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한국교회대부흥100주년기념대회'에는 약 7만 명이 참여했다. 인원 동원으로만 본다면, 대회는 성공이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2007한국교회대부흥100주년기념대회'가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7월 8일, 공교롭게도 이랜드 홈에버 상암점은 문을 닫았다. 영업을 안 한 지 9일 째. 한 쪽에서는 다시 한번 부흥이 오게 해달라고 대규모 축제를 벌이고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경찰의 삼엄한 경비 아래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 이랜드가 운영하는 홈에버 상암점에서는 경찰의 삼엄한 경비 아래, 목숨을 건 투쟁이 계속됐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이날 대회 측에서 발표한 선언문에는 '우리 사회의 약자들과 역사의 희생자들, 또 여러 이유로 고통 중에 있는 이웃들을 위하여 우리 교회가 힘을 모아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섬김에 충실하고 헌신한다'는 구절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이랜드 홈에버 노동자들에게 이 얘기는 한낱 구호에 불과했다.

이랜드 그룹에서는 이날 대회 순서가 담긴 책에 홈에버를 홍보하는 광고를 실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한 연예인 밑에 자그마한 글씨로 '홈에버는 크리스천 그룹 이랜드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대형마트입니다'고 쓰여 있다. 

홈에버 노동자들의 아픔은

▲ 홈에버는 이날 교인들에게 나눠준 순서가 담긴 책에 광고도 실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이날 대회에는 설교를 맡은 옥한흠 목사(사랑의교회 원로)를 포함, 김삼환 목사(명성교회)·이광선 목사(예장통합 총회장)·장차남 목사(예장합동 총회장)·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등 한국교회의 내로라하는 목사들이 참석했다. 인원 동원에도 성공적이었다. 6만 7000여 석 되는 상암 경기장은 사람들로 꽉 찼다. 약 7만 명에서 7만 5000여 명이 참여했다.

대회는 오후 6시, 전광표 사령관(KNCC 대표)과 이용규 목사(한기총 대표회장)가 예배의 부름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이어 오정현 목사가 통회의 기도를 이끌었다. 오 목사는 일제의 압제 시절, 한국교회의 신사참배와 그 이후 하나 되지 못한 죄를 회개했다. 통회의 기도가 끝나자 장차남 목사가 용서의 선언을 했다.

뒤이어 이광선 목사가 감사의 기도를 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부흥을 위해 우리 자신의 깊은 회개와 자기 갱신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주여, 살려 주시옵소서'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옥한흠 목사는 "목회자의 회개"를 강조했다. 옥 목사는 이것이 주님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회개가 형식이 되어 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리고 오직 성령의 힘으로 통회하고, 자복하고, 회개하자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회개한다면, 이 나라를 구원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했다.

김종남 목사(기하성 총회장)는 헌금하기 전 단에 올라, 헌금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오늘 이 자리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다. 그런데 돈이 모자라다"며 "교인들은 1만 원, VIP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5만 원, 단상에 올라온 목사들은 10만 원 씩만 헌금하자"고 독려했다.  

조지 바워(전 세계 OM선교회 총재)와 폴 라의도(전 구세군 대장)의 축사도 있었다. 사무엘 코비아(WCC 총무) 총무는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왔다. 이날 대회에는 1907년 이전에 설립된 교회를 축하하는 시간도 있었다. 정동제일교회와 중앙성결교회를 비롯하여 모두 598교회가 대부흥100주년 기념대회 동판을 받았다.

이명박·박근혜·정동영 등 정치인도 참석

한편 이날 대회에는 정치인도 참석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예배가 시작되고 나서야 나타났다. 이날 대회는 김준곤 목사(한국 CCC 명예총재)의 축도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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