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교회가 끝내 장로 7명을 해임했다. 홈페이지에 '시무해임장로'란을 신설하고 7명의 장로 명단을 올렸다. (제자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당회에 참석하지 않는 장로는 '제자교회를 바로 세우려는 장로 모임'으로 간주하고 해임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던 제자교회(목사 정삼지)가 끝내 장로 7명을 해임했다. 제자교회는 1월 17일 저녁 예배 후 임시 당회를 열어 '당회 결정 사항 통보문'을 1월 18일 자로 7명의 장로에게 발송했다.

통보 내용은 "정관 제19조 5항과 정관 제16조 4항 2호·5호에 의거, 2010년 1월 17일 20시 15분부로 시무장로직에서 해임한다"와 "심규창 장로 등과 계속 만나면 관련 법규에 따라 권징 당할 수도 있다"이다.

제자교회는 장로 7명을 법에 의거해 단번에 해임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법을 지키지 않았다. 1월 17일 열린 임시 당회에는 시무장로 15명 중 목사 측 장로 7명을 제외한 8명의 장로가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족수 미달이었다.

제자교회는 지난해 12월 6일 열린 12월 정기 당회 이후부터 몇 차례 당회를 열고자 했으나 정족수 미달로 열지 못했다. 그러자 목사 측 장로 7명은 당회에 불참하는 장로의 아내들에게 '남편이 당회에 참석하여 심규창 장로 등을 치리하는 데 찬성하지 않으면 해임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서신을 2009년 12월 30일 자로 발송했다.

8명의 장로가 당회에 계속 불참하자 제자교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직무대행 양주백 장로)는 1월 10일 '당회 불참자 8명 중 5명을 해임한다'는 안건을 발의했다. (관련 기사 : 제자교회 운영위원회, "당회 불참자들 해임하라")

1월 17일, 제자교회는 저녁 예배 후 '임직 추천위원회 구성의 건'과 '장로 해임 발의의 건'으로 임시 당회를 열고, 시무장로 7명을 해임했다. 당회 불참 장로 8명 중 1명인 ㅊ 장로는 사역장로로 만들어 시무장로직을 정지시켰다.

정년도 안 된 장로가 사역장로라고?

제자교회 정관상 장로 정년은 만 65세다. 사역장로는 만 65세가 넘은 장로로, 당회에서 의결권은 없고 언권만 있다. 그러나 ㅊ 장로는 아직 정년이 되지 않았다. 제자교회 소속 교단인 예장합동은 제93회, 94회 총회에서 만 70세 정년이면 만 71세 생일이 되기 전날까지 사역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제자교회의 장로 정년인 만 65세도 만 66세 생일 전까지 사역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ㅊ 장로가 44년 3월 8일생이니 2010년 3월 7일 자정까지 장로로서 사역할 수 있다.

당회 서기인 함재현 장로는 1월 14일경 두 군데 정도 자문을 받았다며, "ㅊ 장로는 2009년 3월 8일부로 사역장로였다"고 통보했다. ㅊ 장로는 지금까지 시무장로로서 사무국장을 맡아 활동했다. 제자교회는 1월 10일 자 주보에 ㅊ 장로를 사무국장으로 임명했다는 광고도 했었다. 그런데 1주일 뒤인 1월 17일 자 주보에는 이전에는 있지도 않던 사역장로란을 만들어서 시무장로 명단에 있던 ㅊ 장로를 사역장로 명단에 옮겨 놨다.

▲ 제자교회 1월 10일 자 주보(좌)와 1월 17일 자 주보(우)다. 1월 17일 자 주보에서 갑작스레 생긴 '사역장로'란을 볼 수 있다. 교회 홈페이지도 1월 18일부로 이같이 수정했다.
지금 제자교회 홈페이지에는 '섬기는 사람들' 소개란에 '시무해임장로'란이 개설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설된 '사역장로'란도 확인할 수 있다. 1월 18일부로 '시무해임장로'란에는 해임된 7명 장로의 사진이 올라 있다. 장로 7명은 자신이 해임 당한 사실을 홈페이지를 통해 알았다.

현 상황에 대해 심규창 장로는 "성수도 안 된 당회에서 안건 표결을 하는 초법적 상황이 일어났다. 이는 소수가 교회 권력을 등에 업고 다수를 짓밟는 행태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세상의 폭력 집단보다 더 무자비한 폭거다"고 했다. 이어서 "8명의 장로는 교회법으로 법적 절차를 밟아 대응할 것이다"고 답했다.

<뉴스앤조이>는 목사 측 장로들과 통화를 시도했다. 장로 아내들에게 서신을 발송하고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장로들의 해임을 주도한 양주백 장로는 "당회에서 결정한 것이니 그렇게 알라"고 답했다. 나머지 장로들은 전화를 받지 않거나 대답하지 않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 제자교회가 발송한 '당회 결정 사항 통보문'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