참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교회를 소개하다 보니 대부분 목회자나 신학자가 강사로 참여한다. '도시의 복음, 공동체로 말하다'는 기획팀에서 아이디어를 내어 확정하게 된 것이다. 직접적인 복음에 관한 내러티브 진술 방식이 현대사회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으나, 교회의 현주소를 볼 때 보다 명징한 언어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할 필요를 느꼈다.

우선 '도시의 복음'은 도시라는 공간에 대한 이해를 전제한다. 오늘날 90%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그러나 도시는 정치경제학적 갈등과 투쟁의 공간이자 일상의 라이프스타일과 환상의 욕망이 부딪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신학적으로는 선교의 장인 동시에 변혁의 장이기도 하다. 일종의 문화 변혁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문화 창조의 자원이기도 하다. 최근 도시 담론이 교회에서 많이 소개돼, 도시 선교를 표방하는 교회들이 많이 나섰다. 그렇지만 대체로 서구 사회에서 유행하는 담론을 수입하여 전파하고 있는데, 한국의 도시적 삶이란 매우 정치적이며 경제적으로 불평등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도시의 복음'이란 우리가 파송된 복잡하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정치사회적 공간이자 선교적 장으로 이해된다. 이런 곳에서 도대체 복음이 어떤 의미일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단지 교회를 도시적으로 건축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그 대답일까. 백화점이나 멋진 전시장과 경쟁해야 할까. 도시에서도 복음은 여전히 구원과 해방의 소식이어야 한다면, 오늘 이 어그러지고 분열된 도시에서 복음이란 어떤 의미로 해석되어야 할까.

우리는 도시의 복음의 의미를 '공동체'에서 찾았다. 공동체를 복원하고 구성하고 형성하고 지키고 창조하는 것이 오늘의 도시에서 해야 할 복음의 활동이며 표현이라고 보았다. 공론장의 언어로 공동체는 곧 우리에게 교회다. 복음의 놀라운 소식은 새로운 공동체의 출현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우리 사회의 공동의 선에 헌신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있는 교회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 이번 컨퍼런스의 주요 청중은 누구인가.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갖는 목회자, 사역자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이 주제는 앞으로 분명히 전문적 역량을 가진 평신도 사역자들에게 더 큰 주제가 될 것이다. 목회는 기술이거나 기능이 아니다.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구하는 일이 그렇게 기술적이고 기능적인 것으로 전락한 것은 비극이다. 그래서 교회의 사회적 역할, 공동의 선에 헌신하는 교회를 지향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 특히 자비량·이중직 사역자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통적인 목회 활동을 넘어서 사회 곳곳에 파송된 사회선교사로서 앞으로 자비량 사역자나 이중직 사역자의 중요성이 선교적으로도 매우 커질 거라고 본다. 지금처럼 음성적으로 생계형 목회자로 남아서는 안 된다. 교회의 다양한 공동체적 활동에 관심을 가진 자비량 사역자들과 미래의 전문적 사역자들을 환영한다. 그리고 법인이나 사회적 기구 같은 기관을 만들어 세상을 섬기고 지역과 함께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일에 관심 있는 교회 지도자들을 환영한다.

- 최근 복음의 공공성, 선교적 교회 운동 등에 관한 개념이 도시공동체연구소가 만들어진 2010년대보다 더 확산된 것처럼 보인다. 비슷한 개념을 전하거나 실제 운동을 하는 단체들도 더 많아진 것 같은데,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여러 자리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한 적 있다. 필요한 흐름이고 아마 앞으로 한국교회의 미래를 전망하고 준비하기 위해 이 방향 외에는 딱히 다른 가능성이 없으리라 본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특이한 은사 중 하나는, 새로운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지만 형식적인 면만 배울 뿐 그 운동이나 흐름이 담고 있는 신학적 내용을 깊이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쉽게 빨리 도입하여 겉으로 보기에는 뭔가 진행되는 듯 보이지만, 유행처럼 지나가고 본질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핵심은 신학이다. 선교적 교회나 공공신학도 따지고 보면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수차례 반복된 갱신의 요구다. 그것은 언제나 성서로, 본래의 예수 운동으로, 하나님나라 운동을 회복하고 늘 새로운 신앙의 존재 양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신학적 결단이어야 한다. 신학을 그대로 두고, 기능과 기술로만 수용하려 하면 언제나 유행처럼 지나치고 만다.

실제로 현재 이런 유의 운동은 답보 상태에 있다. 신학적 전환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선교적 교회 운동을 자본과 인원을 동원할 능력 있는 교회들이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는 도구로 가져다 쓰며 마치 새로운 사역을 하는 것처럼 드러낸다. 세미나를 열 뿐 본질적인 변화는 거부한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정통성 없는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보기 좋은 용어들을 마구 가져다 쓰며 하는 척을 한다.

선교적 교회는 반드시 그 앞에 형용사가 하나 더 붙어야 한다. 반드시 '한국적'이어야 한다. 앞서 말한 대로, 한국적 도시, 한국적 사회, 한국적 상황에 파송된 교회로서 하나님나라에 참여하는 '선교적 교회'의 운동이자 공공신학이어야 한다. 이런 고민은 신학적 의제이다. 목회자 혼자 결단하고 회중들을 객체로 만들어 동원하는 것은 이제 극복되어야 하고, 한국교회가 자신들이 파송된 시대·역사·사회·지역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존중이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하나님나라를 추총하는 이들이 가져야 하는 신학적 상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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