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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참 무덥습니다. 저는 겨울에 태어났지만 추운 것을 싫어해 누군가 좋아하는 계절을 물을 때면 항상 '여름'이라고 답하곤 했는데요. 올해는 여름만 아니면 웬만해서는 다 살 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고, 불규칙한 식습관과 폭식으로 몸무게가 불어나서 요즘 같은 날씨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곤 해요. 한참 걷다가 실내로 막 들어온 순간, 온몸의 땀구멍이 열과 함께 끈적한 땀을 배출하는 듯한 느낌은 정말 참을 수 없이 괴롭습니다.

이런 여름에도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는데요. 바로 수영하기에 좋은 날씨라는 거예요. 땀을 뻘뻘 흘리다가도 차가운 수영장 물속으로 들어가 헤엄치는 게 요즘 제 유일한 낙이랍니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간 문을 닫았던 지역 주민센터 수영장이 얼마 전 다시 운영을 재개해 다니고 있는데요. 몸이 오래 굳어 있던 탓에 저희 반에서는 제가 맨날 꼴등을 맡고 있지만, 한 시간 동안 물살을 가르다 샤워를 하고 나오면 그렇게 기분이 갤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수영 장비병'에 걸려 틈날 때마다 온라인 쇼핑몰을 들락거리기도 하고, 전국의 멋진 수영장을 검색하며 가 보고 싶은 수영장 리스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영인들 사이에서는 다른 지역에 있는 수영장에 가는 '원정 수영'이라는 것이 유행이더군요.

얼마 전에는 일산에 위치한 야외 수영장에 가 보았는데, 매번 실내 수영장 혹은 바다에서만 수영하다가 너무나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비록 선크림을 제대로 바르지 않고 종일 헤엄친 탓에 아직까지 햇빛 알레르기로 고생하고 있지만요. 취사도 가능하고 우중 수영까지 경험할 수 있는 야외 수영장, 강력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쩌다 보니 제 수영 생활 이야기만 잔뜩 늘어놓았어요. 독자님의 무더운 여름 탈출 비법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편집국 수진

친절한 뉴스B

엄격해진 목회자의 성범죄 처벌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성범죄 양형 기준에 '신도를 대상으로 한 범행'을 일반 가중 인자(일반 양형 인자의 가중 요소)로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용어와 개념이 좀 어려운데요. 간단히 말해, 판사가 형량을 최종 결정할 때 이 사건이 '교인을 대상으로 한 목회자의 범행'일 경우 가중 요소로 고려하겠다는 뜻입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인적 신뢰 관계 이용'에 '신도'라는 예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죠.

사실 성범죄 사건에서 선고형을 결정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체계적입니다. 선고 형량이 높아지는 '가중 요소'와 참작할 만한 '감경 요소'를 더하고 빼서 최종 형량을 결정하는데요. 올해 10월 1일 이후 공소 제기된 사건에서는 판결문에서 '일반 가중 인자: 인적 신뢰 관계 이용(신도)'라는 표현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목회자라면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전에도 목회자의 성범죄가 발생하면 '목회자의 범죄라 죄질이 나쁘다'며 중형을 선고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재판부 재량에 달려 있었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신도'에 대한 범행을 명시한 만큼, 앞으로 사법부가 목회자-교인 간 위계에 의한 범행을 더 엄격히 다룰 것 같네요.

편집국 승현 


총회장은 왜 명성교회 탄원서를 거부했나

지난해 3월, 당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장이던 신정호 목사가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재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가 논란을 빚은 적이 있는데요.

탄원서에는 △김하나 목사 청빙은 적법한 절차로 이뤄졌고 △반대 측에서 세습 프레임을 씌워 여론전을 벌였고 △총회 재판국이 여론에 떠밀려 원심 재판을 뒤집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어요. 총회장이 명성교회를 위해 노골적으로, 그것도 사실이 아닌 내용의 탄원서를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탄원서 때문인지 몰라도 당시 가처분 소송은 명성교회 바람대로 '기각'됐습니다.

김하나 목사 대표자 지위 부존재 확인소송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 총회장인 류영모 목사가 <뉴스앤조이>에 뜻밖의 고백(?)을 했어요. 명성교회 측으로부터 탄원서를 써 달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류 총회장은 "'총회가 이렇게 결의했으니, 사회 법에서 다루지 말고 총회 법을 존중해 달라'는 내용을 써 달라"는 부탁을 여러 군데서 받았다고 해요. 다른 데도 아니고 힘과 권세를 가진 명성교회 부탁이니 전임 총회장처럼 들어줄 법도 한데, 류 총회장은 화를 내며 거부했다더군요. 

류영모 총회장은 왜 탄원서를 거부했을까요? 명성교회가 세습금지법을 어기고 교단을 어지럽힌 것 때문에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오히려 류 총회장은 탄원서를 제출하는 행위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더라고요.

"총회장이 사회 법원에 손 비비는 역할을 한다는 이미지를 남기지 않겠다", "총회장의 권위를 잃어버리게 하는 '탄원'이라는 말을 쓰지 않겠다"라면서 말이지요. 1심에서 패한 명성교회로서는 총회장 탄원서라도 있어야 좋을 텐데, 류 총회장이 이런 이유로 마다하고 있으니 무척 난처해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편집국 용필


'다음 세대'를 위한다면, 이 매뉴얼은 필수입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류영모 총회장)이 교회학교 교사·교역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디지털 성범죄 등 아동·청소년들이 성폭력에 빈번하게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에서요.⛪️ 집필에는 총회 국내선교부 산하 교회성폭력예방연구위원회 권미주 목사, 최유진 교수를 비롯해 아동·청소년 교육 현장에서 성폭력 근절에 앞장서고 있는 이현혜 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교수, 사단법인 탁틴내일이 함께했어요.

매뉴얼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바로 교사들의 성 인지 감수성을 강조했다는 점이에요. 사실 가부장적·유교적 분위기가 남아 있는 교회 문화에서는 성 인지 감수성이라는 개념이 아직도 낯설잖아요.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할 때 성폭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성별 고정관념이 아닌 성 인지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고 설명한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교회학교 설교·공과 시간 등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니 이해도 척척 되고요.

저 또한 교회학교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되어서는 잠시 교사로 지내기도 했는데요. 성평등한 교회학교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노력뿐만 아니라 교회 전체의 공감과 수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의 역량에 맡겨 두는 것이 아니라 가이드라인이 필수적이겠죠. 교단 차원에서 이 같은 매뉴얼이 개발되는 게 고무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5쪽 분량의 짧은 소책자이니 자녀를 둔 부모를 비롯해 교회학교 교사·교역자·교인 모두가 한 번씩 읽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편집국 수진

※ 교회 개혁과 회복을 꿈꾸는 뉴스레터 처치독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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