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색 재킷을 입은 임시당회장 ㅅ 목사가 ㅈ교회 교인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ㅅ 목사는 음란물을 시청해 온 ㅇ 목사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자주색 재킷을 입은 임시당회장 ㅅ 목사가 ㅈ교회 교인들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ㅅ 목사는 음란물을 시청해 온 ㅇ 목사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소강석 총회장) 동평양노회 소속 ㅈ교회에서 10년간 시무해 온 ㅇ 목사는 올해 7월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교회 목양실 컴퓨터를 이용해 음란물을 결제·시청해 왔는데, 이 사실을 장로들에게 들켰다. ㅇ 목사는 순순히 사실을 인정하고 담임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했다.

ㅇ 목사는 7월 19일 주일예배에 참석해 "4년 전 알게 된 사이트에서 수차례 성인 영상물을 다운 시청했다. 한마디도 부인할 수 없다. 있는 그대로 저의 허물을 인정하고 용서해 달라고 몇 차례 장로님들께 청했다. 하지만 장로님들은 '목사의 허물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사임을 요청해 왔다"며 교인들에게 용서와 사죄를 구한다고 했다.

장로들 권고에 따라 ㅇ 목사는 사임의 뜻을 밝히고 교회를 떠나는 듯했다. 동평양노회는 ㅈ교회를 '사고 교회'로 규정하고, 7월 28일 ㅅ 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파송했다.

교인들은 절차를 밟아 새로운 담임목사를 청빙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ㅅ 목사는 오자마자 중재를 시도했다. 성인 영상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목사를 매도하거나 사표를 쓰게 하면 안 된다고 교인들을 설득했다. 장로들을 포함해 다수의 교인이 반대하고 나서자, 그러면 예우금을 챙겨 주자고 했다.

ㅈ교회 한 장로는 12월 1일 기자와 만나 "ㅅ 목사가 '죄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퇴직금을 주라'고 하더라. 2억 정도는 주고 내보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또 다른 장로도 "교회에 그만한 돈이 없으니 위로금을 포함해 4200만 원 정도는 드릴 수 있다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ㅅ 목사와 장로들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갈등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오히려 ㅅ 목사는 ㅇ 목사가 장로들 협박에 못 이겨 사임 의사를 밝혔다며 장로들에게 화살을 돌렸다. ㅅ 목사는 11월 29일 주일예배 후 공청회에서 "두 장로님이 6월 28일 2시간 반 동안 당회실에서 계속 (ㅇ 목사를) 압박하고 사표 쓰라고 강요했다", "(ㅇ 목사에게) 공갈·협박을 당했다고 리얼하게 들었다. 사과할 줄 알아야지, 부정하면 안 된다"고 장로들을 비난했다. 장로들은 "그런 적 없다"며 맞받아쳤다.

공청회 자리에서 한 교인은 ㅇ 목사를 잘 보내 주고 새 담임목사를 청빙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ㅅ 목사는 "(ㅇ 목사가) 노회에 사직서를 안 냈다. 그래서 노회가 처리를 안 한 것이다. 현저한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건수가 되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ㅇ 목사를 감쌌다. 반발한 장로 측은 "이렇게 나오면 노회를 탈퇴할 수밖에 없다"고 소리쳤다.

ㅅ 목사는 장로들이 화를 키우고 있다면서 급기야 장로들 재신임을 묻기 위한 공동의회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ㅅ 목사는 "오늘 보니까 담임이 강단에 설 수 없는 비상사태다. (장로들의) 본심도 제대로 나왔다. 노회를 탈퇴하겠다? 어디서 해괴망측한 소리인가"라면서 "예정대로 다음 주 장로들 관련한 공동의회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ㅈ교회 교인은 100명 남짓이고 시무장로는 두 명뿐이다. 장로들은 ㅅ 목사가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말했다. ㅇ 목사 문제는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을 내치려 한다는 것이다. 한 장로는 "나는 내년이면 은퇴라서 재신임은 의미도 없다. 교회 안정을 위해 담임목사부터 청빙해 달라고 했는데, 이 요청은 무시하고 임시당회장 지위를 앞세워 막 나가고 있다. 일부 교인도 동조하면서 교회가 어지러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ㅇ 목사 적극 두둔하는 임시당회장
"장로들 때문에 교회 쑥대밭 돼,
겁박당해 사임 의사 밝힌 것"

임시당회장 ㅅ 목사는 오히려 장로들이 ㅈ교회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세상 말로 쑥대밭이 될 정도로 혼란에 빠졌다. (ㅇ 목사가) 마음이 너무 약한데 겁박을 당해 사임 의사를 밝힌 것이다. 너무 순진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목양실에서 수차례 음란물을 본 것이 사태의 본질 아니냐는 질문에, ㅅ 목사는 "그게 무슨 문제인가. 교회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데. 5년을 봤든 10년을 봤든 한 번을 봤든 본 건 본 거다. 그러면 당신들은 (음란물을) 안 봤느냐 이거다. 왜 이렇게 일방적으로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성경은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 했다. 서로 화해해 나가면 얼마나 좋은가. 다윗도 그러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ㅇ 목사를 내보내더라도 적당한 예우를 해 줘야 한다고 했다. 노회에서 처벌받지도 않았고, 본인이 잘못을 시인했으니 전별금을 챙겨 줘야 한다는 것이다. ㅅ 목사는 "교인들이 4200만 원 언급하던데 상식에 맞지 않다. 10년간 교회를 교회답게 하고 은혜를 받았으면 아름답게 퇴로를 열어 줘야 하는 것 아니냐. 이것(4200만 원) 가지고 월세방도 못 얻는다. 이렇게 (ㅇ 목사를) 죽여서 내보내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 얼마가 적당한지 묻자, ㅅ 목사는 "그건 내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예정대로 돌아오는 일요일에 장로 재신임 투표를 위한 공동의회를 개최하겠다고도 했다. ㅅ 목사는 "안 믿는 사람들은 이거 보면 손가락질하니까 기사화하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ㅇ 목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임시당회장님이 와서 처리하고 있으니, 뉴스 보도는 자제해 달라"고 짧게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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