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한흠 목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목사들 중에서 그나마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목회를 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유명 교회와 목사들이 권세욕과 재물욕에 빠져 거대한 교회당을 짓고 교회를 세습하고 온갖 비리를 저지를 때에, 그들의 잘못을 비판하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던 인물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교계 언론이나 교인들은 옥한흠 목사를 부패한 교회 목사들과는 조금은 다른 사람일 것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사랑의교회가 2,100억 원짜리 거대한 교회당을 짓는 것에 대하여 옥한흠 목사는 그것을 정당화하고 문제가 없다는 식의 견해를 발표함으로써 그동안 자신이 비판하던 잘못된 목사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목사라는 것을 몸으로 보여 주는 것 같다.

옥한흠 목사는 오래 전부터 교회는 건물 짓는 것에 열심을 보일 것이 아니라 교인 하나 하나를 예수님을 닮은 작은 예수로 만들어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교회들이 그저 주일에만 모여서 예배드리는 것을 신앙생활의 전부라고 여기던 시절에, 옥한흠 목사는 교인들을 교인으로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일깨워 제자를 만들어 자신이 선 자리에서 어떤 환경이든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며 교인들을 제자화하는 훈련을 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제자 훈련이란 새로운 목회 철학에 많은 교인들이 사랑의교회로 몰려들었고 교회는 나날이 성장(?)하였다. 그런데 몇 십 년 동안이나 제자 훈련을 하였고 나름대로 많은 제자들을 양산하였다고 하는 사랑의교회가 어느덧 교인들로 가득 채워지더니 이제는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거대한 교회당을 짓겠다고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일생을 교인들을 일깨워 교인이 아닌 예수님을 닮은 작은 예수를 만들었다고 자부하던 옥한흠 목사의 설명대로라면 거대한 교회당이 전혀 필요가 없을 텐데, 거대한 교회당을 짓지 않으면 교회를 더 이상 이끌어 갈 수 없다고 하여 2,100억 원짜리 교회당을 짓겠다는 것이다.

거대한 교회당을 지어 놓으면 그 교회당을 유지하는 유지 비용만 해마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간다. 그것을 누가 감당하는가? 바로 교인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으로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처신에 맞지 않는 허세는 고통이 뒤따른다. 거대한 교회당을 유지하느라 교인들은 사회생활에서 비양심적이고 놀부와 같은 구두쇠로 살아가게 된다.

평생을 교회당 짓기나 거대한 교회를 운영해 나가느라 허구한 날 교회에 헌금을 할 수밖에 없고, 결국 교인들은 이 사회로부터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비양심적이고 비도덕적인 사람들이라는 지탄을 받게 된다. 교회당을 위해 바치는 돈 때문에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할 여유와 재물이 없게 되고, 기본적인 예의마저 없는 몰상식한 사람들이라고 비난받게 되는 것이다. 작은 예수가 아니라 작은 악마들이 되어 가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거대한 교회를 짓는 것이야말로 악마의 유혹이라는 것이다.

옥한흠 목사는 "말씀과 성령의 감화를 가지고 평신도 한 사람 한 사람을 온전한 사람이 되게 하고 온전한 삶을 살도록 해야 합니다"(딤후 2:17)라는 성경을 인용하여 교인들이 왜 제자 훈련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런 목회 철학으로 수많은 교인들을 훈련시켜 제자로 만들었다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의교회는 거대한 교회당을 짓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일인가? 예수님처럼 온전한 사람이 되었고 온전한 삶을 살아간다면,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는 자가 아니라 복음을 전파하는 자들이 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옥한흠 목사나 오정현 목사처럼 어디를 가든지 복음을 전하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제자가 되었다면 스승과 다를 바가 없는 존재로 탈바꿈해야 하는 것이며, 똑같은 성정을 가진 인간이라면 복음이 다를 것이 없을진대 어찌하여 수십 년 동안 배출해 놓은 제자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그 어느 곳이나 가서 복음을 전하지 못하고 기껏해야 옥한흠 목사의 교회 안에서 머무르는 것인가?

결론은 옥한흠 목사의 제자 훈련은 모두 거짓이었음이 판명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제자를 만들어 전국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비판하던 대형 교회 목사들과 하등 다를 바 없이 자기 교회에만 충성하는 무늬만 교인인 교인들을 양산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옥한흠 목사의 제자 훈련은 쓸데없는 무익한 일이었으며, 복음과는 상관없는 자기 영광을 얻으려는 행위였음이 밝혀진 것이다.

누가 자기 교인들을 제자로 만들 수 있는가? 예수님의 제자는 있을지언정 사람의 제자는 없다. 예수님의 가지에 매여 있는 자들이 그리스도인들이지, 사람에게 매여 있거나 거대한 교회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으면 안 되고 목사의 설교를 듣지 않으면 예배드린 것이 아니라고 여기는 자들은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없다.

이런 사실을 알 수 없었던 옥한흠 목사나 오정현 목사는 자신들이 만든 인간의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교인들을 이끌고 가려다 보니 단 한사람의 제자도 만들 수 없었고 결국 자신이 비판하던 대형 교회 목사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행동을 하고 그것을 합리화하게 된 것이다. 복음은 인간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그리스도인은 날마다 놀라움과 기적을 느끼며 살아가는 자들이다. 하루하루가 변화무쌍한 삶이라는 것을 느끼고 자각하는 자들이다. 이런 기적은 오직 예수님의 은혜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는 일이다. 그런데 한낱 인간인 목사들이 자신들이 마음만 먹으면 교인들을 예수님을 닮은 제자로 만들 수 있다는 교만한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큰 잘못인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옥한흠 목사의 제자 훈련은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며, 제자 훈련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이 세상에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인 것이다. 누가 인간을 가르친단 말인가? 복음은 오직 예수님의 은혜가 아니고는 알 수가 없는 비밀이다. 참된 목사나 그리스도인들은 이 십자가의 비밀의 복음을 자신이 느끼는 감정으로 쉴 새 없이 고백하는 자들이지, 특정한 날에 특정한 장소에서 교인들을 모아 놓고 장대하게 설교를 늘어놓는 자들이 아니다.

예수님의 제자는 목사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은혜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그것을 알려 주는 자들이 그리스도인이며 목사의 할 일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다 보니 자기 자신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가면서도 예수님을 위하여 살아간다고 자부하는 교만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몇 십 년도 못 가서 쓰레기가 될 뿐인 건물을 교회라는 이름으로 2,100억 원이나 투자하여 짓겠다는 발상은 자기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만 생각하는 이기주의적인 발상에서 나오는 욕망일 뿐이다. 환경 파괴로 지구가 뜨거워져서 100년이 지나면 수많은 동식물들이 멸종하게 되고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른다고 지구과학자들은 경고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이 순간만을 위하여 자연을 파괴하는 거대한 교회당 짓기에 열을 올리는 자들을 보노라면 그 어떤 악마보다 더 악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살려는 자는 죽고 죽으려는 자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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