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가 급변침하면서 화물들이 쏟아져 내렸다. (유튜브 갈무리)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과적된 화물이 실제 세월호의 복원성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총 2,215톤의 화물이 실렸다. 승인된 987톤에 1,228톤이 더해져 기준치 두 배 이상이 과적된 것이다.

9월 1일 3차 청문회에서는 한국해양대학교 이상갑 교수가 세월호 침몰 당시를 정밀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세월호 관계자들 진술과 여러 자료를 종합해 컴퓨터상에서 세월호를 똑같이 재현했다. 객실부터 화물칸까지, 화물칸에 실린 적재물과 위치까지 정확하게 만들었다. 적재물 부피와 중량에 따라 몇 도가 되면 흘러내리는지도 계산했다. 정밀한 재현 후 사고 당시 세월호의 AIS 항적도에 따라 시뮬레이션한 결과, 배는 급변침하면서 화물을 떨어뜨리고 기울어 버렸다.

이상갑 교수는 "고박만 제대로 돼 있었어도 세월호는 넘어가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정해진 양보다 많이 실으려고 하니 제대로 된 고박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무거운 화물이 높은 곳에 있을수록, 선수 부분에 있을수록 복원력이 나빠진다"고 했다. 그는 "이건 급변침한 후에 벌어진 일이다. 왜 급변침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세월호는 사고 이전에도 관행적으로 과적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정식 선장 신 아무개 씨는 검찰 조사에서, 과적을 하는 것에 대해 청해진해운 본사 물류팀에 항의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화물량이 너무 많아 위험하니 선수에 철근을 조금만 적재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선원들은 과적의 위험성을 반복해서 지적했지만 청해진 본사는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2014년 4월 14일 출항한 오하나마나호는 과적이 너무 심해 중장비 두 개를 놔두고 출항했다. 당시 선장 박 아무개 씨는 "이렇게 실으면 위험하다고 하니 청해진 상무가 '내가 책임진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중장비 두 개는 다음 날 세월호에 실리게 된다.

비공개 증인으로 출석한 청해진해운 관계자는 자신의 수첩을 공개하며, 세월호가 오하나마나호보다 선박 높이가 훨씬 높아 문제가 발생할 요인이 된다고 했다. 강풍이 불 때 세월호의 접안이 어려웠다, 예인선을 사용해도 출항이 힘들었다고 적어 놓은 부분도 있다. 그는 세월호가 출항할 때 해경의 통제를 받는다고도 진술했다.

한편, 특조위는 세월호에 단일 품목으로 가장 많은 양이 적재(410톤)된 '철근'에 대해 해군에 질의했다. 6월 27일, 특조위는 적재된 철근 일부가 제주 해군기지 공사 현장으로 운반될 예정이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해군은 철근의 목적에 대해서는 침묵했고, 조달 경로에 대해서도 "확인 제한"이라는 애매한 말을 적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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