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춰야 행복할까, 없어야 행복할까. 아마 대부분 갖춰야 행복하다고 생각하리라. 지식이 있어야 행복하고, 돈이 있어야 행복하고, 가족이나 친구가 있어야 행복하다고. 하지만 우리들의 불행은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다.

보릿고개를 이야기하고, 끼니를 위해 남의집살이하던 때가 우리에게도 있었다. 지금은 먹을 것 때문에 남의집살이하는 예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궁핍하던 시절의 행복도와 풍요로운 요즘의 행복도는 여간 다르지 않다. 풍요로운 지금, 그때보다 더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자살률 상승은 이를 반증하는 예다. 죽을힘 다해 살았다. 궁핍하던 시대엔. 지금은 살아도 되는데도 죽는다. 그만큼 가진 것은 많은데 마음은 공허하다. 다시 말해 행복도가 떨어진다. 다시 질문해 본다. 갖춰야 행복할까. 없어야 행복할까.

루미니타 D. 새비억은 그의 책 <행복해지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에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버려야 할 것들이 있다고 선언한다. 쥐고 있는 것을 놓아줄 때 행복은 비로소 우리 곁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새비억은 15가지를 들고 있다. 먼저 과거를 버리라고 한다. 미래는 과거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며 과거의 아픔에서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둘째, 두려움을 버리라고 한다. 두려움은 허상이므로 놓아줄 때 비로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셋째, 스스로를 억누르는 믿음을 버리라고 말한다. 믿음이 오히려 자신의 삶에 방해거리가 될 수 있다. 넷째, 핑계를 버려야 한다. 스스로를 상황의 피해자로 만드는 데 공헌하는 게 핑계나 두려움이라고 한다. 다섯째, 변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마음이 방해해 자신의 전진을 막는다.

여섯째, 남을 탓하는 마음을 버려라. 일곱째, 불평하려는 생각을 버려라. 여덟째, 비난이 근사하다는 생각을 버려라. 타인의 잘못은 바로 자신의 약점이기 때문. 아홉째, 타인의 기대에 부합하는 삶을 버려라. 자신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증명이 바로 타인의 인정을 받으려는 생각이다.

열 번째, 마음속 패배자의 목소리를 버려야 한다. 스스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되는 게 필요하다. 열한 번째, 지배하려는 생각을 버려라. 자신도 못하면서 남을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열두 번째, 항상 자신이 옳다는 생각을 버려라. 신이 아니고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열세 번째, 타인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을 버려라. 열네 번째, 거창한 타이틀을 버려라. 번지르르한 타이틀은 시야를 흐트러지게 한다. 마지막으로, 애착을 버려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제대로 사랑했는지, 제대로 살았는지, 제대로 내려놓았는지다.

새비억의 주장은 그냥 흘려보내기에 너무 아깝다. 갖춰야 행복하다는 현대인을 향하여 없어야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니 버려야 행복하다고 말한다. 근데 이게 맞는 말이다. 있을 때보다 없을 때 더 행복한 것은 인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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