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산하 한신대학교 신학과 학생회가 총대들을 향해 성명을 발표했다. 101회 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총장 선출 문제 등으로 시끄러운 학교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신학과 학생회는 9월 19일 성명에서 "이사회의 독단적인 총장 인선", "학생 수십 명 경찰 고소" 등을 언급하며 학교가 비민주적, 비상식적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학생회는 복음적이고 민주적이며 정의로운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총대들이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아래는 성명 전문.

이 땅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교회를 섬기며 하나님나라의 확장에 헌신하기 위해 신학을 택한 많은 신학생들은, 최근 한신대에서 일어난 사건을 목도하며 신앙적으로 양심적으로 많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한신학원 이사회는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철저히 묵살하며 저지른 독단적인 총장 인선에 이어 수백 명의 경찰을 학교에 불러들여 학생들을 연행해 가도록 지시했고, 학생들을 폭행했습니다. 또한 자진 해산한 학생 수십 명을 경찰에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무너진 신앙과 교육의 양심은 학교 당국의 학생 사찰과 학부모 협박 편지로 이어졌습니다. 학교 당국은 방학 내내 학내 구성원과 학내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떤 대화도 하지 않다가, 기장 총회를 앞두고서야 4자협의회를 개회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날 학생들은 가난하다던 학교가 명절 선물로 1,300만 원 어치의 사과 박스를 총장서리 이름으로 돌렸다는 소식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저희 신학생들은 일반학과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합니다. 진리, 자유, 사랑을 그 이념으로 삼는 종합대학교로서의 한신대가 정의, 생명, 평화라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교회, 그리고 복음을 연구하고 목회자로서의 소양을 수련하는 신학교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생활합니다. 한신대가 이 사회에 남긴 민주주의와 인권, 진보의 역사는 이렇게 확고한 신앙고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지금 이 모든 것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음을 느낍니다. 교단에서 구성한 이사회와 학교 당국의 비민주적, 비상식적, 반인권적 행태는 단연코 복음에 근거를 둔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복음을 기반으로 세워진 한신대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은 곧, 교회가 세상을 품을 수 없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정의와 사랑은 일체 양면이다"라고 하신 장공 김재준 목사님의 말씀처럼, 사랑 없는 곳에 정의가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지 않는 그 자체가 불의이기 때문에 정의 없는 곳에 사랑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신앙과 학문, 복음과 민주주의가 만난 그 자리가 오늘의 한신대입니다.

존경하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사님들과 장로님들께 호소합니다!

이번 한국기독교장로회 제101차 총회가 진정으로 한신대 학생들을 위한 복음적이고 민주적이며 정의로운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힘써 주십시오! 이를 통해 한신대가 과거 이 땅을 환히 밝히는 경건과 학문의 장으로서 당당하게 내세웠던 진리의 횃불을 다시 피워 낼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저희 한신대 신학과 학생회 역시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하며 실천하겠습니다.

2016년 9월 19일
한신대학교 신학과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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