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가는 아라비아에 있는 시내산으로 지금 있는 예루살렘과 같은 데니"
시내산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다는 근거로서 갈라디아 4장 25절은 적절하지 않다. 이 본문을 가지고 시내산이 아라비아 그것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다는 주장을 펼 수는 없다. 출애굽 당시 아라비아라는 지명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랍이라는 종족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 용어는 그보다 나중인 왕조시대에 등장하기 시작했을 뿐이다(왕상 10:15; 대하 9:14, 17:11, 21:16, 22:1, 26:7; 느 2:19, 4:7, 6:1; 사 13:20, 21:13; 렘 3:2, 25:24; 겔 27:21).
1. 바울 시대의 아라비아
바울이 이 서신을 쓸 때 모세 당시의 지명을 연상하고 쓴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바울 당시의 지명을 토대로 쓴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바울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떠올리면서 이 편지를 쓰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바울 시대 전후하여 아라비아란 지명이 어디를 묘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시대의 유명한 여행자인 스트라보(주전 64~기원후 25)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그는 그리스에서 본도(Pontus)까지 여행을 했다. 그는 아라비아의 동쪽 경계를 페르시아만(걸프만)으로 서쪽 경계는 나일강 동편 지역으로 적고 있다. 스트라보는 아라비아 지역을 나일강 동편에서 시작한다. 시나이반도는 물론 아라비아 반도 전체 지역으로 이해했다.
이보다 앞선 헤로도투스는 주전 5세기 중엽에 기록한 그의 책에서 나일강 동편 지역과 지중해부터 홍해까지의 지역을 아라비아로 묘사했다. 그의 페르시아 전쟁기에서 '이집트에서 멀지 않은 아라비아'를 언급하고 있다.
2. 70인역
아울러 70인역을 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등장한다. 70인역에서 아라비아라는 단어가 나온다. 고센땅을 묘사하면서 그 땅을 아라비아의 고센(창 45:10, 46:34)으로 변역했다.
이것은 당시의 지명 쓰임새를 반영한 것이었다. 고센 땅이 분명히 이집트 영토(창 37:6, 27, 출 9:28)였음을 언급하면서도 이같이 번역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라비아 땅은 고센땅의 또 다른 별명으로도 불린 것이다. 바울은 1세기의 지명 이해를 바탕으로 그의 서신서를 기록한 것이다. 그의 시대에 시나이 반도도 아라비아의 일부였기에 시내산은 시내이 반도에 있었다고 주장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 결국 바울의 언급을 바탕으로 시내산이 아라비아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다.김동문/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