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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희년 실천 주일, 대안 경제 꿈꾸는 기독 단체들 한자리에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6.09.11 00:01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청담동 부자'로 유명세를 얻었던 이희진 씨가 검찰에 구속됐다. 이 씨는 거짓 금융거래 정보로 사람들을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더 큰 돈을 만질 수 있을 거란 희망에 부푼 피해자들은, 이 씨가 장담하는 수익률만 믿고 현금을 투자했다. 이 씨는 수천 명의 투자금으로 호화 사치 생활을 즐겼다.

돈이 돈을 부르는 자본주의사회. 기독교는 돈을 맘몬이라 지칭하며 하나님과 맘몬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말한다. 돈이 있어야 인간 대접 받을 수 있고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사회다. 이런 세상 속에서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 9월 10일 서울 효창교회(김종원 목사)에서 희년 실천 주일 연합 예배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돈 없어서 불안하다면 그것이 맘몬에 사로잡힌 상태"

돈이 우선시되는 사회에서 성경이 말하는 '희년' 정신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모였다. 희년함께(공동대표 김경호·남기업·방인성·이대용·벤 토레이)는 9월 10일 서울 효창교회(김종원 목사)에서 희년 실천 주일 연합 예배를 드렸다.

한 해 동안 땀 흘려 수고한 열매를 온 가족이 나누는 추석. 추석의 정신이 희년과 비슷하기 때문에 추석 전 주를 '희년 실천 주일'로 정하고 모이기 시작한 것이 2007년. 벌써 열 번째 예배다.

희년함께 공동대표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가 '맘몬을 이겨 복을 누리자'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방 목사는 흔히 돈의 신을 맘몬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오늘날은 하나님과 비교될 만한 존재가 맘몬이라고 해석했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처럼 섬기는 대상, 우리를 움직이는 힘을 가진 존재가 맘몬이라는 것이다. 방 목사는 맘몬에 사로잡힌 상태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지면 두려움이 생긴다. 요한일서는 인간이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날 때 두려움이 온다고 말한다. 우리 모습은 어떤가. 돈·경제력·집이 없으면 마음이 불안하고 두려움이 오지만 반대로 지갑이 두둑하고 소유한 것이 넉넉하면 자신감이 생기지 않나. 맘몬 신이 사람을 세뇌한 결과다."

사람이 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사람을 소비하는 시대. 어떻게 맘몬의 시대를 이길 수 있을까. 방인성 목사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희년 정신 위에 굳건히 서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희년 명령으로 살겠다고 고백하자는 것이다. 예수님은 광야에서 사탄이 유혹하실 때 사람은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 말씀으로 산다고 하지 않았던가.

두 번째 방법은 청지기 정신이다. 방인성 목사는 "이 땅에서 소유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이다. 희년함께가 오랜 준비 끝에 시작한 희년은행은 '무이자' 저축은행이다. 내 돈 저축해서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는 모른 채 이자만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축한 돈을 모아 더 큰 사역에 쓰자"고 말했다.

   
▲ 희년함께 공동대표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는 돈이 없다고 불안하다면 이미 맘몬의 세뇌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저축해서 함께 살자, 희년은행

연합 예배 전에 흥미로운 행사가 있었다. 희년함께는 지난 4월 '희년은행'을 시작했다. 희년함께 김덕영 사무처장은 그동안 희년함께가 두 가지 부분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했다. 청년들의 부채와 주거 문제다. 김 처장은 한국 사회 여러 계층 중 청년이 가장 미래가 없는 세대라고 생각해 그들을 돕기 위해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고민의 결과, '희년은행'을 설립했다. 조합원들이 무이자로 저축하면 그 돈을 필요한 사람에게 무이자로 대출한다. 조합원이 스스로 매달 저축을 원하는 금액을 결정할 수 있다. 저축을 해도 이자는 없지만 거치 기간 1년이 지나면 저축한 돈의 10%는 제하고 언제든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쉽게 말하면 무이자로 저축하고 무이자로 대출받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일반 은행은 지표로 대출 여부와 이자율을 판단한다. 적게 벌면 대출받기 어렵다. 이자도 높다. 희년은행은 숫자보다 관계에 중점을 둔다. 그저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것에 방점을 두지 않고 꾸준하게 금융 상담을 병행해 대출한 사람이 금융 상황을 원상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4월에 시작했는데 벌써 조합원이 140명, 모인 금액은 1,003만 3,270원이다. 조만간 구성을 완료할 대출심사위원회를 통해 이 돈을 어떻게 쓸지 결정할 계획이다.

김덕영 사무처장은 희년은행이 우리의 살림살이, 소비생활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을 희망했다. 새로운 저축 방법으로 희년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함께 소비한다면 대안 경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 희년함께 김덕영 사무처장은 무이자로 저축하고 무이자로 대출하는 '희년은행'이 탄생하게 된 배경부터 과정을 쭉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결국은 사람, 사람 살리는 희년 정신

행사 장소 한쪽에는 희년 정신을 실천하는 단체들 부스가 나란히 들어섰다. 북한을 돕는 하나누리, 청년 주거 공동체 '숨과쉼', 청년 부채 탕감 운동을 주도하는 '청춘희년네트워크', 마을에 친환경 에너지 단지를 만들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소액 대출을 해 주는 '세상을아름답게만드는이야기'다.

하나누리는 북한을 돕는 단체다.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북한 핵실험. 남북 관계는 점점 경색되고 북한을 돕자 이야기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지금. 다가올 겨울, 북한 아이들에게 전달할 목도리를 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에서 40분짜리 안내 동영상을 시청하면 초보자도 목도리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숨과쉼'은 말 그대로 청년들이 쉴 수 있는 숨 쉴 곳을 주는 단체다. 대한성공회 희년교회(김홍일 신부)가 보증금 일부를 지원하고, 희년은행에서 청년 주거 공동체 지원금을 대출받아 서울 광진구에 마련한 집에서 청년 6명이 살고 있다. '숨과쉼'은 영성 공동체를 지향한다. 매일매일 구성원이 함께 묵상하고 찬양하는 시간을 가진다.

행사를 찾은 사람들은 청춘희년네트워크, 세상을아름답게만드는이야기 부스에도 관심을 보였다. 두 곳 모두 최근 <뉴스앤조이>가 소개한 단체다. 참석자들은 기사를 읽으며 느꼈던 궁금한 점을 모아 뒀다 담당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희년 정신에는 늘 경제 개념이 따라온다.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돈. 기독교인이 희년 운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희년함께 방인성 공동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대안 경제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초안점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이 사회에 스며들어 경제구조를 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자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봐야 한다. 희년 경제는 대안을 만들고 탐욕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한 개념이다."

 

   
▲ 참석자들은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부스를 찾았다. 북한을 돕고,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 청년 부채 및 친환경 에너지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는 단체들이 저마다 사역을 소개했다. ⓒ뉴스앤조이 이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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