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8일 '그것이 알고 싶다'가 방영한 '소년 잔혹사-그 여름, 18년 만의 고백'은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18년 전 15살이던 소년은 지인 3명으로부터 학대와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가해 사실을 부인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자 중에는 현직 목사도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18년 전 미국 코네티컷에서 발생한 한인 유학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방송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당시 교회 전도사였고, 지금은 한국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와 유가족은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지만, 목사는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5월 28일, '소년 잔혹사-그 여름, 18년 만의 고백' 편을 방영했다. 1998년 미국 코네티컷에서 유학 중이던 15세 소년 건우(가명). 그는 여름 방학 기간 같이 살던 세 명의 형에게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공부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건우에게 고문에 가까운 폭력을 가했다. 회초리로 시작된 학대는 목검과 골프채를 이용한 폭행으로 이어졌다.

이뿐 아니었다. 공구로 가슴과 성기를 가해하거나, 발가락 사이에 성냥을 끼우고 불을 붙인 다음 끄지 못하게 했다. 담뱃불로 살을 문지르는 이른바 '담배빵'도 수차례 했다. 18년이 지났지만 건우 씨 몸에는 지금도 상처가 남아 있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주장도 나왔다. 건우가 2~3일간 굶은 어느 날, 당시 전도사였던 신 아무개(가명) 목사가 치킨 누들 수프를 제공해 준 대가로 성폭행을 했다는 것이다.

학대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미국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3명 중 1명은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해외로 도주하면서 재판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전도사에게도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이미 미국을 떠난 직후였다. 미 수사기관은 건우가 학대와 폭행에 시달린 것을 인정하는 한편, 성폭행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을 만난 가해자들은 혐의를 부인했다. 가해자 중 한 명은 학습을 목적으로 심하게 체벌한 적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건우 씨가 기억하는 충격적인 일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신 목사는 1998년 여름에 있었던 일은 자신과 상관없으며, 성적 학대도 없었다며 건우 씨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신 목사는 교회를 찾아간 취재진에게 "이런 식으로 나오면 무고죄와 명예훼손으로 나도 받아칠 거다. 여러 사람 피해 입지 않게 가만히 있었는데, 이러면 안 된다. (나도)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고, 미국 00대 나오고 영국 00대 나오고, 이제까지 전도사·목사 과정 거쳤다. 가서 박사 학위 보여 줄까"라고 말했다.

방송이 나간 직후 가해자로 지목된 목사의 신상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시무하는 교회도 밝혀졌다. 항의 글이 이어지자 교회 홈페이지는 폐쇄됐다. 몰아치는 항의 때문인지, 유튜브에 있던 목사의 설교 영상도 대부분 삭제됐다.

한편, 피해자 가족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팀은 한국 기관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조사가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건우 씨 사건을 담당했던 미국 검사는 "가해자들이 미국에 와야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한국·미국 관련 기관의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며 끝맺었다.

▲ 18년 전 미국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조사 결과 폭행을 당한 사실이 있고, 성폭행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가해자들이 수사 기간에 미국을 떠나면서, 사건을 종결 짓지 못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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