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 새끼야. 우리 죽자 죽자 죽자. 석구야, 우리 죽자!"
"끄아아아악!"

[뉴스앤조이-구권효·최승현 기자] <뉴스앤조이>가 황규철 목사와 박석구 목사의 칼부림 사건 당시 녹음 파일을 입수했다. 녹음 파일을 통해 유추하면, 황규철 목사가 박석구 목사를 칼로 찌르고 자해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 발생 시 두 목사 모두 상처를 입었다. 이에 박석구 목사는 황규철 목사가 자신을 찌른 뒤 자해했다고 말한 반면, 황규철 목사는 오히려 박석구 목사가 먼저 자신을 찔렀다고 얘기한 바 있다. 여러 언론들은 두 목사가 '서로 찔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녹음 파일을 들어 보면, 박 목사의 비명 소리만 나오고, 황 목사가 자해하는 정황이 포착된다.

황규철 목사는 10월 22일 저녁 6시경 박석구 목사가 담임하는 서울 금천구 예복교회를 찾았다. 황 목사와 박 목사는 당회실에서 약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다. 대화가 계속 자신의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황규철 목사는 갑자기 커피가 있느냐고 묻는다.

"커피 있어?"
"커피? 빼 먹는 거밖에 없는데."
"하나 줘 봐."

커피를 뽑으러 나가는지 잠시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난 후, 갑자기 박석구 목사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 소리가 들린다.

"끄아아아악! 아아아악!"

비명 소리 중간중간 황규철 목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석구야, 우리 죽자 죽자 죽자. 나도 죽어야 돼."

비명 소리가 잦아들고 박 목사는 연신, "형님, 미안해. 형님, 미안해"를 되뇐다. 황규철 목사가 박석구 목사를 칼로 찌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두 사람의 대화가 좀 이상하다.

"형님, 왜 그래."
"찔러. 나도 찔러! 나 죽어야 돼."
"왜 죽어. 형님이 왜 죽어. 형님, 왜 그래. 왜 그래요. 어? 형님 왜 그래."
"아니, 나는 죽게. 너는 살고 나는 죽게."
"형님! 가만있어! 형님 가만있어!(흑흑)."
"나는 죽어야 돼."
"형님! 형님!"

박석구 목사는 거의 흐느끼듯이 황규철 목사를 향해 가만있으라고 말한다. 이 지점에서 황규철 목사가 스스로 몸을 찌른 것으로 보인다. 이후 경찰로 보이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며 상황이 마무리된다. 박 목사가 비명을 지른 뒤부터 경찰이 오기까지 약 7분 정도가 걸린다.

"그럼 너는 나하고 이걸 해결할 의도는 없네"

두 목사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 무슨 대화를 나누다가 칼부림까지 난 것일까.

황규철 목사는 확실히 수세에 몰린 상태였다. 현재 노회 돈 횡령과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평동노회 재판국에 회부되어 있다. 자신이 담임하는 교회에는 임시당회장이 파송되었다. 황 목사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박 목사에게 "그런 것(혐의)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네가 좀 (문서를) 써 줘라"고 요구한다.

3년간 노회 서기를 역임했던 박석구 목사는 노회와 관련한 수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규철 목사에 대한 비리도 박 목사가 제기했다. 황 목사는 그런 비리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박 목사에게 일종의 사실 확인서를 써 달라고 한 것이다. 자신은 이미 노회를 탈퇴했지만 노회가 재판을 지속하고 있고 또 사법으로 갈지도 모르기 때문에 방어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박 목사는 자신도 이미 노회를 탈퇴한 몸이라며 황 목사의 요구를 계속 거절한다. 또 해명하는 황 목사에게 사실관계를 따지기도 한다. 또 박 목사는 ㅇ교회를 이야기하며 "나는 다른 것 바라는 것 없다. 노회가 그 교회 부동산만 교인들에게 돌려주면 된다"고 자신의 요구 사항을 이야기한다. 황 목사를 향해서는 "그러니까 목사님이 노회장 할 때 나를 조금만 생각해 줬으면 좋았을 걸. 그렇게 나를 밀어내려고 하고 죽이려고 하고"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그럼 너는 나하고 이걸 해결할 의도는 없네." 황규철 목사는 박석구 목사의 의사를 확인한다. 대화 내내 두 목사는 고성을 내거나 한 적이 없었다. 이후 10분 정도 더 대화하다가 갑자기 칼부림이 일어난 것이다.

사건 당시 녹음 파일이 존재하는 이유는, 황규철 목사가 찾아오자 박석구 목사가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몰래 녹음한 것이다. 녹음 파일은 향후 있을 경찰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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