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연대가 2024 정기총회를 열고 사업 보고 등을 진행했다. 개혁연대는 올해에도 건강한 교회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개혁연대가 2024 정기총회를 열고 사업 보고 등을 진행했다. 개혁연대는 올해에도 건강한 교회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김종미·남오성·임왕성)가 2023년 한 해 동안 상담한 결과, 교회 분쟁을 유발하는 직분 중 위임목사(담임목사)가 수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원로목사 직분까지 더하면 73%에 달했다.   

개혁연대는 1월 27일 서울 서대문구 공간새길에서 2024 정기총회를 열고 지난해 진행한 교회 상담 등 사업을 보고했다. 개혁연대는 75개 교회 사건을 117회 이상 상담했다.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교회 분쟁을 유발하는 직분은 위임목사(담임목사) 69.1%에 이어, 노회·총회(10.9%), 장로(9.1%), 원로목사(3.6%)가 뒤를 이었다. 개혁연대는 "목사 직분이 분쟁을 유발하는 게 전체 73%를 차지했다. 한국교회가 여전히 위임목사(담임목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그에 따라 권력도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임목사(담임목사)가 자신의 지위를 가지고 전횡을 일삼거나 설교권으로 회유와 협박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했다.

개혁연대는 교회 분쟁을 유발하는 주체 중 노회·총회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분쟁이 있을 때 노회·총회가 담임목사 편에서 동조하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한 노회·총회의 경우 임시당회장을 세 번이나 보내 교회를 더욱 혼란을 만들었고, 결국 해당 교회가 교단을 탈퇴하게 됐다고 했다.

핵심 분쟁 유형을 살펴본 결과, '교회 운영 문의(정관 및 교단 헌법)'가 21.1%로 가장 높았고, 재정 전횡(16.9%), 인사 및 행정 전횡(11.3%) 등 순이었다. 개혁연대는 "상담 결과 대부분 위임목사와 관련된 교회 운영 문의 상담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당회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거나 문제를 은폐하고 축소하는 추세다. 당회는 교회 안정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일반 교인이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목사의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은폐하고 있다"고 했다.

재정 전횡 문제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임직을 명분 삼아 교단 헌법에도 명시되지 않은 헌금을 강요하는 문제가 만연하다면서 개선을 위한 전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개혁연대는 한국교회 개혁과 건강한 신앙을 도모하기 위해 2024년에도 △교회 상담 및 지원 △여성 안수 통과 운동 △대안 교회 운동 △교회 개혁 아카데미 사업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교회 분쟁을 유발한 주체들 표. 지난해에도 위임목사(담임목사) 수치가 가장 높았다. 개혁연대 2024 정기총회 자료 갈무리.
최근 3년간 교회 분쟁을 유발한 주체들 표. 지난해에도 위임목사(담임목사) 수치가 가장 높았다. 개혁연대 2024 정기총회 자료 갈무리.

이날 정기총회에는 김종미·남오성·임왕성 공동대표를 비롯해 정회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정기총회에 앞서 박대영 목사(광주소명교회)가 '개혁을 개혁하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개혁연대가 20년 넘게 고생을 해 왔는데, 이제는 하던 대로 하면 아무 효과가 없는 시대가 됐다면서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무엇보다 타인에게 들이대는 개혁의 잣대를, 우리 자신에게 먼저 들이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혁연대가 한국교회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돌아보고, 관계 설정을 새롭게 정할 시기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 <뉴스앤조이>가 보도하고, 개혁연대가 (교회에) 가서 시위하면 움찔하기라도 했는데, 이제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 자리를 지키고 돈만 챙길 수 있다면 명예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개혁연대가 못된 사람들의 밥그릇을 뺏고 법적인 제재를 이끌어 내서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할 만한 역량을 갖추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한다면, 단체의 활동이 캠페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하는 세력이 너무 달라졌다. 염치나 체면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연대가 나름대로 구현할 만한 전략은 있는지, (문제 세력을) 저지할 방안은 가지고 있는지, 교회 문제에 개입해도 될 만큼의 권위를 어떻게 확보해 갈 건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교회 개혁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대영 목사는 "교회 건축 안 하고 빌려 쓰면 개혁이고, 큰 교회 유지 안 하고 분립 개척하면 개혁인가. 목회자 신임 평가하는 게 개혁인가. 시스템은 개혁적인데 교인이 10년간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면 개혁이라고 할 수 있느냐"면서 "이런 작업(운동에 대한 성찰)이 없으면 한국교회를 싸잡아서 폄훼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겉만 보지 말고 속울음을 들을 줄 아는 공감의 감성이 필요하다. 그래야 생명을 다치게 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대영 목사는 교회 개혁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복음과 하나님 말씀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가져야 하고, 성령 역사를 위해 기도해야 하고, 잘못된 일을 한 사람에게도 애정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연대가 낮은 자리에서 교회 문제를 바라보고 시혜를 베푸는 마음이 아니라 환대의 마음으로 다가갈 때 생명의 공동체가 창조될 것이라고 했다.   

개혁연대 2024 정기총회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개혁연대 2024 정기총회는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설교를 전한 박대영 목사(광주소명교회)는 성찰을 주문했다. 현실을 냉정히 직시하고, 교회 개혁 운동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설교를 전한 박대영 목사(광주소명교회)는 성찰을 주문했다. 현실을 냉정히 직시하고, 교회 개혁 운동을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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