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하성 통합 쪽과 수호 쪽, 예하성이 통합 선언을 했다. 하지만 완전 통합을 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몇 개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통합 쪽·총회장 김종남 목사)와 예수교대한하나님의성회(예하성·총회장 양재철 목사)·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수호 쪽·총회장 이용주 목사)가 완전한 교단 통합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었다. 세 교단은 10월 15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대통합을 공식 선포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 12월 기하성 통합 쪽이 교단 통합을 공식 제의한 지 약 1년 만에 결실을 이루게 됐다.

그러나 아직 완전한 통합을 이룬 것은 아니다. 세 교단은 앞으로 서로 다른 헌법을 통일해야 하고, 제도도 고쳐야 한다. 당분간 총회는 한 지붕 세 가족 형태로 운영된다. 모두 24명으로 구성된 통합특별위원회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선언대회가 끝난 뒤 세 교단은 총회 사무실을 한 곳으로 모으고, 통합특별위원 중 대표총회장을 두기로 했다. 초대 대표총회장은 조용목 목사가 유력하다. 특별위원회는 헌법 개정과 인사 및 기구 개편과 각종 현안을 처리하게 된다.

2006년 12월 통합 논의가 나왔을 때만 해도, 세 교단의 통합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히 비관적이었다. 우선 통합의 한 축인 예하성이 그리 적극 나서지 않았다. 실제로 예하성 윤기석 총무는 올해 1월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도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지만, 현재는 강단 교류 등의 문제만 신경을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던 조용기 목사도 올해 초 기하성 통합 쪽 교단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예하성과의 통합을 추진하지 말라"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목사는 이 자리에서 자신과 조용목 목사와의 화해는 형제 사이의 문제로 지극히 개인 문제이기 때문에 교단에서 이것을 빌미로 통합에 나서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양 교단이) 오랜 기간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충분한 협의 없이 통합을 할 경우 오히려 교단 내부 갈등만 생길 것이다"는 염려도 전했다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통합 논의를 시작하던 초반 우려를 불식하고,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교단 통합을 선언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엇보다 대의명분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조용기 목사와 조용목 목사의 화해라는 명분은 그 어떤 정치성도 힘을 못 쓰게 만들었다. 거기에 기하성 수호 쪽까지 통합에 참여한다면, 명실상부 대통합이라 부를 만하다. 또 세 교단의 통합은 앞으로 한국교회의 연합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선언은 하지만…

▲ 기하성 통합 쪽은 2006년에도 담임목사 정년을 폐지하는 헌법개정안을 제출했다, 장로들의 반발을 샀다. 세 교단이 완전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정년제 등에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진은 지난해 부평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총회. 헌법개정안이 올라가자, 장로와 목사가 몸싸움을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하지만 세 교단이 내년 5월 통합 총회를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몇 가지 있다. 오늘 선언대회 분위기만 놓고 보자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외로 폭발력을 가진 쟁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년제. 기하성 통합 쪽은 정년이 있고, 예하성은 정년이 없다. 물론 정년이 다가오는 기하성 통합 쪽 목사들은 이번 통합에 적극 찬성이다. 정년제가 없어지면, 자신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년제를 없앨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실제로 기하성 통합 쪽은 지난해 총회에서 담임목사의 정년을 없애는 헌법을 개정했다, 장로들의 반발을 자초했다. 교회 바깥 시선도 곱지 않다. 사회는 정년을 줄이는 추세인데 반해, 교회는 오히려 정년을 없앤다고 하면,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다. 가뜩이나 조용기 목사의 정년 문제로 논란을 겪었던 기하성 통합 쪽의 입장에서는, 이런 외부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여성 목사 안수 제도도 합의해야 할 부분이다. 기하성 통합 쪽은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주고 있고, 예하성은 아직 없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만약 기하성 통합 쪽이 여성 목사를 예하성 의견에 따른다면, 현재 목회를 하고 있는 여성 목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가 남는다. 예하성도 신학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에 쉽게 여성 안수를 허용할 지도 미지수다.
 
세 교단도 이런 부분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이다. 조용목 목사는 지난 8월 2일 기자회견에서 서로 다른 각 교단의 헌법을 어떻게 통일할 것이냐는 질문에 "여성 목사 안수 제도와 정년 문제 등 헌법을 서로 비교해보니, 현저하게 다르다"며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선언대회에서도 "오늘 통합 선언을 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통합추진위원들이 더욱 더 겸손하게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용기 목사 역시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난관이 많이 있다"며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나가자"고 말했다.

헌법 개정과 제도 개선 등 여러 난관을 뚫고 세 교단이 통합 총회를 열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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