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백성이 건넜다는 홍해, 양 편으로 솔로론 기둥이 서 있고 이곳이 유일하게 수면의 깊이가 120m다. 하나님은 이곳을 가르시고 그의 백성을 건너게 하셨다. 론 와이어트 탐험가는 이곳을 뒤져 애굽의 말굽과 병거들을 찾아냈다고 한다.
수르 광야(이집트 지명으로는 에담 광야)의 위치는 이집트 역사 기록에 엄연히 구체적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저자는 그 자리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집트 역사 기록을 통해보면 에담은 바닷가를 뜻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바닷가는 홍해변에 자리하고 있다. 본토 이집트 본토와 시나이 반도 사이에 있는 홍해변은 '바닷가'로 불렀을 것이다.

저자나 이국헌 목사(기사보기)는 "민수기 25장 15절에서 수르는 미디안 백성 한 종족의 두령으로 나타나고 있어 수르 광야는 미디안 땅에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출애굽 이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말렉족과 전투를 벌였는데, 그 아말렉족은 미디안 광야 인근에 살던 아라비아 인들이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홍해를 건너 아라비아 반도 북서쪽에 있던 미디안 땅에서 광야생활을 지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도 '그렇기 때문에 시내산은 그곳에 있는 라오즈산이 틀림없다는 것'은 아니다.

일단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보자. 민수기 25장 15절에는 "죽임을 당한 미디안 여인의 이름은 고스비니 수르의 딸이라 수르는 미디안 백성 한 종족의 두령이었더라"고 기록되어 있다. 저자는 물론이고 이국헌 목사조차 '수르 광야가 수르 종족이 살고 있던 땅'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미디안 족장들이나 왕들, 미디안 사람들에 얽힌 이야기는 출애굽 여정 후반부에도 등장한다. 바알브올 사건에도 미디안 사람들은 여지없이 등장한다. 미디안 사람들이 있는 곳이 미디안 땅일까? 미디안 땅에 살던 사람들을 미디안 사람들이라고 말했을까? 모압 평지에서 라오즈 산 주변 지역까지 가려면 통상 3주 안팎의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민수기 31장 8절 본문을 보자. "그 죽인 자 외에 미디안의 다섯 왕을 죽였으니 미디안의 왕들은 에위와 레겜과 수르와 후르와 레바이며 또 브올의 아들 발람을 칼로 죽였더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모세의 명령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디안 땅에 가서 그 왕들을 죽이고 그 땅을 정복했다고 말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요르단의 역사는 물론이고 고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시새산은 라오즈산이라고 주장하는 일부의 사람들을 빼면)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민수기 31장 1~12절을 옮겨본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의 원수를 미디안에게 갚으라. 그 후에 네가 네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라. 모세가 백성에게 일러 가로되 '너희 중에서 사람을 택하여 싸움에 나갈 준비를 시키고 미디안을 치러 보내어서 여호와의 원수를 미디안에게 갚되 이스라엘 모든 지파에 대하여 각 지파에서 일천인씩을 싸움에 보낼지니라. 하매 매 지파에서 일천인씩 이스라엘 천만인 중에서 일만 이천인을 택하여 무장을 시킨지라. 모세가 매 지파에 일천인씩 싸움에 보내되 제사장 엘르아살의 아들 비느하스에게 성소의 기구와 신호나팔을 들려서 그들과 함께 싸움에 보내매 그들이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미디안을 쳐서 그 남자를 다 죽였고, 그 죽인 자 외에 미디안의 다섯 왕을 죽였으니 미디안의 왕들은 에위와 레겜과 수르와 후르와 레바이며 또 브올의 아들 발람을 칼로 죽였더라. 이스라엘 자손이 미디안의 부녀들과 그 아이들을 사로잡고 그 가축과 양떼와 재물을 다 탈취하고 그 거처하는 성읍들과 촌락을 다 불사르고, 탈취한 것, 노략한 것, 사람과 짐승을 다 취하니라. 그들이 사로잡은 자와 노략한 것과 탈취한 것을 가지고 여리고 맞은편 요단가 모압 평지의 진에 이르러 모세와 제사장 엘르아살과 이스라엘 자손의 회중에게로 나아오니라."

또 다른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창세기 25장 18절이다. "그(이스마엘) 자손들은 하윌라에서부터 앗수르로 통하는 애굽 앞 술까지 이르러 그 모든 형제의 맞은편에 거하였더라." 이 본문에 나오는 '술'은 수르이다. 한글 개역 성경 번역에 '술'로 표기했을 뿐이다.

여기까지는 <떨기나무>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면서 한글 개역 성경의 표기를 그대로 따르면서 살펴본 것이다.

그런데 더 근본적이고 분명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저자가 수르 광야의 위치 설정을 위해 사용한 본문에 나오는 '수르'라는 단어와 광야 지명 '수르'가 전혀 다른 단어라는 점이다. 이를 위하여 히브리어 성경 원문을 인용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민수기 25장 15절에 등장하는 수르는 영어 표기로 'Zur', 히브리어 발음으로는 '쭈르'에 해당한다. 영어 표기 'Shur', 히브리어 발음 '슈르'와 전혀 다른 것이다. 성경 본문에 대한 저자의 완전한 오해와 상상력이 작용한 것이다.

▲ 히브리어로 쓰인 민수기 25장 15절. 여기에 등장하는 수르는 영어 표기로 'Zur', 히브리어 발음으로는 '쭈르'에 해당한다. 영어 표기 'Shur', 히브리어 발음 '슈르'와 전혀 다른 것이다. 성경 본문에 대한 저자의 완전한 오해와 상상력이 작용한 것이다.
이렇게 길게 수르 광야의 위치에 얽힌 저자의 주장을 짚어본 것은 이 책 곳곳에서 이 같은 식의 억측이나 무리한 해석과 적용이 보이기 때문이다.

김동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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