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3‧1 선언 서명자 연합예배가 2월 27일 연동교회에서 열렸다. 연동교회는 1988년 2월 2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발표한 장소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2000년대 초반까지 3‧1절이면 한국교회는 보수‧진보 진영이 각자의 집회에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높였다. 90주년인 올해 3‧1절을 맞아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를 아울러 갈등과 대립이 반복되고 있는 민족의 역사 앞에 참회하고 한 목소리로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다.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길자연 목사(왕성교회), 김준곤 목사(CCC 전 총재)등 앞장서서 '반공'을 외친 보수 기독교 거물급 인사들도 이 일에 참여했다. 

평화와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3‧1 선언(이하 평통 3.1선언) 실행위원회는 2월 27일 연지동 연동교회에서 평통 3‧1선언 서명자 기자회견과 연합예배를 열었다. 연동교회는 1988년 2월 29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발표한 장소다.

3‧1 독립선언에 비견되는 평화통일선언이 되길

▲ 이만열 교수(서명자 공동대표‧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이번 선언이 3‧1 독립선언에 비견되는 평화통일선언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이만열 교수(서명자 공동대표‧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이 선언의 선포를 3‧1절에 맞춘 것에는 우리 선조가 90년 전 3월 1일에 발표한 3‧1 독립선언에 비견되는 평화통일선언이 되길 기대하는 염원이 담겼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선언은 서명자 명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그동안 경계가 뚜렷했던 한국 교회 보수와 진보, 복음주의권과 진보주의권이 뜻을 모아 이룩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는 진보와 보수를 넘어선 하나의 한국교회 이름만 나타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언이 나오게 된 것은 한국 교회 복음주의권의 역사의식이 열리는 것과 관련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1990년대 한국교회 보수‧진보 세력이 북한 돕기에 협력하면서 복음주의권이 민족문제 관심을 두고 통일운동에도 나서게 됐다는 것. 실제로 이번 선언문은 허문영 대표(평화한국) 등 복음주의권 통일 운동가들의 제안으로 보수‧진보 신학자와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 만들었다.  

한편 오후 3시부터 진행된 평통 3‧1 선언 서명자 연합예배에는 김삼환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가 설교자로 나섰다. 그는 "한국교회는 일제치하에서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앞장섰고, 6‧25 전쟁 후에는 전쟁고아를 돌봤다. 군사독재시대에는 민주화와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는 파수꾼의 사명을 감당해왔다"라고 한국교회의 민족사적 역할을 평가했다.

나아가 "3‧1 운동이 일어난 지 90년이 된 오늘까지 분단국가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치국면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정치적 냉전을 예수그리스도의 '샬롬'으로 바꾸기 위해 제 2의 독립선언서와 같은 이번 평화 선언서를 큰 소리로 외치자"고 강조했다.

▲ 한국교회 3‧1 선언문을 낭독하는 손봉호 장로(전 동덕여대 총장)와 평통 3‧1선언 실행위원들. ⓒ뉴스앤조이 김은석

대북지원 활로 트고, 한국교회 통일 염원 일치 기도

한편, 평통 3‧1 선언 실행위원회는 이번 선언문을 남북한 당국과 정치권에 전달할 계획이며 한반도 주변 4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에도 한국교회의 공동 선언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예정이다. 또 유니프레이어닷컴(www.uniprayer.com)이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한국교회 내 대대적인 통일 염원 기도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평통 3‧1 선언 실행위원회는 나아가 이번 발표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교회 예산 1%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사용하도록 운동을 펼친다. 나아가 정부 예산 1%를 별도 배정하여 인도적 대북지원 및 개발협력 기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 입법 추진을 촉구할 계획이다. 

남북나눔 이문식 사무처장은 "다가오는 농번기를 맞아 비료지원이 적기를 놓치면 북한의 식량난이 더 위태해진다"며 이번 선언이 북한의 미사일 문제로 남북관계가 더 경색되는 상황 속에서 정부의 대북지원에 활로를 틀 수 있길 기대했다.   

▲ 연합 예배는 참석자들이 '우리의 소원'을 부르며 마쳤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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