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규철 목사는 지난 100회 총회 때부터 평동노회와 관련한 문제로 교단 여러 목사들에게 비난을 받아 왔다. 총회 때는 같은 노회 소속 장대영 목사의 부총회장 출마를 도우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기도 했다. 박석구 목사는 가을 정기 노회에서 황 목사를 끌어내리는 데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황규철 목사가 10월 22일 박석구 목사를 찌르기 전, 이를 계획한 정황이 포착됐다. 회칼을 가져갔다는 것부터 황규철 목사의 의도가 드러나는 부분이지만, 황 목사는 사건 직후 "(칼은) 위협만 하려고 가져간 것인데 박석구 목사가 먼저 나를 찔렀다"며 계획된 행동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런데 <뉴스앤조이>가 입수한 두 목사의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을 들어 보면, 황규철 목사가 몇 번이나 교회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황규철 목사는 사건 당일 박 목사와 통화로 약속을 잡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조용히 둘이만 만나자 그랬지? 지난번처럼 사람 많으면 시끄러우니까."
"예, 5시에 오세요."
"어, 알았어."

교회에 도착하기 전 두 목사는 한 번 더 통화한다. 황규철 목사는 교회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한다.

"차가 엄청 막힌다. 거기(교회) 사람 많이 있잖아?"
"없어요. 다 갔어요."
"어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교회에 도착한 황규철 목사는 박석구 목사와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다. 대화가 자신이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자, 갑자기 화제를 돌린다.

"오늘 같은 날은 (교회가) 조용하고 좋네."
"퇴근 다 했죠. 이제 저쪽에서 부목사 하나 먹고 자고 하고…."

이 말을 하고 나서 5분 뒤, 황규철 목사는 "커피 있어?"라고 묻는다. 박석구 목사가 교회 현관 자판기에 커피를 가지러 간 사이, 황 목사는 칼을 꺼냈다.

황규철 목사는 교회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박석구 목사를 찌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예복교회 건물 안에 있던 한 부목사가 박 목사의 비명 소리를 듣고 당회실로 달려갔고, 칼을 든 황 목사를 보고 뛰쳐나와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예복교회 교인들은 "부목사님이라도 없었으면 담임목사님은 정말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맡은 금천경찰서는 아직 두 목사가 회복되지 않아 수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담당 형사는 10월 27일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여러 목사님이 전화를 많이 주시지만 아직 확인할 수 있는 게 없다. 황규철 목사의 경우 나이도 많고 당뇨 증세도 있다. 상처 한 군데는 내상도 심한 편이어서 회복세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