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편집국장] 한국 사회 개신교인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무종교인과 가나안 교인이 증가하고 있으며, 교회가 사회보다 더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해 11월 전국 19세 이상 성인 4751명을 조사한 '한국인의 종교 현황' 여론조사 결과를 1월 16일 공개했다. 이 조사에서 한국 사회 개신교인 비율은 16.6%로 집계됐다. 불교는 12%, 가톨릭은 8%, 무종교가 63%였다. 2012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조사한 여론조사와 이번 결과를 비교하면, 개신교인 비율은 22.5%에서 6%p 줄어들었고, 무종교인은 18%p 증가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20~40대 개신교인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조사에서 20대(19~29세) 개신교인 비율은 19%, 30대 21%, 40대 26%로 나타났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20대 9%, 30대 11%, 40대 14%인 것으로 나타났다. 20~40대 연령대 개신교인 인구가 각각 절반 정도 줄어든 것이다. 

개신교인 인구는 줄어드는데, 그 가운데 가나안 교인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정기 출석하는 교회가 없거나 6개월간 1회 이하로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을 가나안 교인으로 정의하고, 응답자들의 현황을 살펴봤더니 26.6%가 자신을 '가나안 교인'으로 정의했다. 이는 2012년 한목협 조사(10.5%)와 비교했을 때 2.5배 증가한 것이다.

이 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한국 사회에서 스스로를 개신교인으로 정의하는 사람은 16.6%이고, 그 가운데 6개월에 1회 이상 교회에 정기 출석하는 인구는 26.6%이므로, 6개월에 1회 이상 교회에 출석하는 '전통적 의미로서의 개신교인'은 한국 사회에서 12.2%(16.6%×73.4%)에 그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한국 사회 20대 이상 인구는 4334만여 명으로, 여기에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단순 대입하면 개신교인 인구는 720만 명, '전통적 의미로서의 개신교인'은 528만 명, '가나안 교인'은 192만 명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이런 방식으로 교인 수를 산출하는 것이 엄밀한 방법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2015년 통계청 인구 센서스 결과를 근거로 줄곧 주장한 '1대 종교', '900만 개신교인'과는 큰 괴리가 있음을 보여 주는 데는 부족하지 않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개신교인 비율과 가나안 교인 비율을 고려했을 때, 다른 변수가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2033년 개신교인 인구 비율은 12.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개신교인 인구 중 가나안 교인의 비중은 점점 늘어나, 현재 개신교인 인구 약 4명 중 1명인 수치가 2033년에는 3명 중 1명(37.1%)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다른 문제점은 한국교회의 고령화 속도가 한국 사회보다 더 빠르다는 점이다. 2023년 현재 한국 사회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인데 비해, 한국교회의 60대 이상 인구 비중은 52%에 달한다. 또한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만 14~18세 중고생 700명을 온라인으로 별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고생 중 개신교인 비율은 성인보다 더 낮은 14%일 뿐만 아니라, 그 가운데 36%가 가나안 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성인 가나안 교인 비율보다도 10%p 높은 수치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한국교회는 개신교인과 출석 교인의 감소 속에서, 젊은 세대의 미래를 염려하고 현실적인 노인 목회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그간 개신교인 인구 등을 조사해 온 여론조사 규모는 1000명 내외가 대부분이었다. 이번 조사 대상은 성인 4571명으로, 기존의 여론조사보다 표본 수가 크고 표본 오차도 95% 신뢰 수준에서 ±1.4%p로 상대적으로 작다. 무선전화 무작위 추출(RDD) 방식을 택했다는 점도 일정한 풀(pool)을 대상으로 시행해 온 기존의 온라인 조사 방식과는 다르는 점에서 주목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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