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교회 새 가족과 사복음서 성경 읽기를 시작했어요. 매일 정해진 분량의 말씀을 읽고, 해당되는 말씀 강해 영상을 보고, 밤마다 카카오톡으로 간략하게 소감을 나눠요.

새가족부를 담당하는 입장에서, 처음 새 가족이 성경 읽기를 꾸준히 해 보고 싶다는 얘길 꺼냈을 때 내심 당황했지요. 성경을 진득하게 읽어 본 지 오래되어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어디서부터 읽어야 덜 어려울지, 얼마나 읽어야 부담이 되지 않을지, 참고하면 좋을 자료가 방대할 텐데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도 고민되었어요.

결국 교회 목사님 제안으로 사복음서, 그중 마가복음부터 먼저 읽기 시작했어요. 루틴으로 자리 잡기가 쉽지 않네요. 게으르기도 하고, '익숙한 구절들인데 뭐 새로울 것이 있겠어' 하는 오만함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새 가족 눈치를 보며 열심히 하려 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혼자가 아니라 함께일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는 것 같아요. 습관 들이기도 더 쉽고, 공동체적으로 더 가까워지기도 하고요. 그러고 보니, <뉴스앤조이>에서도 후원회원님들을 대상으로 큐티 모임을 시작한답니다. 말씀을 같이 묵상할 동지가 필요하시다면 한번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신앙생활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역기획국 세향

처치독 리포트

참을 수 없는 총회의 가벼움 

독자 님, 기자들은 9월이 되면 긴장하게 돼요. 한국교회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로교단들이 일제히 총회를 여는 달이기 때문인데요.

해가 갈수록 관심도와 중요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사실 저희에게 교단 총회는 '계륵'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교단'이라는 것이 일반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그리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에요. 매년 총회에서 벌이는 탁상공론과 상식 이하의 결의들을 지켜보고 보도하는 것도 피곤한 일입니다.‍

그래도 총회가 교단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인 것은 변함이 없죠.

매년 총회 시즌이 되면 저희는 이런 복잡한 생각들 때문에 '이번에도 취재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반복하곤 합니다. (매번 고민하지만 또 매번 취재를 가게 된다는...;)

그래서 총회에서는 뭐 해?

교회에도 여러 부서가 있잖아요. 교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은 조금씩 달라도 여러 부서와 위원회가 있어요.

총회에서는 이 모든 부서와 위원회가 지난 1년간 한 일을 보고합니다. 예를 들어,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는 지난 1년간 연구한 보고서를 총회에 올려야 하죠. 총회에서는 이것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게 되고, 이것이 곧 교단의 입장이 됩니다.

각 부서 보고 중에는 소속 노회들이 올린 청원(헌의안)을 처리하는 일도 포함돼 있어요. 그러니 노회들이 올린 헌의안을 보면, 이번 총회에서 어떤 것이 쟁점이 되겠는지 알 수 있겠죠.

총회에 참석하는 목사·장로들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할 안건들도 있고요. 물론 그 반대도 있습니다.

교단마다 수십 개의 헌의안들이 있는데요. 이번 총회에 주목할 만한 헌의안을 정리해서 기사를 써 놨으니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신 분들은 기사를 클릭해 주세요.

아 그리고 총회 기간에는 항상 '속보'로 소식 전하는 거 아시죠? 관심 있는 분들은 <뉴스앤조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을 틈틈이 봐 주세요!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이번 총회에서는 (많이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기후 위기에 대한 내용도 있고, 예장고신에서는 여성 안수를 다룰 수도 있다고 하네요.

기장에서는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헌법을 개정하는 안건도 있다고 합니다. 목회자의 이중직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안건도 있네요.

반면, 눈살 찌푸리게 하는 내용도 더러 있어요. 예장통합에 이어 예장합신에서도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느헤미야)의 신학을 연구·조사한다고 합니다. 예장합동에서는 뜬금없이 교회개혁실천연대와 브리지임팩트사역원을 조사해 달라는 헌의가 올라왔고요.

이런 식으로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이단', '반기독교' 운운하며 마녀사냥하는 일 좀 그만했으면 좋겠네요.

매년 교단 총회를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어이없는 결의들에 한숨을 쉬어야 할지 아니면 그나마 긍정적인 결의를 보며 희망을 가져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교회는 천천히라도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걸까요, 크게 뒷걸음치는 걸까요? 구독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편집국 권효

※ 교회 개혁과 회복을 꿈꾸는 뉴스레터 처치독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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