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를 세워 가는 분들

얼마 전 후원자 허 아무개 선생님께서 법률 비용에 보태라며 10만 원을 보내 주셨습니다. 올해 일흔이신 허 선생님은 은퇴 후 빌딩 경비 일을 하신다고 해요. 손자 장난감을 하나라도 더 사 주고 싶지만, 후원금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한국교회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면서 "<뉴스앤조이> 역할이 중요합니다. 지금보다 더 잘해 주길 바랍니다"라고 당부했어요. 허 선생님이 남겨 주신 메시지를 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한 일을 하고 있는데 채워 주시지 않겠습니까. 저희도 조금이라도 보태겠습니다." 명성교회 부자 세습과 총회 개최 문제 등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데 적잖은 비용이 들어 걱정된다고 하니, 김 아무개 목사님께서 '힘내라'며 하신 말씀입니다. 앞이 잘 안 보이고 막히는 기분이 들 때마다 이렇게 위안을 주시는 분이 계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뉴스앤조이>는 아이템이 좋아요. 좋은 제품(아이템)을 파는 건 쉬운 일이니, 큰 걱정하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세요." 때마다 명품 조언(?)과 후원을 해 주시는 방 아무개 집사님이 한 이야기입니다. <뉴스앤조이>가 생산한 기획과 보도물이 좋은 만큼 도움의 손길도 계속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더군요. 참으로 든든한 지원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에 만난 어떤 목사님은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면서 의리를 강조하더군요. 네 맞지요, 세상에 사람만큼 소중한 게 어디 있겠습니까. 허 선생님, 김 목사님, 방 집사님과 같은 분들이 계시기에 <뉴스앤조이>가 23년간 꿋꿋이 달려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라기는 <뉴스앤조이>를 함께 세워 나가는 분들이 지금보다 많아졌으면 합니다. 후원·응원뿐만 아니라 꾸짖음·비판도 얼마든지 좋습니다. <뉴스앤조이>가 바로 서 갈 수 있게 관심을 가져 주시고,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편집국 용필

"대형 교회라고 욕하는 건
너무 쉽고 무책임해요"

"대형 교회라고 욕하는 건 너무 쉽고 무책임해요"

· 양윤선 사진작가를 만났을 때 들은 말입니다.
· 올해 7월 성서한국 대회에서 그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는 자신이 충현교회 출신이라고 했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교회를 다녔다고 했습니다.
· 처음에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대형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비호하는 건가 싶었는데, 대화해 보니 그런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 충현교회가 1997년 부자 세습을 결의한 이후, 작가는 교회를 떠났습니다. 대형 교회와 한국교회를 향한 비판 의식도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 하지만 오랜 시간 생각해 보니, 과연 교회를 몇 가지 단면만 놓고 '옳다', '그르다' 판단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 그의 말이 흥미롭고 또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변화의 계기

·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1997년 세습 결의 이후, 그는 충현교회를 향한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교회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했던 마음이 분노와 배신감으로 가득해졌다고요.
· 그런데 2019년, 십수 년 만에 교회를 방문했을 때 일종의 자각을 합니다. 그동안 독기를 품고 바라본 교회가 실은 자신을 품고 키워 준 고향이자 집이었다는 사실을요.
· 아들의 모습이 계기였습니다. 아들이 예배당 입구에 있는 경사진 계단 난간을 미끄럼틀처럼 타고 놀고 있는 모습에서, 어린 시절 자신을 발견한 것이었죠. 양 작가도 어릴 때 부모님을 기다리면서, 아들이 놀던 그 난간을 똑같이 타고 놀았거든요

교회와의 화해

· 돌이켜 보면 비록 이 교회가 '세습'이라는 부정한 일을 저질렀지만, 이 교회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쉼터가 됐는지 그는 알고 있었습니다.
· 자신의 부모님과 형제들처럼 가난하고 의지할 곳 없는 이들이 서로 기대며 일군 교회였습니다. 부족한 시절이었지만 가진 것들을 나누며 풍족함을 경험할 수 있었고요.
· 잘못을 저지르고 분란을 일으켜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 교회였지만, 그렇다고 비난만 하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과오를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할 주체 역시 교회였으니까요.
· 양 작가는 교회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모두 직면했을 때, 비로소 교회와 화해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룬 잃은 일흔 그 집, 충현'

· 양윤선 작가는 충현교회 70주년을 기념해 '이룬 잃은 일흔 그 집, 충현'이라는 개인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9.5. ~ 9.17. 서울 종로구 류가헌갤러리)
· 종탑, 복도, 예배당, 강대상, 입구 계단 등 교회 공간 곳곳을 촬영한 사진을 전시했습니다.
· 그는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이전 세대가 얼마나 정성을 다해 교회를 세웠는지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 지나치게 크고 화려하게 세웠다고 비판받기도 했지만,
· 그런 예배당조차 비좁아서 강대상 앞 바닥까지 앉아서 예배를 드린 시절을 생각하면, 당시 교회 상황을 반영한 규모로 이해해 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 양윤선 작가는 자신의 오랜 추억이 쌓였고, 수많은 사람의 진심이 담긴 그 집 충현교회를 오랫동안 지키고 싶다고 했습니다.

사역기획국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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