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사역기획국장] 몽골의 말이 멈췄습니다. 초원에서 나고 자라 대지를 누비던 유목민들이 유목을 멈추고 도시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까지 평생 초원에서 가축을 키워 온 이들이지만, 이제는 고향을 떠나 도시에 터를 잡고 있습니다. 그 수가 매년 4~5만 명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유목민들이 도시로 쫓겨 오는 주요 원인은 기후 위기입니다. 몽골은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30년 전, 전 국토의 40%였던 사막지대가 지금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대재앙이라고 부르는 '조드'도 유목민들을 위협합니다. 조드는 가축들의 집단 폐사를 일으키는 가뭄·폭설·한파 등 기상이변을 가리키는데, 8~9년에 한 번씩 찾아왔던 조드가 최근 1~2년마다 발생하면서 그 주기가 짧아지고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전 재산을 잃은 유목민들에게 도시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대기 오염이 심각합니다. 울란바토르는 분지에 위치해 공기 순환도 원활하지 못합니다. 사진 제공 이원정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대기오염이 심각합니다. 울란바토르는 분지에 위치해 공기 순환도 원활하지 못합니다. 사진 제공 이원정
게르촌 모습. 사진 제공 이원정
게르촌 모습. 사진 제공 이원정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도시로 이주하는 유목민들로 포화 상태입니다. 몽골은 인구 절반이 수도에 삽니다. 유목민들은 수도 외곽에 게르촌을 형성하는데, 수도에 거주하는 사람들 중 22%가 이 게르촌에서 지낸다고 합니다. 급하게 형성된 터라 수도나 전기 같은 시설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일자리도 부족한 상황이고요.  

대북 평화 및 국제 구호 단체인 하나누리(방인성 대표)는 샘복지재단과 함께 올해 8월과 10월 울란바토르를 방문했습니다. 이들은 공립 아동 보육 기관과 게르촌 중 하나인 '36동'에 사는 어린이들에게 옷과 마스크, 목도리 등을 나눠 줬습니다. 

이원정 처장은 게르촌 환경이 열악해 어린이들이 여러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했습니다. 게르촌 36동 옆에는 쓰레기장이 하나 있는데, 쓰레기차가 들어오면 이곳 아이들은 쓰레기장으로 몰려갑니다. 쓸모 있는 물건이나 난방용으로 태울 만한 것들을 줍기 위해서입니다. 

게다가 울란바토르는 대기오염이 심각해 어린이들에게 취약한 환경입니다. 대기질을 오염시키는 주범 중 하나가 자동차인데, 대부분 한국을 비롯해 인근 나라에서 수입한 중고차라서 이들이 배출하는 배기가스 질이 좋지 않습니다. 여기에 집집마다 난방을 위해 석탄이나 목재, 심지어 쓰레기장에서 주운 폐타이어 등을 태우면서 대기 오염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하나누리와 샘복지재단은 올해 몽골을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옷과 마스크, 목도리를 전해 줬습니다. 사진 제공 이원정
하나누리와 샘복지재단은 올해 몽골을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옷과 마스크, 목도리를 전해 줬습니다. 사진 제공 이원정
게르촌에 사는 아이가 쓰레기장에서 생필품이나 난방용으로 쓸 만한 물건을 줍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이원정
게르촌에 사는 아이가 쓰레기장에서 생필품이나 난방용으로 쓸 만한 물건을 줍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이원정

하나누리는 '목도리, 남북을 잇다' 캠페인 시즌12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12년 전, 북한 나진·선봉 어린이를 돕기 위해 시작한 캠페인이지만, 지금은 대상을 연해주 디아스포라 아이들, 전쟁으로 고통받는 어린이, 몽골 기후 난민 어린이들에게까지 확대했습니다. 해마다 목도리 2000~3000장을 보내고 있습니다. 

'목도리, 남북을 잇다' 캠페인은 참가자들이 목도리를 직접 제작해 하나누리에 보내야 합니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참가비를 입금하면, 목도리 제작 꾸러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캠페인은 2024년 7월까지 진행됩니다. 이외에도 하나누리는 교회나 가정에 남는 마스크를 기부받고 있습니다. 

이원정 처장은 "하나누리가 생명, 평화의 가치를 내세우며 우리 주변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더 다가가려고 한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도 기후위치나 전쟁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어린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캠페인에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 목도리, 남북을 잇다 시즌12 참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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