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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전 침례교 총회장, 여교인 성추행, 과다 은퇴 예우로 구설수
20대 청년부터 60대 권사까지 피해 주장…80세에 은퇴하며 월 500만 원 이상 요구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5.11.03 15:28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지난 8월, <머니투데이>가 80대 원로목사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다. 노목사가 여성 교인들을 끌어안거나 입을 맞추는 등 여러 명을 상대로 성추행을 저질러 왔다는 내용이다. 피해를 당했다는 교인 4명은 올해 7월 그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뉴스앤조이> 확인 결과, 이 목사는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을 역임한 ㅅ교회 ㅈ 원로목사였다. 그는 80세가 넘었지만 지금까지도 교단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ㅈ 목사는 지난 9월 열린 교단 총회에서도 순서를 맡아 단상에 올랐다. 교단장까지 지낸 80대 원로목사가 성 추문에 휩싸인 전말은 무엇일까.

피해 교인만 10여 명 주장…이전에도 조카 성폭행 의혹

   
▲ 서울 ㅅ교회는 1971년 ㅈ 목사가 개척해 40년 넘게 목회한 곳이다. 교인들은 교회 규모가 한때 400명을 넘어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는 10월 19일, ㅈ 목사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ㅅ교회 교인 7명을 만났다. 이 중에는 성추행 혐의로 ㅈ 목사를 고소한 교인들도 있었고, 성추행을 당했지만 외부에 알려질까 두려워 고소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교인들도 있었다. 이들은 ㅈ 목사에게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경찰서에서 진술한 내용을 기자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ㅇ 권사(56세) / 2006년, 한 호텔 식당에서 ㅈ 목사를 만났다. 교회 이야기, 성가대 이야기 등을 나누다가 갑자기 ㅈ 목사가 "지금까지 연애를 한 번도 못 해 봤다"고 했다. 그러더니 나를 꽃에 비유하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분위기가 어색해져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가만히 있어"라고 하며 뒤에서 껴안고 입술을 들이댔다. 너무 놀라 울면서 집에 왔는데, ㅈ 목사에게 괜찮은지 묻는 전화가 왔다.

교회에서 2010년에 22살 여성 솔리스트를 성가대에 초빙했다. 초빙 한 달 후부터 솔리스트가 "ㅈ 목사에게 전화가 자주 온다"며 나에게 호소하기 시작했다. 너무 화가 나 ㅈ 목사를 찾아가서 "나에게 한 행동은 죽도록 수치스럽고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손 치고 넘어간다. 그런데 이 아이는 손녀뻘 되는 학생이지 않는가. 솔리스트와 함께 성가대 그만 두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ㅈ 목사가 돈 봉투를 내밀었다. 뿌리치고 나왔다.

2013년, 성가대 지휘 일로 목양실로 갔다. 도움을 요청할 게 있어 얘기했더니 200만 원을 지원해 주겠다며 전도사에게 차를 대기시키라고 하고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나오려는 문 앞에서 갑자기 끌어안더니 키스를 했다.

ㅈ 권사(53세) / 올해 3월, 예배 10분 전에 화장실 가려고 내려가다가 ㅈ 목사를 만났다. ㅈ 목사는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있었는데, 갑자기 왼손으로 어깨를 확 잡아당기면서 볼을 확 비볐다. 그러더니 "ㅈ 권사 몸은 괜찮아?"라고 했다. 너무 당황스럽고 수치스러워서 화장실로 뛰쳐 갔다.

ㄱ 권사(61세) / 2008년, ㅈ 목사 며느리의 아파트에 물건을 빌리러 갔다. ㅈ 목사와 교회 차에서 함께 내려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데, 갑자기 ㅈ 목사가 자신들 돌려세우더니 가슴으로 꽉 껴안았다.

ㅇ 집사(59세) / 2011년 1월, 주일예배 후 목양실에서 "ㅇ 집사 애쓰지?"라고 말하며 악수를 하는데,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긁고 음흉하게 쳐다봤다. 같은 해 9월에도 똑같은 형태로 당했고, 그때 이전에 있던 조카 성폭행 사건 생각이 났다. 너무 수치스럽고 당황스러워서 그 주 구역예배 시간에 다른 집사와 상담했다.

피해자들은 2008년부터 2015년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 ㅈ 목사가 성추행을 해 왔다고 말했다. 오래된 일을 이제 와서 공개한 이유를 묻자, 2014년 12월 한 권사가 피해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쉬쉬하고 지내던 교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고소한 사람은 4명이지만, 실제로는 피해자가 더 많다고 했다. 당장 확신할 수 있는 건만 합해도 피해자가 10명이고, 전해 듣거나 정황상 파악되는 건 수십 명에 달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기자가 만난 교인들 중에는 성추행을 당했지만, 남편과의 관계 때문에 공개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인들은, 자리에 나오지 못한 한 권사도 성폭행 직전 상황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담임목사실을 빠져나온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역시 피해 사실이 집안에 알려질까 두려워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ㅈ 목사의 성 추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 처조카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조카 A 씨는 30년 전 10대일 때 ㅈ 목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를 숨겨 오다가,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과 이혼하게 되면서 가족들에게 30년 만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 A 씨의 가족들은 ㅈ 목사가 시무하던 ㅅ교회 앞에서 시위를 했다. (관련 기사: 모 교단 전직 총회장, 조카 성추행 의혹)

당시 ㅈ 목사는 "돈 뜯어내려 하는 것이다. 피해자 가족들이 내게 10억 원을 요구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관련 기사: "돈 뜯어내기 위한 술수다") 이후 사건이 어떻게 해결됐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ㅅ교회 교인들은 "30년 전 오래된 일이어서 소송으로 가지는 못했다. 당시 ㅈ 목사가 합의금을 주는 선에서 끝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기자가 만난 피해 교인들은 "처음에는 (목사님이 조카를 성폭행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에게 하는 걸 보자 '그 일이 사실이었을 수도 있겠구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ㅈ 목사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ㅈ 목사는 혐의를 부인했다고 말했다. 결국 피해자 4명이 지난 7월 ㅈ 목사를 고소했다. 4건 중 2건은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되기 전인 2013년 이전 사건이라 시효가 만료됐고, 시효가 남은 나머지 두 건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교인들은 ㅈ 목사와의 통화 녹음 내역, ㅈ 목사가 특정 교인에게 지속적으로 전화를 걸었던 통화 목록 등을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양측을 소환 조사했으나, ㅈ 목사와 피해 교인 간 진술 차이가 워낙 커, 12월 초 거짓말 탐지기를 통해 정밀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 ㅈ목사는 성 문제 말고도 교회 재정 문제로 교인들의 항의를 받았다. ㅈ 목사가 80세의 나이로 은퇴하기 직전인 2013년 12월, 그는 각종 상여금을 포함해 1,000만 원이 넘는 사례를 받았다. 교회는 건축 재정에서 5,000만 원을 차입해서 썼는데, 이를 제외하면 교회 재정은 -6,000만 원이 넘게 된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내가 교회에 헌신한 것 계산하니 32억"…매달 500만 원 이상 요구

성추행도 문제지만, 교인들을 분노하게 한 데는 ㅈ 목사의 재정 문제도 있었다. ㅈ 목사는 80세가 될 때까지 은퇴하지 않고 ㅅ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했다. 1971년 교회를 개척해서 2013년 은퇴할 때까지 42년 동안 자리를 지킨 셈이다.

ㅈ 목사는 68세가 되던 해에 "10년 정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사이 ㅈ 목사의 사위 ㅅ 목사가 부목사, 동역목사 등을 거치면서 담임목사직을 이어 받는 수순을 밟았다. 2013년 11월, ㅈ 목사는 "목회는 올해까지만 하고 ㅅ 목사가 내년부터 담임목사직을 잇는다"고 공표했다.

ㅈ 목사가 80세가 되도록 시무하고, 사위에게 교회 담임목사 자리를 물려줘도 반발하지 않던 교인들이 들고일어난 것은 ㅈ 목사의 은퇴 예우 때문이었다. 1971년 ㅅ교회를 개척해 40년 넘게 목회해 온 ㅈ 목사는 평소 "나는 퇴직금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퇴직금 대신 다른 것들을 요구했다.

당시 교회에 구성된 'ㅈ 목사 은퇴준비위원회' 한 위원에 따르면, ㅈ 목사는 "내가 주택 팔아서 교회 개척했다. 지금까지 내가 교회에 헌신한 것과, 앞으로 받을 돈을 계산해 보니 32억 원 정도 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을 테니 매달 돈을 달라"고 말했다.

ㅈ 목사가 가져온 '은퇴 협약서'라는 종이에 자신을 어떻게 예우해야 하는지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여기에는 △매월 400만 원 지급 △목회비 명목으로 3년간 매월 100만 원 별도 지급 △매월 사택비 70만 원 지급 △내가 죽으면 나에게 주던 돈의 70%를 아내에게 지급 △교회에서 매달 지출하는 선교비의 재량권 △운전기사 고용 △해외여행 시 비용은 교회가 부담 △다음 해(2014년) 예산 편성권 △매월 1회 설교 등이 담겨 있었다.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ㅅ교회 재정 지출 내역에 따르면, ㅈ 목사는 2013년 은퇴 전까지 본봉 495만 원, 사택 유지비 80만 원, 목회비 100만 원과 연 4회 본봉에 해당하는 495만 원 등 월평균 800만 원이 넘는 사례를 받았다. 교회는 ㅈ 목사 은퇴 이후를 위한 퇴직 적립금도 매월 본봉의 10%씩 별도 지출해 적립했다.

   
▲ 매월 400만 원, 목회비 100만 원, 사택비 70만 원 등을 달라고 한 '은퇴 협약서'의 내용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ㅅ교회 2014년 결산 자료를 보면, 실제로 ㅈ 목사에게 상당 부분이 지급됐다. 교인들의 항의로 2014년 6월에 목회비 지급이 중단됐지만, 여전히 한 달에 500만 원 가까운 사례를 받아 갔다. 그동안 교회는 100여 명 미만으로 줄어들었고, 두 패로 나뉘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ㅅ교회 헌금 규모는 2012년 4억 1,000만 원대에서 2014년 3억 3,000만 원대로 감소했지만, ㅈ 목사에 대한 사례는 큰 변동이 없었다. 2014년부터 원로목사 예우를 받은 ㅈ 목사에게 지출된 금액은 본봉 405만 원, 목회비 100만 원, 사택 유지비 70만 원 등 총 570만 원이 넘는다. '은퇴 협약서'의 내용과 비슷하다.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에게 매달 지출되는 비용만 매달 1,000만 원이 넘어가니 교회로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재정을 담당하는 교인이 "돈이 없어 못 드린다"고 하고, 일부 교인들도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2014년 6월부터는 원로목사와 담임목사에게 지급되던 목회비 100만 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교인들은 그래도 지출이 과다하다며 "목사님 욕심 그만 부리시라", "교회는 사업장이 아니다"고 했다. 결국 올해 상반기 몇 차례의 충돌 끝에, 은퇴 협약서는 없던 것으로 하고 ㅈ 목사에게 본봉의 70%만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한때 400여 명까지 출석하던 ㅅ교회는 ㅈ 목사의 성 문제와 재정 문제 등이 겹치며 지금은 80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교회도 두 갈래로 쪼개졌다. ㅈ 목사는 1남 3녀를 두었는데, 사위 ㅅ 목사를 포함해 일가족 20여 명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나머지 40~50여 명의 교인들은 따로 기도 모임을 하고 있다.

교인들이 누명 씌운다는 ㅈ 목사, 제보자 알려 달라는 ㅅ 목사

<뉴스앤조이>는 이와 관련해 ㅈ 목사와 ㅅ 목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이들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ㅈ 목사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때 얘기하자"고 했으나, 며칠 후에는 "머리가 아파 얘기하기 어렵다"며 전화를 끊었다. ㅅ 목사는 "제보한 교인이 누군지 말하면 취재에 응하겠다"고만 하고, 이후 전화를 받지 않았다.

다만 ㅈ 목사와 교인들 간 통화 내용을 통해 그의 입장을 알 수 있었다. ㅈ 목사는 성 문제도 재정 문제도, 교인들이 혐의를 뒤집어씌운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교인들과의 통화에서 "장로들이 거짓말하고 누명을 씌운다. ㄱ 권사가 자꾸 거짓말로 자기를 뒤집어씌운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내가 교회에 다 바쳤다. 교회에서 사택을 해 줬나, 자녀들 등록금을 대 줬나. 내가 생활비밖에 더 받았느냐"고 했다. 오히려 "교회가 원로목사에게 해야 할 일을 해야지, 교회에서 나에게 생활비 이외에 해 준 게 뭐가 있느냐. 나보고 10원도 받지 말라는 건가"라며 자신이 희생하고 있다는 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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