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황규철 목사가 10월 22일 박석구 목사를 찌르기 전, 이를 계획한 정황이 포착됐다. 회칼을 가져갔다는 것부터 황규철 목사의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지만, 황 목사는 사건 직후 "(칼은) 위협만 하려고 가져간 것인데 박석구 목사가 먼저 나를 찔렀다"며 계획된 행동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런데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두 목사의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들어 보면, 황규철 목사가 몇 번이나 교회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황규철 목사는 사건 당일 박 목사와 통화로 약속을 잡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조용히 둘이만 만나자 그랬지? 지난번처럼 사람 많으면 시끄러우니까."
"예, 5시에 오세요."
"어, 알았어."
교회에 도착하기 전 두 목사는 한 번 더 통화한다. 황규철 목사는 교회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다.
"차가 엄청 막힌다. 거기(교회) 사람 많이 있잖아?"
"없어요. 다 갔어요."
"어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교회에 도착한 황규철 목사는 박석구 목사와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다. 대화가 자신이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자, 갑자기 화제를 돌린다.
"오늘 같은 날은 (교회가) 조용하고 좋네."
"퇴근 다 했죠. 이제 저쪽에서 부목사 하나 먹고 자고 하고…."
이 말을 하고 나서 5분 뒤, 황규철 목사는 "커피 있어?"라고 묻는다. 박석구 목사가 교회 현관 자판기에 커피를 가지러 간 사이, 황 목사는 칼을 꺼냈다.
황규철 목사는 교회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박석구 목사를 찌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예복교회 건물 안에 있던 한 부목사가 박 목사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당회실로 달려갔고, 칼을 든 황 목사를 보고 뛰쳐나와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예복교회 교인들은 "부목사님이라도 없었으면 담임목사님은 정말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맡은 금천경찰서는 아직 두 목사가 회복되지 않아 수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담당 형사는 10월 27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러 목사님이 전화를 많이 주시지만 아직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 황규철 목사의 경우 나이도 많고 당뇨 증세도 있다. 상처 한 군데는 내상도 심한 편이어서 회복세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