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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퍼지는 #넥슨_보이콧, 왜?
'메갈리아' 티셔츠 입은 김자연 성우 하루 만에 교체
  • 구권효 기자 (mastaqu@newsnjoy.or.kr)
  • 승인 2016.07.20 12:03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넥슨_보이콧. 7월 19일 트위터에는 국내 유명 게임 회사 넥슨(NEXON)을 규탄하는 헤시태그가 번졌다. 포털 사이트에도 '넥슨'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네티즌이 분노한 이유는 넥슨이 이날 자사 게임 '클로저스' 신규 캐릭터 목소리를 맡은 김자연 성우를 전격 하차시켰기 때문이다. 넥슨이 이런 결정을 내린 사유가 황당하다.

김자연 성우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티셔츠를 입은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이 티셔츠는 인터넷 사이트 '메갈리아'에서 판매하는 것이었다. 일부 네티즌이 김자연 성우를 비난했고 넥슨은 하루 만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 티셔츠에는 "소녀는 왕자가 필요하지 않다"라고 영어로 써 있다. (김자연 성우 트위터 갈무리)

티셔츠는 '메갈리아4' 운영진이 페이스북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데 비용을 후원받기 위해 만들었다. '김치녀' 같은 여성 혐오 페이지는 계속 존재하는데, 메갈리아는 페이스북으로부터 3번이나 페이지를 삭제당했다. 이런 조치가 부당하다고 느낀 메갈리아 운영진들이 페이스북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메갈리아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다. 여성 혐오에 맞서 여성 인권을 신장하고 있다는 평이 있다. 실제로 메갈리아는 남성 잡지 <MAXIM>이 여성을 납치한 모습의 표지를 만들었을 때 이를 조직적으로 규탄해 <MAXIM>의 잡지 회수와 사과를 이끌어 냈다. 음란 사이트 '소라넷' 폐지에도 한몫했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에 여성 혐오가 일상적이라는 사실을 공론화한 점은 여성운동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방식에 있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여성 혐오 사이트를 '미러링'(거울처럼 똑같은 방식으로 보여 주는 방식)해 오히려 '남성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평도 있다. 저쪽에서 '김치녀, 된장녀'라고 하면 이쪽에서는 '한남충, 씹치남'이라고 하는 식이다. 미러링은 여성 혐오 논리가 얼마나 우스운지 보여 줄 수 있었지만, 혐오에 혐오로 맞선다는 태도는 많은 사람에게 동의를 얻지 못했다.

   
▲ 신규 캐릭터 런칭을 이틀 앞두고 성우가 교체됐다. (클로저스 홈페이지 갈무리)

'여혐'과 '남혐'은 온라인상에서 차마 글로 옮기기 힘들 언어로 서로를 욕하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김자연 성우가 트위터에 메갈리아에서 판매하는 티셔츠를 인증한 게 삽시간에 퍼진 이유기도 하다. 메갈리아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김자연 성우가 남혐 사이트 메갈리아 유저였다"고 하며 그가 참여한 게임 회사에 항의했다.

넥슨은 이런 논란을 의식해 김자연 성우를 하차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자연 성우의 하차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티셔츠 하나 입었다고 해고를 하느냐"고 성토했다. 넥슨 불매·탈퇴 운동이 일어났다. 네티즌들은 넥슨이 과거 '메이플스토리2'라는 게임에서 미성년자 성희롱 논란이 있었던 성우도 일주일 만에 교체했는데, 메갈리아 티셔츠를 입은 성우는 하루 만에 교체했다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이 넥슨 조처의 부당함을 성토하는 가운데, 게임 회사 '에이스톰(A.STORM)'도 '최강의군단'이라는 게임에서 김자연 성우를 교체했다. 극단적으로 메갈리아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김자연 성우를 더 이상 이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김자연 성우는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올려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티셔츠를 구입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며 "제가 페미니즘에 대해서 자각한 것은 3~4년 남짓밖에 되지 않습니다. 저의 공부는 많이 부족하고 그런 부족함이 이런 일을 예상치 못하게 커지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탓이 가장 큽니다"라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일에 있어 회사 측은 저를 많이 배려하고 걱정해 주셨습니다. 또한 저는 이미 지난달쯤 녹음을 마쳤고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대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니 부당 해고라는 표현은 삼가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김자연 성우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을 보이콧하고 김자연 성우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사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메갈리아를 비롯해 넥슨이 부당한 인사 조치를 했다고 규탄하는 사람들은, 판교 넥슨 본사 앞에서 22일 금요일과 25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 '메갈리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경향신문>이 지난 7월 12일부터 3회 연재한 [메갈리아 1년] 기사(클릭)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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